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메모리 선점하라” … CXL·PIM 상용화로 초격차 벌린다[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김성훈 기자 2024. 8. 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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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합위기, 초격차 혁신으로 뚫어라! - (1) 삼성전자
CXL, 반도체 빠른속도로 연결
PIM, 데이터 저장에 연산까지
반도체 공정 물리적 한계 극복
‘첨단패키징 고도화’ 역량 집중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까지
고객맞춤 원스톱 솔루션 제공”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세계 최초로 300㎜ 웨이퍼 양산이 시작된 경기 화성시의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11라인의 전경. 삼성 반도체의 초격차 산실인 이곳 생산 라인에서 방호복을 입은 엔지니어들이 근무하고 있다. 마지막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라인을 모니터링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화성 =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지난 26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V1라인. 2018년 2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이곳은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장비가 세계 최초로 도입됐다. 특히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초격차 기술 핵심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된 생산 라인이기도 하다.

화성캠퍼스 12·13라인에선 팹(반도체 생산 라인) 천장 위로 웨이퍼 자동운송장치(OHT) 로봇 수백 대가 공정을 마친 웨이퍼를 다음 공정으로 넘기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현재 레거시(구형) 반도체 위주로 양산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택캠퍼스가 추가로 조성되면서 첨단 메모리 생산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이 레거시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12·13라인은 이 같은 대외 위협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활발한 가동률을 보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레거시 반도체가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며 “화성캠퍼스가 차세대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확실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와 신시장 개척이라는 역발상으로 지난 30여 년간 숱한 위기를 극복해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에도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면서 신시장을 창출했다. 화성캠퍼스의 경우, 시스템반도체 생산 라인인 S3라인을 메모리 반도체로 활용하는 등 유연한 운영의 묘를 발휘, 삼성 반도체의 글로벌 선두 도약의 발판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총성 없는 전쟁’에 비유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해 세계 1위 메모리 부문에선 차세대 D램 기술로 떠오르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프로세서와 메모리 반도체를 연결해주는 일종의 장치다. 기존에는 여러 반도체를 연결할 때 통신 규격이 달라 지연이 생겼지만, CXL 기술은 규격을 통합해 다양한 반도체를 빠른 속도로 결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업계 최초로 CXL 기술 검증에 성공했고, 본격적인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저장뿐 아니라 스스로 연산(演算)까지 하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도 ‘미래 핵심 기술’로 판단, 개발·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메모리 반도체는 전자 기기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고, 시스템 반도체로 불리는 CPU나 GPU가 이 데이터를 해석·계산·처리한다. PIM은 프로세서가 수행하는 이 같은 연산 기능을 메모리 내부에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PIM 기술을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접목, 하나로 결합한 HBM-PIM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AI 엔진을 통합해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처리가 가능해지면서 기존 HBM 대비 2배 이상으로 성능이 증가했고, 에너지 효율 역시 70% 개선됐다. 향후 AI 가속기를 비롯해 온디바이스(내장형) 저전력 PIM 개발 및 상용화까지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첨단 패키징’ 고도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과거 반도체 기술은 ‘반도체 집적도는 24개월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근간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물리적 한계에 도달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첨단 패키징이 주목받았고, 삼성전자는 기술 향상을 위해 역량을 총집결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2.5D(2.5차원) 패키징인 아이큐브(I-Cube)와 에이치큐브(H-Cube)는 반도체를 수평으로 배치한 구조이며,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엑스큐브(X-Cube)는 3D 패키징으로 내부 구성 요소를 수직으로 쌓아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 중 유일하게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 역량을 모두 갖춰 각 분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비롯해 고객 맞춤 원스톱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며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패키징 시장에 걸맞은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지속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도 고용량 기업용 SSD(eSSD) 제품을 중심으로 AI 시대에 대응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메모리 반도체 행사 ‘플래시 메모리 서밋(FMS) 2024’에서 고용량 SSD 최신 모델인 ‘BM1743’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기존 대비 읽기 성능이 최대 4배 향상됐으며,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은 올해 행사에서 ‘가장 혁신적인 메모리 기술’ eSSD 분야에 선정됐다. 삼성전자는 업계 1위인 약 47%의 eSSD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수요에 맞춰 용량을 더욱 늘려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64테라바이트(TB·1TB=1000GB) 모델까지 개발해 양산 준비를 마쳤고, 128TB 모델은 올해 말 개발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추론과 학습에 최적화된 SSD 신제품 ‘PM1753’도 함께 공개했는데, 이를 통해 확대 추세인 서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 용어설명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연결해주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 기존에는 여러 반도체를 연결할 때 통신 규격이 달라 지연이 생겼지만, CXL 기술은 규격을 통합해 다양한 반도체를 빠른 속도로 연결할 수 있다. 이론상 D램을 여러 개 연결해 무한대로 용량을 늘릴 수 있다.

◇프로세싱 인 메모리(PIM) = CPU 등 프로세서가 수행하는 데이터 연산 기능을 메모리 내부에 구현한 차세대 기술. 메모리가 자체 연산을 하는 만큼, 메모리에서 프로세서로 보내는 데이터 양이 줄어들어 에너지 소모도 기존 제품 대비 대폭 줄일 수 있다.

/제작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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