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레커 범죄’, ‘쯔양’만의 이야기가 아닌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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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레커(Cyber Wrecker)', 근래 논란이 되고 있는 명칭이다.
'먹방' 유튜버 '쯔양'에게 그녀의 개인사를 밝히겠다고 협박하며 금전을 요구한 혐의로 현재 구속 기소된 또 다른 유튜버 '구제역'과 '전국진', '카라큘라' 등이 사이버 레커에 해당하기 때문.
이런 위험성이 다분한 명칭을 가져다 붙였다는 사실 자체가, 사이버 레커라는 게 까딱하면 범죄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농후한 부류임을 의미하는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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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사이버 레커(Cyber Wrecker)’, 근래 논란이 되고 있는 명칭이다. ‘먹방’ 유튜버 ‘쯔양’에게 그녀의 개인사를 밝히겠다고 협박하며 금전을 요구한 혐의로 현재 구속 기소된 또 다른 유튜버 ‘구제역’과 ’전국진‘, ’카라큘라‘ 등이 사이버 레커에 해당하기 때문.
‘사이버 레커’. 주로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이들을 대상으로 삼아, 그들에게 발생한 이슈를 편집한 영상을 게시하여 공론화함으로써 이득을 챙기는 부류를 일컫는다. 공론화하여 챙기는 이득이란 조회수나 인지도, 광고 수익 등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 까닭에 유명인일수록, 이슈의 내용이 자극적일수록 더욱 좋다.
그리하여 영상의 대부분은 해당 인물에게 닥친 불행이나 사고, 그들이 저지른 실수나 잘못을 소재로 극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으며, 좀 더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 약간의 허위 사실을 섞는 것도 개의치 않는다. ‘사이버’ 레커(Wrecker, 고장이 났거나 불법으로 정차하고 있는 자동차를 달아 올려서 수리 공장이나 적법한 장소로 옮기는 차)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통사고 관련 현장에 가장 먼저, 그것도 난폭운전으로 등장하여 이득을 취하는 사설 레커, 구난차의 모양새와 상당히 닮아 있으니까. ENA드라마 ‘크래시’에서는 구난차를 활용한 범죄가 에피소드 중 하나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런 위험성이 다분한 명칭을 가져다 붙였다는 사실 자체가, 사이버 레커라는 게 까딱하면 범죄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농후한 부류임을 의미하는 게 아닐지.
쯔양의 사건뿐만 아니라, 현재 사이버 레커를 중심으로 일어난 여러 논란이 이를 증명하고 있는 바다. 물론 분명한 예외는 존재하지만, 이슈를 다루는 분야의 특성상, 적지 않은 예가 정의를 구현하는 사도인 것처럼 굴면서 뒤에서는 남의 불행과 어두운 과거사를 파먹고 살아가는, 사회에서 유해하기 그지없는 기생충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들이 여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아니 바꿔 말해, 여태 사람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아무런 책임도 질 필요가 없는, 거대한 원형 경기장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즉, 문제적 상황에 놓인 유명인을 끌고 와, 문제에 잡아먹히는 구경거리로 만들어 놓는데 이때의 분위기가 너무도 정당한 것이다.
게다가 주변을 빙 둘러싼 사람들은 하나같이 익명성이고, 어떤 부담이나 책임감도 느끼지 않는다. 그저 하나의 오락거리로 여길 뿐이며 무엇이 적확한 사실인지 아닌지는 크게 중요치 않다. 이러한 맥락의 공포를 너무도 잘 파악하고 있을, 빌미를 잡힌 피해자들은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당연지사.
어쩌면 우리는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으면서 그것이 선사하는 말초적인 자극, 마구 샘솟는 도파민에 취하여 묵인하는 죄를 지어 왔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 눈먼 틈에서 사이버 레커가 기생했고 사이버 레커 범죄가 탄생할 여지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으니까. 모든 공급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며, 그리고 만고의 진리, 언젠가 그 타깃이 ‘나’가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할 테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쯔양SNS, DB]
사이버레커 | 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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