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능곡고, 국제교류로 글로벌 지성 인재 키운다
“언어의 벽을 넘는 커뮤니케이션은 어려웠지만 교류를 통해 제스처와 한국어를 사용하면서 표정 등으로 감정을 헤아려 의사소통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한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시흥능곡고와의 교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 요코하마 히토리자와고 3학년 요시미츠 히나 학생은 “다음에 만날 때는 한국어로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며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시흥능곡고 2학년 김나연 학생도 “홈스테이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고 서로 다른 문화와 생활 방식을 직접 체험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교류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시흥능곡고가 일본자매결연학교인 요코하마 히토리자와고와 오래전부터 특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양교는 지난 2013년 자매결연을 맺고 10년 넘게 매년 각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양국의 학교를 방문해 국제교류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올해는 8월부터 12월까지 3~4회에 걸쳐 방과후 시간을 활용해 만남의 기회를 가질 예정으로 이달 20일부터 23일까지 일본 교사 포함 21명이 시흥을 찾았다.
두 학교의 온라인 국제교류는 학교 소개 및 개인별 자기소개, 양국의 문화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요코하마 학생들은 한국어로, 시흥 학생들은 일본어로 소통하며 국제교류의 의미를 다졌다.
이번 행사에선 함께 춤추는 K-POP 댄스 준비 운동과 ‘JUST DANCE NOW’로 몸풀기 및 체육활동, K-POP 미디어 콘텐츠 제작하기, AI 작곡 플랫폼(MUSIA)을 활용한 창작 수업, 신명 나는 한국 장단, 일본 초청 방문 학생 공연, 동아리 및 마음밭 음악회 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어 ‘자연 IN 시흥 프로그램’으로 연꽃테마파크, ‘문화 IN 시흥’으로 오이도 드라마 촬영지 및 빨간 등대를 방문했다. ‘전통 IN 시흥’을 통해 전통놀이부스를 운영하고 갯골공원에서 물총놀이를 하는 등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양교의 국제교류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었던 데에는 지자체인 시흥시의 도움이 있었다.
시흥시는 교육도시를 표방하며 양국 학생교류를 돕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총 4천700만원의 예산을 매년 지원해 왔다.
시흥시 청년청소년과 김정효 주무관은 “양국의 청소년들이 함께하면서 끼와 에너지를 발산하고 우리 시의 문화와 다양한 전통을 전해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서로 소통하며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함께 미래를 열어가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재선 시흥능곡고 교장은 “홈스테이를 통해 안전하고 실질적인 교류를 진행하면서 다른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키울 수 있는 국제 교류 활동을 지속해 왔다”며 “문화 감수성 신장 및 일본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 학생 주도의 교류를 통한 글로벌 지성 함양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우리 학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국제교류를 강화하고 대표 교육과정인 ‘능능융합교실’을 통해 코딩과 미디어 활동,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기초 등을 배우고 교육부형 ‘드론·미디어 융합 교과 특성화 학교’로 지정돼 드론을 중심으로 한 융합 교육과정을 편성,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 이재선 시흥능곡고 교장 “단체티 입으니 국적 상관없이 학생 자체가 느껴져”
Q. 국제교류에 대해 소개 한다면.
A. 우리 학교 국제교류는 ‘다같이 다가치’를 모토로 주변의 다양한 맥락과 가치를 인정하고 다같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3년부터 일본 요코하마 히토리자와고와 자매결연 협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온오프라인 국제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때도 온라인 교류로 계속 이어 왔고, 올해에는 8월 일본 학생들의 본교 방문, 12월 본교 학생들의 일본 방문 등 두 차례 오프라인 교류를 계획했다. 또한 온라인 교류를 통해 학생들 간의 신뢰를 형성해 오프라인 교류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 활동을 계획했다.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와 활동으로 다른 문화와 전통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태도를 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인재에게 요구되는 자기주도성과 글로벌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우리 학교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Q. 이번 국제교류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A. 국제교류는 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돼 학년 초부터 전체 교직원의 의견 수렴 및 창의적 체험활동, 학교 일정 등을 고려해 계획됐다. 국제교류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거나 교류에 사용할 자료를 만들었고, 국제교류의 기본적 에티켓이나 안전에 관한 교육도 수차례 받았다. 뿐만 아니라 홈스테이에 지원한 학부모 대상 연수와 프로그램 운영 담당 교직원의 협의회 실시 등의 과정을 거쳐 일본 학생들이 우리 학교와 우리 지역을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계획됐다.
Q. 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면.
A. 우선 ‘디지털 선도학교’, ‘드론미디어 융합 선도학교’라는 본교의 강점을 살려 디지털 활용 수업(AI 플랫폼을 활용한 음악 창작), 전통 문화 수업(장구, 나전칠기), K-POP 체험 수업(K-POP 콘텐츠 제작), 다양한 언어 수업(일본어, 중국어, 영어, 국어)으로 이뤄졌다. 체험 프로그램으로 시흥과 요코하마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고려해 시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산과 바다, 역사 유적지 등을 풀어내려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연꽃 테마 파크에서 자연을, 드라마 촬영지인 오이도에서 문화를, 마지막으로 갯골생태공원에서 전통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고, 먹거리도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해 우리나라 서민들이 즐겨 먹던 보리밥과 다양한 나물, 청국장 등을 준비, 건강한 한국 음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Q. 국제교류에서 인상 깊었던 점이나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A. 시흥 체험 마지막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국제교류 단체티를 입었을 때, 학교 이름이나 출신 국가와 상관없는 학생 존재 자체가 느껴졌다. 경계와 구분을 넘어서 지구촌 구성원으로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어서 인상 깊은 장면으로 남아 있다. 실시간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일정이나 의견을 조율하는 데 약간의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요코하마 히토리자와고의 선생님들이 잘 협조해 주시고, 학생들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협조해줘 큰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Q. 시흥시의 도움이 있었다는데.
A. 시는 학생들의 교육 국제교류 사업인 ‘시스터스쿨’을 추진 중이다. 본교가 국제교류를 시작했을 때부터 코로나로 인해 사업이 중단된 2020년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았다. 시에서 보조금 지원뿐 아니라 수업참관, 홈스테이, 문화체험 등을 통해 시흥의 청소년들이 타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해 주고 있다. 특히 지역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에 큰 도움을 받았다. 활동이나 운영의 적절성이나 예산 운용에 시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와 큰 힘이 되고 있다.
김형수 기자 vodokim@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직무대리 검사 퇴정’ 재판장 기피 신청, 성남지원 형사3부 심리
- 한국, ‘숙적’ 日에 통한의 역전패…4강행 ‘가물가물’
- 민주당 경기도당 "이재명 판결, 사법살인"
- 이재명 대표,1심 선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포토뉴스]
- 인천 흥국생명, 道公 잡고 개막 7연승 ‘무패가도’
- 법원, 야탑역 흉기난동글 작성한 커뮤니티 직원 구속영장 ‘기각’
- 한동훈 ‘하루 5개 SNS 논평’…뉴스 크리에이터 노렸나
- 삼성전자, 10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한다…"주주가치 제고"
- 안양 정관장, 고졸 ‘최대어’ 박정웅 1순위 지명
- ‘최초 의혹 제기’ 김은혜, 이재명 집유에 “거짓은 진실 이길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