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외압 없어” “뉴라이트 뭔지 몰라”…尹대통령 일문일답
김건희 ‘특혜 조사’ 논란엔 “나도 검사 때 대통령 부인 자택 가서 조사”
‘반국가세력’ 언급 이유 묻자 “6‧25때도 반국가‧종북 세력들이 앞잡이”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정브리핑 후 기자회담을 열고 정치·경제·외교 등 현안 관련 질문에 답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과 기자회담은 지난 5월 취임 2주년 기자회견 후 112일 만, 6월 동해안 석유 가스 매장 관련 첫 국정 브리핑을 한 지 87일 만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약 1시간 동안 20개의 질문에 대해 답했다. 윤 대통령은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사건 수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 필요성을 일축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비공개 특혜 조사' 논란에는 "저도 검사시절 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해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 조사를 한 일이 있다"며 선을 그었고, '의료 공백' 우려에는 "비상진료 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의대 정원 증원 의지를 거듭 밝혔다.
다음은 윤 대통령의 주요 일문일답이다.
한동훈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를 유예하자고 제안했다. 오는 30일 예정됐던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만찬이 연기된 것도 한 대표와의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여당 간 소통이 제대로 안 이뤄지면 되겠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원활히 소통하고 있다. 주말마다 고위당정협의회도 과거에는 잘 안됐는데 지금은 꼬박꼬박 하는 것으로 안다. 저 역시도 우리 당 의원과 관계자들하고 수시로 전화통화뿐만 아니라, (의원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당정 간에 전혀 문제가 없다. 다양한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게 자유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의료 현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위기설과 '관리자가 잘하고 있다'는 대통령실의 입장차가 큰 이유는 무엇인가.
"의대증원 완강히 거부하는 그분들의 주장을 말하는 것 같다. 현장에 한 번 가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비상진료 체제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 현장에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관계자도 헌신적으로 뛰고 있기 때문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개혁은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지 어느 지역이나 차별받지 않고 국민들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공정하게 보장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게 국가가 하는 일이다. 어려움이 있지만, 답은 현장에 있고 디테일에 있다. 정부는 헌신적인 의료진과 함께 의료개혁을 반드시 해내겠다."
'채상병 특별검사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면 수용할 것인가. 또 '구명로비' 실체 있다고 생각하나.
"채상병 특검 관련 국회에서 진행한 청문회를 방송을 통해 잠깐 봤다. (청문회를 통해)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게 아닌가 생각을 한다. 지난 5월 기자회견 때도 수사가 미흡하면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하겠다고 했다. 채상병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에 대해 수사가 저는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번에 경찰에서 꼼꼼하게 장기간 수사해서 수사결과를 거의 뭐 책을 내듯이 발표를 했다. 언론에서나 많은 국민들이 수사 결과에 대해 특별한 이의 달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직권으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무혐의 관련 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했다. 이와 관련 입장과 제2부속실 설치 계획은.
"일단 그동안 대통령으로서 준사법적인 수사의 처분 결과나 재판의 선고 결과에 대해 언급을 자제해 왔다는 점을 유념해주기를 부탁한다. 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저도 검사 재직 시절에 전직 대통령 부인을 자택까지 직접 찾아가서 조사한 일이 있다. 조사 방식이라는 게 정해진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영장을 발부받아 강제로 하는 것이라면 하겠지만, 모든 조사는 원칙적으로 임의조사라서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조사 방식이나 장소가 정해질 수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수사 처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가족과 관련한 일이라면 언급하지 않는 게 맞다. 제2부속실은 설치를 준비 중이다. 장소가 있어야 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다. 장소가 준비되면 부속실이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특별감찰관은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해주면 임명하도록 할 것이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후 뉴라이트 인사가 등용된다는 지적이 있다.
"김 관장은 개인적으로 전혀 모른다. 아마 독립기념관장을 추천하는 위원회에서 3명을 보훈부 장관에게 추천하고, 보훈부에서는 보통 1번으로 올라온 사람을 제청하고, 저는 장관이 위원회를 거쳐 1번으로 제청한 사람에 대한 인사를 거부해 본 적이 없다. 검증도 위원회에서 충분히 했을 것이다. 재산문제라든지 다른 비위가 없는지 이런 거 검증해서 별 문제가 없다고 하면 임명했다.
솔직히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 언급하는 사람마다 정의가 다른 것 같다. 처음에는 진보적 우파를 말하는 것으로 들었는데 언론에는 그동안 본 것과 다르게 정의돼 있더라. 우리 정부 인사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 그리고 그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역량 이 두 가지를 보고 인사한다. 뉴라이트냐 뭐냐 이런 거 안 따진다. 그리고 (광복회 관련해서) 애국자 유족들이 모인 단체에 보복하고 이럴 일이 있겠나."
8·15 경축사를 포함해 여러 차례 반국가세력이란 표현을 썼다. 야권이나 야당 지칭한 것인지.
"대한민국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정체성이란 걸 놓고 봤을 때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을 것이다. 반국가세력이라 얘기하는 건 간첩활동을 한다든지, 국가기밀을 유출한다든지, 북한 정권을 추종하면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실제 6‧25 때 북한군이 남침했을 때 반국가‧종북세력들이 앞잡이를 하면서 국민을 힘들게 했다. 8‧15(광복절 기념사) 때 말씀드린 게 그 차원이다.
만약 전쟁을 벌이거나 군사적으로 공격을 하게 되면 요즘은 가짜뉴스부터 온라인에서 공격하며 시작한다. 러우(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도 그렇고 세계 어느 나라나 안보 국방에 있어서는 하이브리드 전쟁을 염두에 두고 준비한다. (우리나라에) 전부 100% 대한민국 헌법에 충성하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늘 경계심을 가져야만 우리의 안보,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 수용 의사는 있는가.
"지금의 국회 상황은 정치를 시작하면서부터가 아니라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용산에서도 참모들과 많이 논의하고 있다. 영수회담으로 문제가 금방 풀린다면 10번이고 왜 못하겠나. 그런데 일단 여야 간에 좀 더 원활하게 소통해서 국회가 해야 할 본연의 일을 해야 하지 않겠나. 인사청문회 등 다양한 청문회를 바라보고 있으면 이때까지 바라보던 국회와는 너무 다르다. 한 번 깊이 생각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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