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민희진, '주주간 계약' 놓고 또 말장난 [이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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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대표이사 해임으로 궁지에 몰린 어도어(ADOR) 전 대표 민희진이 모회사 하이브(HYBE)와의 ‘주주간 계약’을 바탕으로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민희진의 해임과 주주간 계약은 별개로 놓고 보는 것이 맞단 의견을 주로 내비치고 있다. 하이브와의 갈등을 떠나 각종 구설로 어도어와 뉴진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민희진의 대표 자격에 대한 경영적 판단이었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희진이 주주간 계약을 문제 삼는 가장 큰 이유는 1000억 원대의 주식매도청구권(풋옵션) 때문일 것이란 시각도 등장했다. 결국 돈을 지키기 위한 변을 늘어놓고 있는 것이란 지적과 함께, 또다시 ‘말장난’으로 여론몰이를 하려 하는 것이 아니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27일 민희진을 대표직에서 해임하고,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러면서 어도어는 민희진의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고, 그가 뉴진스 프로듀싱을 계속 맡는다고 밝혔다.

민희진은 이와 관련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유) 세종을 통해 전한 입장문에서 이 주주간 계약 이야기를 꺼내며 “민희진의 해임 결정은 주주간 계약과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위법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가 주주간 계약을 통해 5년 동안 민희진의 대표이사직을 약속했지만, 이를 어겼단 것이다.

관련 내용에 다양한 추측이 나오자 29일 오전 세종은 다시 입장문을 내고 “주주간 계약은 당사자들이 합의를 하거나 상대방이 계약을 위반하지 않는 한, 어느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여전히 계약이 유효하다고 했다.

“하이브가 주주간 계약이 해지됐다고 선언하면서 주주간 계약해지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고 해서 없었던 해지권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해지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주주간 계약은 현재 그대로 효력이 살아 있고, 민희진의 풋옵션 등 권리도 그대로 효력이 있는 상태”라는 입장을 전했다.

되려 “하이브가 민희진의 이사 해임을 시도한 바 있고, 이번에 어도어 이사들로 하여금 민희진을 해임하도록 함으로써 주주간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민희진에게 주주간계약 해지권이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민희진이 주주간 계약을 해지한다면 하이브는 민희진이 주주간 계약을 통해 받을 수 있었던 이익, 즉 풋옵션 금액을 포함해 5년간 대표이사로 근무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이익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했다.

민희진 측의 이 입장은 주주간 계약이 해지가 되건 유지가 되건 풋옵션 금액으로 추정되는 1000억 원대의 금액은 포기할 수 없단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일부에서는 해임에 주주간 계약을 주요 쟁점으로 끌어 올려 여론몰이를 하려 하는 것이 아니냔 추측을 제기했다. 해당 건이 법정 다툼으로 번진 상황이기 때문,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 주주간 계약 해지 다툼은 민희진의 대표이사 해임이 의결되기 한참 전부터 진행 중이던 사안이다. 하이브는 지난 19일 공개한 반기보고서를 통해 민희진과의 주주간 계약 해지 사실을 공개했다. 하이브는 관련한 주주간 계약 해지 확인의 소를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해지가 효력이 있는지는 사법 기관에 묻겠단 입장이다.

그렇기에 민희진 측이 주주간 계약을 해임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주요한 근거로 제시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어도어 측도 대표이사 해임은 어도어 이사들의 경영판단으로 하이브와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주주간 계약은 주주들 사이의 합의일 뿐, 어도어의 이사들은 주주간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간 계약 해지 여부와 대표이사 해임은 전혀 관계가 없단 이야기다.

민희진 측 변호인도 앞선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선임하기 때문에 이사들의 결의만 있으면 해임될 수 있다”라고 우려한 바 있기 때문, 해임 관련 입장에서 굳이 주주간 계약을 언급한 의도가 의심된단 지적이다.

한편 업계에서 보는 이 주주간 계약의 주요한 내용은 민희진의 5년간 대표이사·사내이사 직위 보장과 1000억원으로 추정되는 풋옵션으로 민희진은 내년 자신의 어도어 주식을 하이브에 강제 매각하면 약 1000억 원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주주가 다른 주주에게 본인이 보유한 회사 주식 전부 또는 일부를 사전에 정해진 가격에 매수할 것을 청구할네 수 있는 권리다.

법조계 등이 민희진과 하이브 사이의 주주간 계약이 사라지면 민희진에게 약속된 이 1000억 원대의 풋옵션도 없던 일이 된다는 해석을 내놓으며, 결국 주주간 계약을 놓고 양측이 다투는 가장 큰 이유는 풋옵션 때문인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인 상태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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