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방중 마무리… 정상간 통화 합의했지만 대만문제는 인식차 여전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saysay@munhwa.com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사흘간의 방중을 마치고 29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설리번 보좌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양국 정상 간 통화에 합의했지만 대만 문제, 미국의 대중 경제 규제 등을 놓고는 팽팽한 인식 차를 나타냈다.

28일 미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설리번 보좌관이 베이징(北京)에서 왕 부장과 회담을 갖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수주 안에 통화를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가까운 시기에 양국 정상 간 새로운 상호작용을 가지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회담을 위한 길을 닦은 셈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했다. 양측은 군사령관 간 화상 통화 개최에도 합의했으며 마약 통제와 법 집행, 기후변화 대응 등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다만 양측은 대만 문제나 경제 제재 등에 대해선 평행선을 달렸다. 왕 부장은 “‘대만 독립’은 대만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큰 위험”이라며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또 “미국은 무역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 경제 관행에 거듭 우려를 제기했으며,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지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그에 따른 유럽 및 대서양 안보 영향에 대한 우려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신화통신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설리번 보좌관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고 ‘두 개의 중국’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지만 백악관이 낸 보도자료에서 이 내용은 빠졌다. 대신 설리번 보좌관은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양측 모두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관해서도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