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진보교육 역사 뒤안길로…조희연표 정책 표류하나
앞서 조 교육감은 두 번째 임기 시작 직후인 2018년 7월에 정치적 중립성 위반으로 해직된 교사 5명을 특별채용했다. 이들 중 4명은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특정 후보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12년 대법에서 벌금형 확정판결을 받고 당연퇴직했고, 나머지 1명은 2002년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반대하는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가 해직된 뒤 2007년 사면 복권됐다.
감사원은 2021년 조 교육감이 이들 5명에 대해 단독으로 채용을 강행했다고 판단했다. 또 특혜 논란을 우려한 부교육감과 간부들은 수차례 반대 의견을 전달했지만 조 교육감이 이를 묵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교육감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도 수사 참고자료를 넘겼다. 공수처 출범 후 맡은 '1호 사건'이다.
공수처는 수사 4개월 만에 조 교육감에 직권남용과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2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에 공소제기를 요구했다. 재판 시작 1년만인 2023년 1월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를 선고받았다.
특히 현재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와 굵직한 사안에서 이견을 보여 왔기에 진보 교육계의 수장이 사라지면 향후 혼란이 지속될 수도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 △생태전환 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 △학교환경교육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등을 대법원에 무효 확인 소송과 집행정지를 제기했다. 네 건의 조례는 모두 대법원이 집행정지를 인용해 현재 조례 효력이 정지됐지만, 정부 여당이 교권 침해의 원인 중 하나로 학생인권조례를 겨냥하고 있는 만큼 조례의 향방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교육감 3기 역점 사업인 스마트기기 지원 사업 '디벗'과 농촌유학도 위태롭다. 이미 지난해 시의회에서 예산이 줄줄이 깎인 전례가 있는데, 이번 판결로 인해 앞으로도 예산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전국 교육감 지형도 바뀌게 된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17곳 지역 중 진보 교육감이 당선된 곳은 9곳으로 조 교육감이 직을 상실할 경우 8곳으로 줄어든다. 보수와 진보 교육감 동률이 됐다. 조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유보통합 재원 마련 등 시도교육청이 정부와 마찰하는 사안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 교육감의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진보 시도교육청의 정부·여당 대응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진보 교육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해직교사 특별채용은 교육감의 정당한 권한이며 부당하게 해직된 교사를 교실로 돌려보낸 것은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해 응당 해야 할 일"이라며 " 과거 정권의 피해자인 해직교사를 법적으로 보장된 권한과 적법한 절차를 걸쳐 특별채용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이 직을 상실하게 됨에 따라 오는 10월 16일 재·보궐 선거에서 새 교육감을 뽑게된다. '지방자치교육법'에 따르면 교육감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은 해당 시·도지사의 피선거권이 있는 사람으로서 후보자등록신청개시일부터 과거 1년 동안 정당의 당원이 아닌 사람이어야 한다. 선거 때까지 설세훈 부교육감이 권한을 대행한다. 설 부교육감은 이날 오후 곧바로 간부회의를 소집해 보궐선거 전까지의 시교육청 운영 방향을 점검할 예정이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NCT 전원 '성범죄 피소' 태일 '손절'…SNS 팔로워 '뚝뚝' - 머니투데이
- 김종민, 11살 연하 여친 최초 공개…"2년째 열애중, 결혼 계획은" - 머니투데이
- '서세원 딸' 서동주, 내년 늦봄 결혼…이혼 10년만 재혼 상대 누구 - 머니투데이
- '9년째 불륜' 김민희♥홍상수, 올해도 질의응답 없다…국내 패싱 - 머니투데이
- 성형 후 중국서 뜨더니…재벌에 청혼 받은 '86년생 여배우' 누구? - 머니투데이
- 정준하 "하루 2000만, 월 4억 벌어"…식당 대박에도 못 웃은 이유 - 머니투데이
- "시세차익 25억"…최민환, 슈돌 나온 강남집 38억에 팔았다 - 머니투데이
- 박나래, 기안84와 썸 인정…"깊은 사이였다니" 이시언도 '깜짝'
- "700원짜리가 순식간에 4700원"…'퀀타피아 주가조작 의혹' 전직 경찰간부 구속 - 머니투데이
- "수능 시계 잃어버려" 당황한 수험생에 '표창 시계' 풀어준 경찰 '감동'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