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4분기 블랙웰 양산…삼성·SK, HBM 경쟁 치열[엔비디아 호실적①]
HBM 수요 확대 전망…삼성·SK 경쟁 유도할듯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매출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새로운 인공지능(AI)칩 블랙웰(Blackwell)에 대해 올 4분기 양산을 못박으며 지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 대한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시간) 회계연도 2분기(5~7월)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300억4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0.68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매출 287억 달러, 주당 순이익 0.64달러를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엔비디아는 신작 블랙웰에 대해 '4분기 양산', '4분기 출하'를 선언하며 "제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을 변경했다. 연내 수십억 달러의 매출 반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 샘플은 파트너와 고객에게 배송되고 있다"며 "(기존 AI칩인) 호퍼칩 수요는 여전히 강력하며, 블랙웰에 대한 기대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크다"고 강조했다.
차세대 블랙웰 GB200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B200' 2개와 중앙처리장치(CPU) 1개를 이어 붙여 AI 시장을 주도할 '슈퍼칩'으로 꼽힌다.
GB200에는 기존 AI 칩인 H100보다 2배 더 많은 16개의 HBM3E가 탑재돼 메모리 업체들에게 큰 수익성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기존 HBM보다 가격이 더 비싼 12단 HBM3E가 들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8단 HBM3E을 엔비디아에 이미 공급 중인 SK하이닉스는 12단 HBM3E 샘플을 엔비디아에 전달했고, 4분기 본격적인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AI 시장 확대와 함께 AI칩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지면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양사에 적극적인 HBM 물량 확대를 주문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앞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엔비디아가 신제품 출시와 함께 HBM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H200 출하로 올해 엔비디아의 HBM3E 소비점유율은 60%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출시 예정인 블랙웰 울트라에 HBM3E 12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엔비디아는 또 다른 제품군의 업그레이드 계획도 있어, 내년에는 HBM3E 12단 제품 비중이 40%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수개월째 진행되고 있는 삼성전자 퀄테스트 통과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일부 외신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HBM3E 제품이 통과됐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작 엔비디아와 삼성전자 모두 명확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에게 샘플을 제공했으며, 퀄테스트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3분기 중 HBM3E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엔비디아의 경쟁 유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젠슨 황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SK하이닉스의 조속한 연구개발(R&D) 주문과 함께 제품 공급을 요구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동시에 지난 3월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에 참가한 삼성전자 부스에 들러 '비범한 기업'이라는 찬사와 함께 HBM3E 제품에 친필 사인을 남기고 제품 공급 가능성을 열어놓는 등 삼성전자에 대한 애정도 계속 드러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모두 HBM 경쟁에 참여하는 게 물량 확보와 가격 경쟁력 면에서 유리하다"며 "어느 한 쪽의 손만 일방적으로 들어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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