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독자적인 양자 오류정정 기술 개발…글로벌 기업 넘어서

양자컴퓨팅 실용화의 핵심인 ‘양자 오류 정정’ 성능 높여

지난 6월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4를 찾은 관람객이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뉴스1

디지털 컴퓨터의 성능을 뛰어넘는 양자컴퓨팅 기술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오류 문제의 해결이 필수적이다. 양자 연산의 최소 단위인 ‘큐비트’에 입력된 정보는 빠르게 손실되며 오류가 쉽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이를 해결할 양자 오류정정(Quantum error correction) 기술을 개발했다.

이승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기술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최고 수준의 양자 오류정정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결함허용 양자컴퓨팅 아키텍처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범용 양자컴퓨터 개발의 글로벌 선두 업체인 사이퀀텀(PsiQuantum)이 최근 개발한 양자 오류정정 기술의 성능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도 입증했다.

양자 오류정정이 수행되는 범용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최대 결함허용 임곗값(Fault-tolerance threshold)으로 평가된다. 이 임곗값은 양자컴퓨팅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얼마나 잘 보정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며 오류정정 기술과 아키텍처 설계가 우수할수록 높은 값을 가진다. 미국의 양자 컴퓨터 개발 업체 사이퀀텀(PsiQuantum)에서 개발한 양자컴퓨팅 방식의 최대 광손실 임곗값은 2.7%로 보고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오류정정 기법과 양자컴퓨팅 아키텍처는 광손실 임곗값이 최대 14%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의 임곗값이다. 또 오류정정 기법은 동일한 광자 소모량으로도 사이퀀텀 방식의 기술보다 훨씬 우수한 자원 효율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순수 국내 연구진이 이루어낸 성과로,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양자 오류정정 기술은 광자 기반뿐만 아니라 초전도, 이온덫, 중성원자를 활용한 양자컴퓨터 개발에서도 필수적인 요소로 전 세계적으로 연구개발 경쟁이 매우 치열한 분야이다. 한국이 미국을 포함한 양자 분야 선도 국가들의 기술을 따라잡고 나아가 앞설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이승우 책임연구원은 “반도체 칩 설계 기술과 마찬가지로 양자컴퓨팅도 아키텍처 설계가 중요하다. 큐비트 1000개가 있어도 오류정정이 수행되는 구조가 아니면 한 단위의 논리 큐비트 연산도 어렵다”며 “양자컴퓨팅의 실용화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시기를 조금 앞당기는 데 기여한 연구”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지난 1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Physical Review Letters(2024), DOI: https://doi.org/10.1103/PhysRevLett.133.050605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