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의료개혁 대안 제시, 당정갈등 프레임은 사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물마시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정부의 의료개혁에 대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 “당정갈등 프레임은 낄 자리가 없고 사치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의 2026년 의대 정원 증원 유예 제안, 윤석열 대통령의 기존 방침 고수로 ‘윤·한’ 갈등 우려가 확산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은 절대적으로 우선시 돼야 할 가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료개혁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 동력은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그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감도 잘 듣고 반응해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첫 번째로 대안과 중재가 필요할 정도로 응급실이나 수술실의 심각한 상황이냐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하고, 두 번째로 만약 심각한 상황이라면 실효적인 대안은 무엇이 있을지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정부 당국은 첫 번째에서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이고 저는 국민 여론과 민심을 다양하게 들어본 결과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대안을 제시했고 정부 의료개혁의 본질과 동력을 잃지 않는 선에서 말씀드린 것이다. 다른 대안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한동훈(친한)계 인사들도 한 대표 대안 제시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힘을 실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저희로서는 국민들의 고통을 반영할 수밖에 없고 정부에다 얘기할 수밖에 없다”며 “아무리 (의료개혁의) 목적이 정당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생명과 바꿔가면서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그는 윤·한 갈등이 재점화됐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실과 당이 갈등이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중요한 건 어떻게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냐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김경수 전 지사 복권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강행한다면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그렇다고 해서 국민 눈높이나 어려움을 당으로서 대통령실에 얘기하지 않는 것도 직무유기”라고 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도 SBS 라디오에서 “국가 중대사를 앞두고 당정 간에 불협화음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 보여준다는 점에 대해 굉장히 송구스러운 마음이지만,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은 있어야 된다 하는 게 저희들의 생각”이라고 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추석에는 의료진도 쉬어야 하는데 아픈 분들이 더 늘게 된다”며 “시기적으로 지금이 논의해야 되는 시점이라고 판단해 한 대표도 본인의 의견을 얘기하게 된 게 아닌가 보고 있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