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노래 쓰지 말랬지” 트럼프 캠프에 분노한 팝스타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를 향한 팝스타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의 히트곡을 트럼프 캠프 측이 무단으로 사용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28일(현지시각) 미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지난달 31일 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에서 선거운동 행사를 열었다. 캠프 측은 이날 행사에서 팝스타 비욘세의 최신 앨범 수록곡 ‘텍사스 홀덤’을 틀었다.
이후에도 트럼프 캠프 측은 비욘세의 노래를 무단 사용했다. 캠프의 대변인 스티븐 청이 지난주 소셜미디어에 선거운동 관련 영상을 올리면서 ‘프리덤’을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것이다.
비욘세 소속 음반사는 이에 대해 즉각 반발하며 트럼프 캠프에 이 곡 사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해당 동영상은 삭제됐다.
그도 그럴 것이 비욘세는 오랫동안 민주당을 지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 트럼프 캠프가 무단 사용한 ‘프리덤’은 비욘세 측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에 사용을 허락해준 곡이기도 하다. 해리스 캠프는 이 곡을 ‘캠페인 송’으로 사용 중이다.
청 대변인은 CNN에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을 도발하기 위해 일부러 이 곡을 사용했다”며 “민주당은 자유를 포함해 모든 것을 금지하는 데만 관심이 있음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트럼프 캠프는 비욘세 외에도 세계적인 록 밴드 푸 파이터스의 곡 ‘마이 히어로’를 무단으로 사용했다. 지난 23일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 노래가 울려퍼졌다.
푸 파이더스 측 대변인은 트럼프 캠프 측이 이 곡 사용에 대한 허가를 요청한 적도 없다면서 “이 곡 사용에 대한 로열티(사용료)를 받게 되면 해리스 캠프에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셀린 디옹도 트럼프 측의 곡 무단 사용에 반발한 바 있다. 디옹 측은 엑스(X·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성명을 올려 트럼프 캠프에 영화 ‘타이타닉’ 주제곡 ‘마이 하트 윌 고 온’ 사용을 승인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곡 무단 사용으로 트럼프 캠프는 현재 소송에도 휘말린 상태다. 미국의 유명 소울 음악가 아이잭 헤이스(1942∼2008)의 유족은 최근 캠프를 상대로 헤이스의 곡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헤이스의 유족은 트럼프 측이 2020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헤이스가 만든 곡 ‘홀드 온, 아임 커밍’을 틀었으며, 지난 9일에도 몬태나주 보즈먼 유세에서 이 곡을 썼다고 했다. 유족 측이 요구한 배상액이 300만달러(약 4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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