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성 인플루언서 사진, 트럼프 홍보에 도용”

정미하 기자 2024. 8. 29.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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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주 출신인 32세의 트럼프 지지자인 루나는 지난 3월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입한 이후 약 3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CNN이 정보회복센터(CIR)과 조사한 결과 루나는 물론 네덜란드, 덴마크, 러시아 출신 패션 및 뷰티 인플루언서 17명의 유럽 여성 사진이 무단으로 도용된 엑스 계정이 트럼프의 지지를 도모하는 선전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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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조사 결과
독일·네덜란드 등 여성 인플루언서
사진 도용한 엑스 계정, 트럼프 지지 글 올려

미국 위스콘신주 출신인 32세의 트럼프 지지자인 루나는 지난 3월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입한 이후 약 3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다. 루나는 엑스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고, 해리스에 대한 음모론을 조장하는 글을 주로 올린다. 루나가 운영하는 @Luna_2K24라는 계정에는 흰색 비키니를 입고 해변에서 찍은 셀카와 함께 “트럼프가 영원히 대통령이 되는 것을 지지하겠냐. 동의하면 미국 국기 이모티콘으로 응답하라”는 글이 7월 29일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 조회수는 5만4000회에 달했다.

유럽의 여성 인플루언서 사진을 도용해 트럼프 지지에 사용됐던 엑스 계정들. 현재는 엑스가 해당 계정을 차단한 상태다. / CNN 갈무리

하지만 28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루나의 계정은 가짜다. 정확하게 말하면 @Luna_2K24 계정에 올라온 갈색 머리의 여성은 독일의 패션 인플루언서 데비 네더로프의 사진이다. 네더로프는 엔지니어링 회사의 소셜미디어 관리자이자 모델인 독일인으로 트럼프와 무관한 것은 물론 미국 대선 투표권이 없다. 네더로프는 CNN에 “내 얼굴이 트럼프의 지지 선전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며 “나는 미국과 아무 상관이 없다.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 사는 내가 미국 정치에 신경이나 쓰겠냐”고 반문했다.

CNN이 정보회복센터(CIR)과 조사한 결과 루나는 물론 네덜란드, 덴마크, 러시아 출신 패션 및 뷰티 인플루언서 17명의 유럽 여성 사진이 무단으로 도용된 엑스 계정이 트럼프의 지지를 도모하는 선전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CIR은 인권 침해를 폭로하는 독립적이고 비영리적인 사회적 기업이다. CNN은 “이들 인플루언서 사진을 도용해 만든 가짜 계정은 56개 엑스 계정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캠프가 이들 가짜 계정과 관련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

네더로브의 사진을 사용한 가짜 엑스 계정에는 미국 선거가 조작되고 있으며, 트럼프가 또다 른 암살 시도에 직면해 있다는 거짓 주장을 담은 음모론이 가득하다. 이 외에도 동성애, 백신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담은 게시물도 올라와 있다. 실제 인물의 사진을 도용한 다른 가짜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도 비슷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여기다 이들 가짜 계정은 동일한 게시물을 사진만 바꿔 올리기도 하며, 가짜 계정 게시물을 리트윗하는 방식으로 게시물을 유포한다.

CNN은 “해당 계정과 관련해 엑스에 연락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해당 기사를 게시하기 24시간 전 동안 엑스는 대부분의 계정을 삭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가 엑스를 인수한 이후 엑스에서 허위 사실과 음모론 유포를 방지하던 팀은 해체됐다”며 “CNN이 인터뷰한 유럽의 인플루언서는 자신의 사진이 동의 없이 사용되거나 신원이 도용됐다고 신고해도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운영사는 조치를 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에서 여성의 신체적 자율권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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