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원빵 팔지 마" 떠들썩하더니…한국은행 결단 내렸다 [강진규의 BOK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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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도안을 무단으로 이용해 판매 중단 위기를 겪었던 '십원빵'이 1년여만에 합법화 된다.
당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십원빵 업체의 화폐 도안 이용을 막은 것에 대해 "탁상머리 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하며 "대승적으로 풀어줄 용의가 없냐"고 묻자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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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도안을 무단으로 이용해 판매 중단 위기를 겪었던 '십원빵'이 1년여만에 합법화 된다. 한국은행이 화폐 도안을 영리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개정해서다. 다만 화폐 위변조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엄격히 규제하기로 했다.
한은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 개정안을 발표했다. 한은은 이 규정 중 '화폐도안은 한국은행이 별도로 허용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 목적에 관계 없이 자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개정안은 다음달 1일부터 적용된다.
앞서 한은은 화폐 도안 이용을 두고 경주의 '십원빵' 업체들과 갈등을 겪었다. 지난해 6월 한은은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한은은 영리목적으로 화폐 도안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십원빵 제조업체가 적법한 범위로 지역 관광상품 판매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디자인 변경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십원빵은 경주 다보탑이 새겨진 10원 주화를 본뜬 빵이다. M사가 2019년 경주 황리단길에서 처음 매장을 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당시 방문한 황리단길에서 구매해 시식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한은의 입장은 화폐 도안을 그대로 가져온 십원빵은 팔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십원빵 업체 등에선 크기와 재질이 완전히 다른 십원빵이 화폐와 헷갈릴 이유가 없는데도 과도한 규제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일본의 십엔빵은 문제 없이 팔리는데 한국만 유난을 떤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지적이 나오자 한은도 태세를 전환했다. 당시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이 십원빵 업체의 화폐 도안 이용을 막은 것에 대해 "탁상머리 행정의 표본"이라고 지적하며 "대승적으로 풀어줄 용의가 없냐"고 묻자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한은은 이날 문답자료를 함께 배포하면서 '십원빵'을 도안을 이용할 수 있는 사례로 명시했다. "위변조 위험이 없다"는 평가도 내렸다. 이와 함께 화폐도안을 활용한 티셔츠 등 의류와 소품, 잡지 등 인쇄물 내 화폐 그림 등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목적에 구분없이 화폐 도안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부적절한 이용은 더 엄격하게 규제할 계획이다. 화폐 위변조를 조장하거나 진짜 화폐로 오인될 수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화폐 도안을 프린터나 복사기 등의 광고에 이용하거나 은행권과 유사한 재질로 모조품을 만드는 경우다. 불에 탄 화폐 이미지를 만들거나, 불법 대부업체 광고에 이용하는 것도 규제 대상이다. 한은은 이런 이용자가 적발될 경우 시정을 요구하고, 불응시 형법과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신사임당,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등 화폐 도안 내 인물만 따로 떼어내 사용할 경우엔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한은은 화폐 전체에 대한 저작권은 갖고 있지만 도안 내 인물의 저작인격권은 화폐영정 작가에 있기 때문에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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