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구속·조업 정지·법정 공방' 영풍 옥죄는 사법 리스크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영풍의 대표이사 2명이 결국 구속됐다. 경영 공백 현실화와 함께 영풍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구지검 안동지청(지청장 엄재상)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영풍 석포제련소 경영책임자인 박영민 영풍 대표이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영장을 심리한 박영수 대구지법 안동지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박영민 대표이사와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은 2023년 12월6일 경북 봉화군 소재 석포제련소 내 유해물질 밀폐설비 설치 등 안전보건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공장 2층에서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을 비소 중독으로 사망하게 하고 근로자 3명이 비소 중독으로 상해를 입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풍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처분…1·2심 모두 "적법"
단속반은 석포제련소에서 폐수배출시설 중 아연 및 황산 제조 전해 공정 중 고효율 침전조의 폐수가 넘쳐 유출됐고 이같이 유출된 폐수를 우수 저장 이중 옹벽조로 이동할 수 있도록 별도의 배관이 설치·운영된 점(제1처분사유)을 확인했다.
폐수처리시설 중 침전조로 유입됐으나 일부 넘쳐 유출된 폐수를 우수 저장 이중 옹벽조로 이동할 수 있는 별도의 배관이 설치·운영된 점(제2처분사유)도 적발했다.
경상북도는 제1처분사유는 물환경보전법 제38조 제1항 제1호가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고 제2처분사유는 같은 항 제2호가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조업정지 3개월30일 처분 내용을 사전 통지했다.
이후 영풍의 신청에 따라 행정안전부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조업정지기간의 감축을 권고했고 경상북도는 2020년 12월29일 조업정지 1개월30일을 처분한 바 있다.
처분에 불복한 영풍은 "배출은 사업자가 조직적이고 계속적이며 비정상적으로 수질오염물질을 내보내는 것으로서 고의가 있어야 한다"며 "원고는 물환경보전법에서 규정하는 배출을 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처분은 위법하고 처분은 너무 가혹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 등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제련소의 이중 옹벽조와 우수 저장시설을 유출 차단시설, 집수시설 또는 수질오염 사고방지시설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이중 옹벽조와 우수 저장시설은 물환경보전법이 정하고 있는 수질오염방지시설이 아닌 점 ▲비례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이유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2심도 조업정지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영풍은 끝까지 법적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항소심 결과에도 불복,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상고장 제출과 함께 영풍은 조업정지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서도 제출했고 법원은 이를 지난 23일께 인용했다. 대법원은 조업정지처분 사건을 특별2부에 배당했다.
'낙동강에 카드뮴 유출' 영풍 재판도 현재 진행형
영풍 석포제련소 관계자들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카드뮴 오염수를 공공수역인 낙동강에 1064회 누출·유출하고 그로 인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지하수 2770만여ℓ를 오염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련소 관리본부장과 토양정화 담당 직원은 서로 공모해 제련소 하부 오염 토양 규모가 약 71만㎥(t)임에도 그 규모를 약 43%인 31만㎥(t)로 관할 지자체에 허위보고해 축소된 토양오염 정화처분을 받은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기소됐다.
구체적 유출 및 누출 유형은 ▲강우시 낙동강으로 향하는 배수로 댐퍼와 저류지 수문을 직접 개방해 무단 방류 ▲오염수를 펌프 이용해 청정 계곡으로 이송 후 계곡수로 위장해 무단 방류 등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낙동강 지표수 카드뮴 수질 기준인 0.005㎎/ℓ를 최대 34만4000배 초과한 1720㎎/ℓ의 카드뮴이 유출된 사례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환경부는 이와 관련해 영풍에 대해 과징금 약 281억원을 부과 처분한 바 있다.
중금속오염토 약 71만㎥(t)는 25t 덤프트럭 약 7만대 분량이다. 카드뮴은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1급 발암물질로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어 치료 전 예방이 권고되는 유해 물질이다. 체내 축적을 거쳐 심혈관, 신경계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아연 제련소의 카드뮴 유출 사건과 관련해 환경 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당시 이강인 대표이사 등 임직원 8명을 기소하자 영풍은 1달여 후 '임기 만료에 따른 신규 선임'을 이유로 대표이사를 교체하기도 했다.
현재 주식회사 영풍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며 대표이사는 박영민 부사장, 배상윤 석포제련소장 등 2명이 공동으로 맡고 있다. 법원이 경영진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함에 따라 경영 공백 현실화와 함께 사법 리스크가 큰 변수로 영풍에게 작용할 전망이며 미래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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