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장이 전무로 강등…경영권 분쟁 재점화

황진중 기자 2024. 8. 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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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128940)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그동안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미 한미약품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3인 연합이 제시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와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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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인사조직 신설…독자 경영 선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뒤늦게 박재현 대표 강등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왼쪽)와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한미약품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한미약품(128940)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오너가 분쟁에서 이번엔 전문경영인 권한 다툼으로 번지면서 또다른 수렁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이번 분쟁의 불씨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부회장·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 연합 측 인사로 알려진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한미약품 내에 인사조직 등을 신설하면서 지주사 경영과 별도로 독자 경영을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한미약품은 29일 전문경영인인 박재현 대표이사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종속회사로 운영하는 것이 아닌 한미약품만의 독자 경영 체계를 구축한다고 나선 것이다. 박 대표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사람으로 분류된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지주사에 위임해 온 인사 부문 업무를 독립시키고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한다. 박재현 대표이사는 전날 오후 5시 한미그룹 인트라넷에 본인 명의로 인사를 내면서 한미약품 경영관리본부 안에 인사팀과 법무팀 등을 신설을 알렸다.

전문경영인과 관련한 다툼은 이후 시작된다. 박 대표가 한미약품 독자 체계와 관련한 인사를 낸 후 1시간 뒤 인트라넷을 통해 임종훈 대표가 박 대표 직급을 전무이사로 강등하고 업무를 국내사업본부·제조본부·신제품개발본부 등에서 제조본부만 담당한다는 인사를 냈다.

임종훈 대표 인사로 박 대표는 한미약품 대표지만 전무 직급으로 제조본부만 담당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됐다. 다만 박 대표가 한미약품 인사팀 신설을 먼저 시작한 만큼 실질적으로 대표이사로서 권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인 연합 측에서 박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움직였다는 의견이다. 박 대표 해임은 한미약품 이사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한미약품 이사회는 송 회장 측 인사 6명과 형제측 인사 4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지주사 인사를 통해 업무가 축소된 만큼 이전처럼 박 대표가 한미약품 경영을 총괄할 시 임종훈 대표 측이 한미약품그룹 직제 및 책임권한 규정 등 사규상 월권 등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동안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3인 연합 측은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지속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임종훈 대표는 의문을 제기해왔다. 이미 한미약품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3인 연합이 제시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와 다를 바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임종훈 대표는 3인 연합이 보낸 내용증명에 답하면서 "한미그룹 주요 계열사인 한미약품, 제이브이엠(JVM), 온라인팜, 한미정밀화학 모두 전문경영인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한미그룹은 여느 회사 못지않게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는 3인 연합 측이 소집을 요구한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될 때까지 내부 갈등과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3인 연합은 지난달 29일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의안은 총 두 가지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변경하는 것과 신규 이사 3인을 선임하는 내용이다.

임시 주주총회는 청구 시점으로부터 두 달여 뒤에 개최된다. 1개월이 지난 만큼 개최까지 1개월여가 남은 셈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 인사조직 신설 등은 3인 연합이 주장해 온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의 첫 시작"이라면서 "3인 연합은 우호 지분까지 더해 현재 한미약품그룹 지분의 과반 수준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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