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한 중국 이케아…"190원 아이스크림 엄청 팔려" 발표한 이유
온라인 전환 실기하고 매출 축소일로, 공격적 투자계획 발표
글로벌 가구 기업 이케아(IKEA)가 중국에서 "1위안(약 190원) 아이스크림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충성고객층인 오프라인 고객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공개한 얘기다. 후발 주자들과 글로벌 브랜드들의 공세 속에 날로 위축되고 있는 이케아의 중국 시장 입지를 잘 보여준다. 공격적 저가 제품 출시 등 투자가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이케아는 28일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시작 회의'에서 "지난 1년(2024 회계연도)간 중국에서 총 4억위안(약 75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저가제품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주력인 매트리스와 침대 프레임, 이불 등 침구에 대한 큰 폭 할인도 예고했다. 더 물러설 데가 없는 분위기다.
이케아는 2015년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매출액이 27.9% 늘어나는 등 매년 두 자릿수 고성장을 이어갔다. 매장 수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30여개로 빠르게 늘어났다. 그러나 고비는 중국에 진출한 여느 글로벌 기업들이 그랬듯 한 순간에 찾아왔다.
이케아가 키워놓은 가구시장에 후발주자들이 우후죽순 뛰어들었다. 지난해까지 누적 중국 가구기업 수는 무려 245만개. 올 들어서는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테무 모회사)까지 가구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뿐 아니다. 일본 중저가 가구업체 니토리(NITORI)는 얼마 전 중국에 100호점을 열었고, 2032년까지 900개로 매장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연간 3조2000억위안(약 570조원)에 달하는 중국 가구시장이지만 수백만개 회사가 나눠먹기엔 충분치 않은 파이였다.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변한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 적응하는 데 실기한 점은 이케아엔 뼈아팠다. 가구 공룡의 걸음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형편이 어려워지니 이케아는 중국 별도 실적 공개를 중단했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겹치며 오프라인 고객이 뚝 끊기며 이케아는 더 큰 타격을 입었다. 현지 업계는 2015년 27.9%로 정점을 찍은 매출액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축소돼 2019년엔 8.01%로 한 자릿수로 내려왔고, 최근 연 2~3% 수준까지 쪼그라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케아는 결국 지난 2022년부터 중국 진출 후 처음으로 매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2022년 4월 구이저우성 최대 도시인 구이양 매장을 개장 3년 만에 폐쇄했고, 7월엔 상하이 양푸점이 개장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어 지난해 연말엔 상하이 징안점도 운영 중단했다. 2023년 마이너스성장을 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이케아 중국 리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2024회계연도 중국 온라인 매출 비중은 전체의 4분의 1 수준으로 늘어났다"며 "특히 오프라인 방문자가 전년 대비 약 12%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또 오프라인 고객 증대의 가장 중요한 척도인 '1위안 아이스크림' 매출은 무려 29%나 늘었고, 아침식사 메뉴 매출도 28% 늘었다고 별도로 발표했다.
이케아가 아이스크림 매출에 특히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전통적 고객층인 오프라인 구매 계층이 매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연간 무려 2000만개 이상이 팔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케아의 1위안 아이스크림은 쇼핑하는 이에게 마지막으로 좋은 인상을 남긴다는 이른바 '피크엔드 법칙'의 상징 격이다.
고객들은 이케아 쇼핑을 마치고 사실 거저나 다름없는 1위안짜리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싸게 잘 샀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한 사람이 여러 개를 먹을 일은 많지 않으니, 이 아이스크림 매출은 사실상 얼마나 많은 고객이 이케아 매장을 찾는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척도가 된다.
매장 수도 다시 늘린다. 이케아는 올해 시안 2호점을 오픈했고, 선전엔 중국의 첫 디자인주문센터를 열었다. 베이징과 톈진엔 유통센터를 새로 개설했다. 중국 본토의 이케아 매장은 현재 정규매장 35개, 체험매장 3개, 주문센터 2개, 전시매장 9개다. 내년엔 상하이에도 새로 대규모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케아 중국 리우루이 부사장은 현지 언론에 "대형 매장을 고집하지 않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매장을 통해 매출 회복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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