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 드라마·영화도 시청 금지…“처음 있는 일”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2024. 8. 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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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중국의 영화와 드라마를 불순 녹화물로 지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5월 말~6월 초에 지정한 불순 녹화물 목록에 남한 노래와 영화·드라마뿐 아니라 중국, 인도, 러시아의 영화와 드라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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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는 드라마 ‘양산백과 축영대’ 해설 영상. 유튜브 채널 ‘오현리의 무림토크’ 영상 캡처
북한이 최근 중국의 영화와 드라마를 불순 녹화물로 지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5월 말~6월 초에 지정한 불순 녹화물 목록에 남한 노래와 영화·드라마뿐 아니라 중국, 인도, 러시아의 영화와 드라마도 포함됐다.

함경남도 한 주민 소식통은 “중국 녹화물의 금지 목록이 나온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시청 금지 목록에는 ‘양산백과 축영대’ ‘남자의 매력’ ‘상해에 온 사나이’ ‘무예전’ ‘형사경찰’ 등 홍콩 혹은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와 드라마가 올랐다. 북한에서 안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이다.

소식통은 “한국 영화와 달리 봐도 괜찮다고 생각했던 중국 영화와 연속극이 불순 녹화물로 지정돼 놀랐다”며 “코로나 사태가 끝난 지 오래지만, 아직 중국 국경 세관이 완전히 열리지 않는 것을 보면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것 아니냐”고 했다.

중국 역사관과 관련한 강연녹음물을 듣거나 유포하지 말라는 북한 당국의 지시도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며칠 전 군당위원회 지도원들의 대화를 통해 중국이 조선 역사를 왜곡했다는 내용을 처음 듣게 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고구려를 중국 소수민족의 지방정권이라고 주장하는 등 역사를 왜곡하는 동북공정(東北工程) 움직임을 이어오고 있다.

나선시 한 주민 소식통은 “일반 주민들도 중국 동북3성 지역이 과거 고구려의 영토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이번 지시로 일반 공장 기업소 지도원급 간부는 물론 적지 않은 주민들이 정확한 내용은 잘 몰라도 중국이 한반도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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