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 지르고 인근 요양원에도 방화 시도 60대, 항소심도 실형

부산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조아서 기자 = 세 들어 사는 집에 불을 지르고 인근 요양원에도 방화를 시도한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이재욱 부장판사)는 현존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형인 징역 2년 6개월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A씨는 주택에 방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하긴 했지만 목격자의 진술이나 cctv 등이 명확하지 않아 직접 증거는 없다"면서도 "피고인은 주택에서 술을 마시고 있다가 요양원으로 갔는데 그 때까지 이 주택에는 피고인만 머물고 있었고,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많이 난 뒤에 요양원으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방화는 자칫하면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에 큰 피해를 야기할 수도 있는 큰 범죄인데도 피해 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모두 원심에서 고려했던 양형 사유로 별다른 추가 사정이 없어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3시 15분쯤 부산 북구 한 주택 단칸방에서 라이터로 이불에 불을 붙였다.

방화 직후 A씨는 집에서 1분 거리에 있는 요양병원을 찾아 1층 현관 입구에서 자신의 상의 셔츠를 벗어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지팡이를 이용해 불이 붙은 셔츠를 현관문에 가져다 대고 방화를 시도했다.

당시 요양병원에는 환자 82명이 입원하고 있었으며, 요양사 6명이 근무 중이었다. 다행히 이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로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술에 취한 A씨는 누군가 자신을 헤칠 것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심 재판부는 "최초 목격자가 신고를 한 지 4분 뒤에야 골목길에 나온 A씨가 화재 신고조차 하지 않은 점은 A씨가 화재를 발생시켰다는 것 외에는 달리 설명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se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