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신화 오공 "후반까지도 재밌다, 돈값 충분하다"

서동규 객원기자 2024. 8. 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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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 뚜렷해도 엔딩까지 달릴 원동력 충분한 액션 RPG

"이 정도면 충분히 돈값은 하고도 남았다"

게임 사이언스 '검은 신화: 오공(이하 오공)'을 즐긴 한 줄 평이다. 20일 출시 후 일주일 넘는 기간 동안 여유되는 시간을 전부 오공 플레이에 쏟았다. "보스 하나만 더 잡을까"라는 생각으로 플레이를 이어가다가 몇 시간이 후딱 지나간 적도 많았다.

오랜만에 등장한 중국산 콘솔 게임, 그 중에서도 트리플 A급이라고 자부한 게임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첫 챕터를 플레이하면서 "퀄리티는 좋은데, 후반으로 갈수록 용두사미가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도 많이 했다.

다행히 기우였다.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몰입감 있는 스토리, 화려한 보스전과 매력적인 전투로 확실한 색깔을 보여줬다. 물론 그렇다고 장점만 있지는 않았다. 불편한 길 찾기 과정, 급등하는 난도를 가진 레벨 디자인이 대표적인 단점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히든 요소도 상당히 많다.

결론적으로 오공에 투자한 많은 시간이 아깝지 않다. 정말 재미있게 즐겼다. 개발진이 소울라이크가 아니고 액션 RPG라 한 말에는 이유가 있었다. 그만큼 플레이어 행동 선택지가 상당히 많고 전투 과정 내 액션을 상당히 강조했다.

서유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유저라면 더욱 매력적인 게임이고, 모르더라도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다. 플레이를 망설이고 있는 유저가 있다면 "제값 주고 사도 후회는 안 할 게임"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장르 : 액션 RPG



출시일 : 2024년 8월 20일



개발사 : 게임 사이언스



플랫폼 : PC / PS5



■ 서유기 세계관에 빠져드는 그래픽과 스토리

- 실제 인게임 플레이 도중 그래픽 퀄리티가 상당히 뛰어나다
- 막이 끝날떄마다 나오는 스토리 컷씬도 독특한 화풍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트리플 A급 게임이면 보통 미려한 그래픽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오공도 그러한 게임들 중 하나로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그래픽을 강조했는데, 직접 플레이해 보니 그 말이 맞았다.

언리얼 엔진 5를 활용한 고퀄리티 그래픽이 게임하는 내내 눈을 즐겁게 했다. 막이 끝날때마다 동화풍 애니메이션 컷씬도 등장하는데, 이 역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동양적인 아름다움과 웅장한 자연 경관 등 정말 훌륭하게 게임 내 공간을 표현해냈다. 게임을 플레이할 때도 이질감 없이 녹아드는 필드를 보며 그래픽 하나 만큼은 감탄을 이어나가며 플레이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좌선'이라는 요소가 있는데, 그 자리에 앉아서 명상을 하며 특성치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장소다. 이 때 자연스럽게 필드 경관을 보여주며 고요한 음악과 함께 맵을 감상한다. 집중해서 보면 얼마나 그래픽에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스토리도 매력적이다. 기자는 서유기에 대해 잘 아는 편이 아니다. 알아봤자 손오공이 삼장 법사와 여행을 떠나고 투전승불이 됐다는 줄거리 말고는 잘 모른다. 이 게임은 투전승불이 된 후 500년이 지난 시점을 다룬다. 기존 서유기와는 다른 새로운 내용이다.

물론 서유기 원작을 알면 더 재미있다고 한다. 서유기에 대해 능통한 지인에게 설명을 듣고 "아 이 보스는 이러한 맥락에서 나오는구나"라는 배경을 파악하면 훨씬 깊이감 있게 즐길 수 있었다. 스토리를 잘 모르더라도 자연스럽게 진행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기에 문제는 없다.

 

■ 콘셉트가 확실하니 전투 과정도 재밌다

- 특유의 봉술을 활용한 전투 방식이 상당히 재미있다
- 법술이나 변신 등을 통해 보스 몬스터를 공략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손오공이 사용하는 각종 봉술과 도술을 게임 내에 정말 잘 녹여냈다. 특히 봉술은 스택 시스템과 함께 '벽곤', '입곤', '착곤'까지 총 3가지로 나뉘는 빌드 덕분에 특색과 재미를 모두 잡았다.

기자는 벽곤을 주로 사용했는데 적 공격 도중 간파를 하고 능동적으로 딜타임을 확보한다는 플레이 방식이 매력적이었다. 이처럼 플레이어 성향에 맞는 빌드를 부담 없이 고를 수 있으니 기본 전투 과정 자체가 상당히 몰입감이 있다.

도술도 다양했다. 처음에는 정지술, 기화술과 같이 기본적인 도술만 있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렇게 봉술과 도술을 베이스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니 '손오공'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다양한 전투 경험을 제공했다.

기호에 따라서는 도술을 아예 쓰지 않고 오로지 육탄전으로만 싸우는 '금지술'도 있으니 말 그대로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끔 설계됐다. 무슨 빌드를 고르든 확실한 액션으로 전투 과정에 재미를 더해준다.

 

■ 특색 있는 다양한 보스 대만족

- 정말 다양한 보스들이 플레이어들을 기다리고 있다
- 조금 어려운 보스들도 침착하게 패턴을 파악한다면 공략할 수 있다

오공의 핵심은 단연코 '보스전'이다. 저마다 특색이 강한 보스들이 80종 이상 나온다. 이러한 보스들도 단순 팔레트 스왑으로 수만 늘린 것이 아닌 확실한 콘셉트, 퀄리티 높은 보스전 연출 등 공들여 만들었음을 보여줬다.

액션 RPG는 어렵지만 공략하는 성취감이 있는 보스 몬스터가 중요하다. 오공은 그 기준치를 채우고도 남았다. 지루한 필드전보다는 보스전과 같이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선호하는 유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게임이다. 

보스마다 공략하는 방법도 다르기에 빌드를 찾는 재미도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보스는 프리딜 타임을 확보할 수 있는 '정지술'이 통하지 않는다. 이런 보스는 같은 술법 칸을 공유하는 '안식술'로 대체해 안정성을 늘리거나 금지술을 통해 아예 도술을 봉인하고 싸우는 편이 효과적이다. 

다만 보스마다 난도 차이가 극명했다. 같은 챕터에 있어도 "이게 같은 단계에서 나오는 보스라고"할 정도로 차이가 심했던 사례도 많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난도 조절 실패다. 예를 들어, 3막에서는 최종 보스인 황미보다 육육 마을에 존재하는 '인호'가 훨씬 더 어려웠고, 4막에서는 히든 보스인 '소황룡'이 압도적인 난도를 자랑했다.

전체적인 진행 자체는 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기에 가끔씩 보스 난도가 극명하게 차이나기는 했어도 시간을 투자하면 클리어 가능했다. 보스가 어렵다면 가진 스펙업 수단을 최대한 끌어다 사용하거나 소모품을 사용하는 등 난도 완화 수단도 충분히 갖춰져 있다.

 

■ 대부분 단점은 레벨 디자인에서 나온다

- 맵 구조가 상당히 복잡하니 길을 찾기가 난해한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 일반 몬스터 구간이 상대적으로 적기는 해도, 짜증을 유발하는 구간이 상당수다

오공을 플레이하면서 체감했던 대부분 단점은 레벨 디자인에서 나왔다. 맵 디자인은 앞서 말했듯 정말 수려한 고퀄리티 그래픽이다. 다만 동선 면에서는 의미 없이 헤매게 되는 구간이 너무나 많았다. 지나갈 수 있어 보이는 길이 투명한 벽에 막혀있다거나 다음 동선이 어디로 가야 되는지 찾기가 힘든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특히 3막, 4막이 그 정점이다. 복잡한 설산이나 지하 동굴에서는 길을 찾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플레이어를 자연스럽게 동선으로 유도하고 유의미한 보상을 주는 것이 레벨 디자인인데, 이러한 면에 관해서는 매우 완성도가 떨어졌다.

어처구니없는 일반 몬스터 구간도 나온다. 2막에서 붉은 두건을 착용한 늑대 3마리가 동시에 등장했을 때는 "이게 보스 몬스터보다 어려운데"라는 감상이 들었다. 가면 갈수록 일반 몬스터는 처음 경로를 찾을 때만 귀찮음을 감수하고 처치한 뒤 도감을 채우는 용도로 전락했다. 가끔씩 장비 아이템을 드롭하는데, 옵션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히든 요소도 호불호가 상당히 많이 갈릴 전망이다. 히든 요소가 정말 많다. 선형적으로 진행하면 놓치는 보스가 정말 수도 없이 많다는 의미다. 맵을 모두 훑으면서 가는 플레이어가 아니면 보스들 중 절반은 만나지 못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형적인 진행을 추구하는 플레이어에게는 취향에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중국산 콘솔 게임을 다시 보는 계기

- 서유기 내 손오공 시점이 이러한 기분일까

오공을 플레이한 지 벌써 40시간이 가까워진다. 모든 요소를 훑으면서 하니 4막을 마무리할 때쯤 자연스럽게 이 정도 시간이 지나갔다. 오공이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장점도 명확하지만 단점 또한 확실하다. 그러나 단점을 충분히 참아낼 정도로 재미있다.

퀄리티 높은 보스전은 어려운 적을 공략하는 재미를 추구하는 유저에게 최고의 선물이다. 길치인 유저에게 불편한 레벨 디자인은 플레이 도중 불쾌한 경험을 준다. 오공은 액션 RPG를 좋아하는 유저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게임이다. 호쾌한 액션과 다채로운 전투 경험은 오공만이 가지고 있는 확실한 색채다.

게임을 오랫동안 플레이해 본 결과, 소울라이크는 아니었다. 법술, 법보 등 플레이어가 보스 몬스터에 비해 확실한 이점을 가져갈 수 있는 요소가 상당히 많다. 소울라이크와 비슷한 게임을 순한 맛으로 즐기고 싶다면 오공이 제격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중국 게임이지만 오공은 트리플 A급 기준을 충분히 만족했다. 분량이 충분한 플레이 타임, 고유한 플레이 콘셉트, 훌륭한 보스전 및 연출 등 액션 RPG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단점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치명적이진 않기에 감수할만했다. 오공은 글로벌 게이머에게 중국 콘솔 게임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장점

1. 매우 뛰어난 그래픽 및 연출



2. 손오공 하면 떠오르는 전투 방식을 시스템에 잘 녹여냄                    



3. 특색 있고 공략하는 재미가 있는 다양한 보스들



단점

1. 프레임 드랍이 잦은 빈도로 발생함



2. 레벨 디자인이 불친절하며 매우 불편함



3. 선형적 진행을 하면 상당히 많은 콘텐츠를 볼 수 없음



prestoc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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