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최초 10나노급 6세대 D램 개발…내년부터 본격 공급

삼성·마이크론보다 앞서 극미세화 기술 내놔
전력효율 개선…데이터센터 전력비용 30%↓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급 6세대(1c) 미세공정을 적용해 개발한 16Gb(기가비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SK하이닉스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10나노미터(nm·10억분의 1m)급 6세대(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2분기 10나노급 5세대(1b) 양산에 나선 지 약 1년 만이다.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내놓은 극미세화 메모리 공정기술로 올해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D램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1c 기술을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저전력 D램(LPDDR6)·그래픽D램(GDDR7) 등 최첨단 D램 제품군에 적용해 메모리 시장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전력 효율도 이전 세대보다 향상된 만큼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로 고민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9일 “업계 최고 성능이 입증된 5세대(1b)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 완성도를 높여 가장 먼저 기술 한계를 돌파했다”며 “연내 1c DDR5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나노급 D램 기술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미세공정의 난이도가 극도로 높아진 가운데 SK하이닉스는 1b D램의 플랫폼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1c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공정 고도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1b의 강점을 효율적으로 1c로 옮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극자외선(EUV) 특정 공정에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하고, 전체 공정 중 EUV 적용 공정을 최적화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설계 기술의 혁신도 병행한 결과 생산성은 이전 세대인 1b 대비 30% 이상 높아졌다.

1c DDR5의 동작속도는 8Gbps(초당 8기가비트)로, 이전 세대 대비 11% 빨라졌다. 전력 효율은 9% 이상 개선됐다.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의 전력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소비 절감을 최대 고민거리로 꼽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운영사들이 1c D램을 데이터센터에 적용하면 전력 비용을 이전보다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환 SK하이닉스 DRAM 개발담당 부사장은 “최고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충족한 1c 기술을 차세대 HBM·LPDDR6·GDDR7 등 최첨단 D램 주력 제품군에 적용하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D램 시장 리더십을 지키면서 고객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AI 메모리 솔루션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