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양육비 안 낸 친모 자녀 사망 후 보험금 받아…法 "1억원 지급"

14년간 자녀를 양육하지 않다가 자녀가 사망하자 보험금을 수령한 친모가 양육자인 친부에게 과거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 제1가사부는 A(20)씨의 친부 B씨가 이혼한 아내이자 A씨의 친모인 C씨를 상대로 낸 양육비 청구 소송 항고심에서 "C씨는 B씨에게 과거 양육비 1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지난 2002년 결혼했다가 5년 만에 이혼한 B씨와 C씨는 슬하에 A씨를 뒀다.

합의이혼에 따라 A씨의 친권자와 양육자는 아버지인 B씨로 지정됐다.

이후 B씨는 택배, 일용직, 화물차 운전기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A씨를 양육한 반면 C씨는 자녀들과 교류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2021년 A씨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B씨는 C씨에게 법정상속분 중 일부만 지급 받아달라고 요청했으나 C씨는 법정상속인으로서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전액 수령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B씨는 9250만원, C씨는 8670만원을 수령했다.

이에 그동안 A씨를 키우며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한 B씨는 C씨를 상대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

C씨는 B씨가 그동안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아 양육비를 주지 않은 것이라며 B씨의 이번 청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고심 재판부는 "C씨가 사망한 A씨의 법정상속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보험회사로부터 거액의 보험금을 지급받거나 지급받을 예정인 점, C씨가 꾸준히 소득활동을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과거양육비를 1억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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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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