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권과 첫 만남 김병환 금융위원장 "단기수익 치중 아쉬워"

김보라 2024. 8. 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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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증권업 대상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 열어
김 위원장, 증권사 단기수익 치중 지적…역할 고민 당부
리스크·투자자 신뢰회복 강조…밸류업 적극 참여도 독려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증권업계 간담회에 김병환 금융위원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등 참석자들이 모였다.

지난 7월 말 취임한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9일 증권업권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2022년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일명 레고랜드 사태)을 언급하며 단기수익에 치중한 특정 부분 쏠림현상이 시장 신뢰를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권사 역할과 행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기업가치제고)에도 적극적 참여를 독려했다.

증권사 단기수익 치중 문제…역할 고민 강조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9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취임 후 네 번째 금융권 릴레이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10개 증권사 CEO가 참석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은행 및 여전업권, 보험업권과 세 차례에 걸쳐 만났다.

이날 증권업권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증권업계의 노력은 알고 있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레고랜드 사태 당시 단기수익에 치중한 특정 부분으로의 쏠림현상이 증권업계에 대한 시장 신뢰를 저하시키고 금융시스템 리스크 확산 우려로까지 이어졌다"며 "우리 자본시장과 역동적인 경제성장의 축을 담당하는 금융회사로서 증권사의 역할과 행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권사는 종합 기업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회사인 만큼 혁신기업을 발굴해 성장시키고, 성숙한 기업에는 자금과 M&A를 지원하는 등 맞춤형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적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초대형IB 등 증권사의 외형이 상당부분 성장해왔지만 혁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이 미미하고 부동산 금융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증권사 리스크 관리‧투자자 신뢰 회복 강조 

김병환 위원장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유동성·건전성 우려를 언급하며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신뢰 회복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그간 업계 노력의 결과 당면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선제적이고 철저하게 리스크를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불완전 판매와 불법 공매도 등 소비자 신뢰를 저해하는 사건들도 언급하며 투자자 보호 문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불법·불공정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 하에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전날 불법 공매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이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만큼 증권사들도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 제도개선 방안의 이행 준비를 차질 없이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 피해 및 기관 내부의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내부통제 장치 재점검 등을 철저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증권사도 밸류업 적극 참여 독려

김병환 위원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기업 밸류업을 통한 우리 자본시장과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중요 정책과제로 삼고 적극 추진 중에 있다"며 "이는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자본시장 최전선에 있는 증권업계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말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증권업권의 적극적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서는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며 "증권사가 자금중개자이자 기관투자자로서 밸류업 기업의 자금 흐름을 이끌어 나가는 한편, 기업가치를 세심하게 분석·평가해 투자 판단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디. 

이어 "증권사 스스로도 상장기업으로서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소통에 노력해 줄 것"을 강조했다. 

증권업계 "적극적 리스크 관리 노력 지속하겠다" 화답

김병환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에  증권업계는 증권사의 역할 고민과 함께 적극적 리스크 관리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최근 증권사가 특정 IB사업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IB사업의 현황을 진단하고 사업을 재조정해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할 시점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금융업무를 확대, 기업에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IB사업에서 경쟁력 있는 분야를 발굴하고 사업을 다각화해 시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또 "단순한 자금 중개자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자본력 확충을 토대로 기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며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시장이 활성화되면 기업과 증권사의 IB사업도 동반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부동산PF 등 당면한 리스크의 신속한 안정을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설정하는 등 재무 안정성 유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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