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도서관·놀이터에 참치 해체쇼도…스타필드 변신한 이마트 [르포]

신세계, 이마트 죽전점 '스타필드 마켓' 1호 리뉴얼
직영 매장 줄이고 고객 휴식, 여가 공간 대거 배치..." 장보기를 휴식으로 만들겠다"

서혁진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장이 1층 매장 중앙에 새롭게 북그라운드에서 리뉴얼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유엄식 기자

"고객에게 장보기가 휴식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겠다"(서혁진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장)

신세계가 전국 이마트 점포 중 매출 3위 알짜 매장인 '이마트 죽전점'을 종합쇼핑몰 형태인 스타필드처럼 탈바꿈시켰다. 각종 판매시설을 촘촘히 배치하고, 매대에 상품을 빼곡한 진열한 전통적인 '마트' 개념에서 벗어나 자녀를 둔 3~4인 가족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가와 휴식 공간을 대거 배치했다.

신세계는 29일 오전 이마트 죽전점을 리뉴얼한 '스타필드 마켓' 1호점을 공식 오픈했다.

스타필드 마켓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의 DNA를 입힌 신개념 쇼핑 공간이다. '매일 1시간의 여유, 우리 동네 소셜클럽'이란 콘셉트로 특화 공간을 조성했다.

스타필드 마켓은 연면적 6000평(1만9800㎡)으로 규모의 이마트 죽전점에 과감한 공간 혁신을 시도했다. 기존 3800평(1만2540㎡) 규모였던 직영 매장을 2300평(7590㎡)으로 40% 가까이 줄였다. 대신 2200평(7260㎡) 규모였던 임대매장을 3700평(1만2210㎡)으로 70% 가까이 확장했다.

고객이 점포를 방문하고 가장 먼저 들르게 되는 1층 핵심 공간에 판매시설 대신 특화 공간을 전면 배치했다. 스타필드의 시그니처 조형물인 '별마당 도서관'을 축약한 모습의 150평 규모 북그라운드를 중심부에 조성했다. 이곳엔 고객이 휴식을 취하면서 각종 행사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 스테이지'가 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 2층에 조성한 키즈 그라운드 공간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2층은 키즈 특화 공간으로 꾸몄다. 키즈 패션 브랜드 매장과 연결된 25평 규모의 '키즈 그라운드'에선 자녀를 동반한 고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아이들과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소파와 아기 침대, 기저귀 갈이대 등을 갖춘 21평 규모의 유아 휴게실도 마련했다. 또 키즈카페 '챔피언 블랙벨트', 스포츠용품점 '데카트론', 젤리류 판매점 '위니비니' 등 스타필드에서 볼 수 있었던 시설도 입점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 2층에 입점한 키즈 놀이터 '챔피언 블랙벨트'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기존 지하 1층과 1층 2개 층에 걸쳐 있던 3800평(1만2540㎡) 규모의 이마트 매장은 지하 1층 2300평(7590㎡) 규모로 공간을 줄이는 대신 이마트의 강점인 신선 식품을 강화한 그로서리(식료품) 특화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신선식품과 델리 상품을 140여종 늘려 매장 전면에 배치했다.

신선 매장 한복판에 만든 '홀세일존(Wholesale zone)'에선 대용량 초저가 상품을 정가 대비 20% 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델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그랩앤고(Grab&Go)' 코너는 9m로 대폭 확대해서 매장 입구에 배치했다. 남호원 델리신선가공 담당은 "간편한 건강식을 선호하는 3040대 니즈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 매장 내 조성한 '그랩앤고' 매대. /사진=유엄식 기자

33m에 달하는 축산 코너에선 화식 한우, 바비큐, 미식돼지 등 프리미엄 축산물을 비롯해 가성비 정육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인접한 참치 전문 매장에선 한 달에 2회 대형 참다랑어 해체 쇼를 진행한다. 새롭게 구성한 블랑제리 전용존에선 점포에서 직접 만든 프리미엄 수제 식빵과 베이글 등을 맛볼 수 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 정육 코너. 매대 총 길이가 33m로 전국 이마트 매장 중 가장 길다. /사진=유엄식 기자

이마트의 '상시 초저가(ELDP)' 전략은 상품군별 매대 곳곳에 각 분야 인기 상품으로 구성한 '슈퍼 프라이스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현진 점장은 마트 구성 변화에 대해 "일상 장보기에 최적화된 공간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는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대표 브랜드 매장도 대거 입점했다. 54개 유명 브랜드 매장이 새롭게 입점했다. 이 중 15개 브랜드는 이마트에서 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점포다.

F&B(식음료) 매장으로는 유명 도넛 디저트 카페 '노티드'와 성수동의 인기 경양식 전문점 '요쇼쿠', 도곡동의 유명 샤브 전문점 '선재', 중식을 도시적으로 재해석한 캐주얼 중식 전문점 '스타청담', 그리고 오랜 전통의 회전스시 전문점 '갓덴스시' 등이 입점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은 경기 남부권 최대 규모(472평)로 조성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JAJU)는 유명 건축사무소 '서아키텍스'와 협업해 한옥의 아름다움을 인테리어에 적용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마켓 죽전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마트의 복합쇼핑몰 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향후 배후 상권과 고객 수요를 면밀히 분석해서 대형점을 중심으로 스타필드 마켓의 전환을 점진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필드 마켓 죽전 1층 팝업존에 '사랑의 하츄핑' 판업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유엄식 기자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오픈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1층에 29일부터 9월 18일까지 운영하는 '사랑의 하츄핑' 팝업 공간에서 한정판 상품과 포토존 등을 선보인다. 1층 북그라운드에서 9월 1일과 15일 오후 1시와 4시에 티니핑 캐릭터와 함께 노래하고 사인도 받을 수 있는 팬미팅 타임을 준비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키즈카페 앞에서 만난 한 30대 고객은 "아이가 좋아하는 시설을 갖춰 앞으로 자주 올 것 같다"고 했다. 마트 정육 매대에서 물건을 고르던 50대 주부는 "오픈 행사 할인이 적용돼 좋은 품질의 상품을 잘 산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부터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서 점포명을 바꾼 '신세계 사우스시티'와 스타필드 마켓 죽전은 다양한 프로모션을 공동 진행한다.

유엄식 기자 usy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