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정효의 선택은 K리그…"다시 2부 떨어지는 일 없어야"

이의진 2024. 8. 29.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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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스플릿 절실한 '7위' 광주…"선수들 위해서라도 ACL보다 리그"
이정효 광주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울산=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다시는 광주FC가 2부리그로 떨어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는 지난 28일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에서 탈락했다.

울산과 준결승 1차전을 0-1로 진 이후 이날 원정 경기로 열린 2차전에서 2-2로 비겨 합계 점수가 밀렸다.

코리아컵이 끝났지만 광주의 일정은 촉박하다. 구단 사상 처음으로 출전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일정이 9월 중순부터 펼쳐진다.

ACL과 리그 중 광주는 어디에 더 집중할까. 이 감독은 광주가 후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답했다. '강등 걱정' 때문이다.

이날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현 상황에서는 솔직하게 리그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ACL보다는 K리그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리그를 대표해서 ACL에 나가는 것인 만큼 어느 정도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일정을 변경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는 9월 17일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 홈 경기부터 ACLE를 시작한다. 10월 1일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원정 경기를 치르고, 그달 22일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을 홈으로 부른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 감독이 일정 변경을 언급할 정도로 초조해야 하는 건 광주의 상황이 강등의 공포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28라운드까지 진행된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광주는 12승 1무 15패로 승점 37을 쌓아 7위에 자리해있다. 얼핏 보면 강등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0위 전북 현대(승점 29)와 광주의 승점 차는 8에 불과하다.

33라운드 이후 상·하위 6개 팀이 묶여 진행되는 스플릿 라운드에 접어들고, 하위권 팀과 맞대결에서 연패하면 광주도 10위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불안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33라운드까지 6위 안쪽으로 올라가 상위 스플릿에 합류하는 것이다.

그러나 광주가 최근 리그에서 연패하면서 도약의 동력도 많이 떨어졌다.

2010년 창단 이후 승격과 강등을 반복했던 광주가 1부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은 후 명문 구단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이 감독 입장에서는 K리그2행만은 피하고 싶다.

지난달 21일 대구FC전(1-0)을 시작으로 3연승을 달린 광주는 지난 18일 강원FC에 두 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으로 역전패했고, 18일 울산에도 한 골 차로 졌다.

6위 포항 스틸러스(승점 44)와 승점 차는 7이다. 추격하려면 33라운드 종료까지 남은 5경기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작전 지시하는 이정효 감독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15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와 울산 HD의 경기. 광주 이정효 감독이 전반전에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2024.5.15 iso64@yna.co.kr

코리아컵 우승팀에는 다음 시즌 ACLE 출전권이 주어진다. 2024-2025시즌의 경우 ACLE에 출전하기만 해도 각 팀이 80만달러(약 11억원)를 수령한다.

그런 만큼 ACLE 진출은 무조건 '남는 장사'지만 이 감독은 울산과 코리아컵 준결승 1, 2차전 모두 주전을 대거 뺐다. 정호연, 아사니, 허율, 이희균 등 대신 후보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2차전 멀티 골을 폭발한 오후성 등이 맹활약한 광주는 선전했으나 국가대표 선수가 즐비한 울산에 합계 점수상 한 골 차로 뒤져 발길을 돌렸다.

재정 문제가 얽혀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하지 못한 광주가 코리아컵 두 경기에 정예 멤버들을 내보냈다면 체력 부담을 피할 수 없었다.

팀의 핵심인 정호연과 아사니는 9월 A매치 휴식기에 각각 한국, 알바니아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부담이 더 클 뻔했다.

이 감독은 주전들을 대신해 선전해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걸 다 쏟아냈다고 생각한다. 선수 개개인에게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코리아컵에서 우승한다고 내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나는 팀을 먼저 생각했다"며 "지금 뛰어준 선수들 덕에 우리가 지금 K리그1에서 7위에 올라 있는 거다.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까지 온 것도 이 선수들 덕"이라고 강조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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