부동산 PF 21兆 사업장 구조조정 대상… 전체 중 10% 해당

김유진 기자 2024. 8. 2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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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가 유의·부실 우려 등급
재구조화·정리 사업장
금융사, 6.7조원 대손충당금 쌓아
다음 달 경·공매 활성화 전망
지난 4월 경기도 수원시의 한 건설현장의 모습. /뉴스1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가운데 구조조정이 필요한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의 규모가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사업장의 1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특히 부실 우려 사업장의 규모는 기존 예상치보다 2배 큰 수준으로 드러났다. PF 사업장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마무리된 만큼 사업 진행에 차질이 있는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금융 당국은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경·공매 등 정리가 진행돼도 금융회사와 건설사·시행사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이 새로운 사업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사업성 평가를 한 결과 평가 대상인 33조7000억원 규모의 사업장 가운데 유의·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 규모가 2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PF 위험노출액(216조5000억원)의 9.7% 수준이다.

앞서 금융 당국은 지난 6월부터 PF 사업장의 구조조정을 활성화하기 위해 강화된 기준의 사업성 평가를 진행했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연체, 연체유예, 만기연장 3회 이상 사업장을 사업성 평가 대상에 올렸다. 사업성 평가 등급은 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 등 4단계로 나뉘는데,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은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운 곳을 의미한다. 금융사는 유의·부실 우려 등급의 사업장의 부실에 대비해 최대 75%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충당금 부담이 큰 금융사는 재구조화나 경·공매 등을 통한 사업장 정리에 나서게 된다.

◇ 상호금융·토담대 유의·부실 우려 등급 많아

PF 유형별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은 토지담보대출(토담대)이 12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본PF 4조1000억원, 브릿지론(본PF 이전 단계) 4조원이었다.

금융업권별로는 상호금융이 9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저축은행 4조5000억원, 증권 3조2000억원, 여전업 2조4000억원, 보험 5000억원, 은행 4000억원 순이었다.

그래픽=정서희

전체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 규모는 예상과 비슷했다. 하지만 최저 등급의 부실 우려 사업장의 경우 예상치보다 2배가량 많았다. 사업성 평가를 진행하기 전 유의 등급과 부실 우려 등급의 사업장은 각각 최대 16조원, 7조원으로 추산됐다. 실제로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유의 등급 사업장은 예상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7조4000억원이었다. 부실 우려 등급의 사업장 규모는 13조5000억원으로 조사됐다.

유의·부실 우려로 분류된 PF 사업장은 재구조화나 경·공매 등 정리에 돌입한다. 금융회사가 다음 달 6일까지 재구조화·정리계획을 확정하면, 금감원이 이 계획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9월 말부터 사후관리 이행실적을 점검한다. 다만, 21조원 규모의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이 한 번에 경·공매로 쏟아질 경우 사업장 정리가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있다.

박상원 금감원 부원장보는 “다수 부실 우려 사업장은 이미 경·공매가 진행 중이고 사업장별 대출 만기도래 시점에 따라 경·공매 출회 시기가 분산되므로, 경·공매 매물이 일시에 집중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금융사가 정리계획을 제출하면서 9월 중순 이후 경·공매가 활발히 나올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박 부원장보는 “시뮬레이션했는데 특정 시기에 경·공매가 몰리지 않고,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이라든지, 펀드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이다”라고 설명했다.

◇ 금융사, 6.7조원 충당금 적립…건설사·시행사 영향 제한적

금융 당국은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의 구조조정이 이뤄지더라도 금융사와 건설사, 시행사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금융사의 경우 이번 사업성 평가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6조7000억원 적립했지만, 증자 등을 통해 대부분 업무 권역의 자본비율이 1분기 말 대비 상승했다. 단, PF 고정이하여신비율이 6월 말 11.2%로 전년 말(5.1%) 대비 6.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PF 연착륙을 위해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및 연체율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래픽=정서희

건설사 역시 유의·부실 우려 여신 대부분이 브릿지론·토담대로, 공사가 이미 진행 중인 본PF 규모는 크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의 경우 유의·부실 우려 사업장에 참여 중인 곳 가운데 93.1%가 사업장 1개만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시행사가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체이고 이번 사업성 평가 이전에 이미 부실화된 경우가 많아 시스템 리스크 우려는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감원은 1차 사업성 평가를 진행한 사업장 이외의 전체 사업장에 대해 9월 말 기준으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하고 12월부터는 상시 평가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부실 가능성이 큰 사업장에 대한 1차 평가가 이뤄진 만큼 2차 사업성 평가에서 추가로 나올 구조조정 대상 사업장의 규모는 2조3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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