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종전 앞당기려면 美 에이태큼스 규제 풀어야”
“에이태큼스 러 영토 공격 제한으로
불가침 성역되고 종전 모멘텀 약화”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 야간연설서
“용도해제가 전쟁 종식에 도움” 호소
서방세계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장거리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사용 제한 규제를 풀어달라는 우르라이나 측 요구가 거센 가운데 미국 유력 매체가 규제 해제를 촉구하는 사설을 게재해 눈길을 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에이태큼스(ATACMS)와 러시아 영토 보호지역’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 같이 주장하며 바이든 정부의 전향적 선택을 당부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는 에이태큼스의 용도와 관련해 러시아 본토 공격을 금지하면서 오히려 러시아 영토를 불가침 성역화하고 우크라이나 종전협상의 모멘텀을 약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올해 초 사거리가 300㎞에 달하는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전격 지원했다.
이는 기존 지원 사양인 사거리 160km의 구형 에이태큼스를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투입하자 단행된 조치다.
문제는 에이태큼스의 사용 범위와 관련해 바이든 정부가 방어 목적이 아닌 러시아 본토 공격용으로 쓸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무기 대리 사용이 자칫 미국의 참전으로 비춰져 상황을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다. 비슷한 장거리 무기를 제공한 유럽 국가들 역시 이 같은 방식으로 타격 목표를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연설에서 “지금 즉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공격 제한’을 해제하는 결단력을 발휘하는 것이 우크라이나와 전 세계를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끝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특히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 본토 공격을 가속화하면서 에이태큼스를 통한 작전 대응이 시급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허를 찔린 러시아는 최근 수도 키이우 등 주요 지역에 대한 공습을 크게 늘린 상태다.
WSJ는 이날 사설에서 최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바이든 정부 고위 관리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가 자국 영토 내 16개 공군 기지의 일부 전투기들을 에이태큼스 사정권 밖으로 재배치했다는 보도 내용을 언급하며 “이는 에이태큼스 공격 가능성으로 인해 러시아가 병력 배치를 재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이태큼스 위협에 대비해 후방으로 전력을 이동시킨다는 것은 곧 러시아의 신속한 출격을 지연시키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습을 탐지해 요격할 시간을 벌어준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WSJ는 최근 미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 보고서도 함께 인용했다. ISW는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가 수백 개의 다른 러시아 군사 대상에 대해 에이태큼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중요성이 줄어들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이 해제된다면 우크라이나가 잠재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러시아 군사 및 준군사 목표물이 245개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WSJ는 무엇보다 무기 재원이 부족한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 해제는 위협을 원점에서 제거할 수 있도록 해 전쟁 물자를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달 미국 유엔총회(UNGA) 참석을 희망하며 방문기간 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회 참석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설득해 용도 제한 해제 문제를 담판지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엔총회는 9월 10일 시작돼 24~28일 평화와 지속가능 발전, 인간 존엄성 증진 등을 주제로 회원국 정상들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은 29~30일 열리는 EU 외무장관 및 국방장관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장거리 무기의 용도 제한 해제 문제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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