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산’에 멈춰선 일본…속도 느려 막대한 피해 우려

홍석재 기자 2024. 8. 2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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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 지역에서 본격 북상하자 일본 열도가 최대 규모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일본 기상청은 29일 오전 9시 현재 "태풍에 따른 특별 경보를 발령 중"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태풍 '산산'은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 인근에서 시속 15㎞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태풍은 이동 속도가 느려 서일본을 중심으로 장시간 강한 바람과 폭풍우가 이어지는 등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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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가옥이 무너지자 출동한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 10호 태풍 ‘산산’이 일본 규슈 지역에서 본격 북상하자 일본 열도가 최대 규모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일본 기상청은 29일 오전 9시 현재 “태풍에 따른 특별 경보를 발령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태풍 ‘산산’은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 부근에 상륙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태풍 ‘산산’은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 인근에서 시속 15㎞ 속도로 북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55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0m, 최대순간 풍속은 초속 60m이다.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이날 “역대 최강급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견고한 건물을 붕괴시킬 만한 위력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날 새벽부터 일본 남부에 불어닥친 태풍 영향으로 구마모토현 4910가구를 비롯해 인근 지역 9천여가구가 정전됐다. 오이타현에서도 강한 비가 퍼붓듯 내리면서 ‘현저한 호우에 관한 정보’가 발표됐다. 기상청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폭풍과 파도, 해일이 예상되는 만큼 최대급 경계가 필요하다”며 “하천 범람과 토사붕괴, 저지대 침수에도 같은 조처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태풍이 접근한 가고시마현 야쿠시마초에서는 관측 사상 최대 순간 풍속인 초속 44.4m를 기록해 역대 1위 기록을 다시 썼다.

일본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피해가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27일 아이치현에서는 산사태가 일가족이 사는 주택 1채를 덮쳐 4명이 구조됐으나, 70대 여성과 30대 추정 남성 1명이 사망, 또다른 1명은 행방불명 상태다. 가고시마시에서는 28일 항구에서 소형 선박에 타고 있던 60대 남성 1명이 바다로 추락해 실종됐다. 엔에이치케이 방송은 “가고시마현 9명, 미야자키현 30명 등 모두 39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미야자키시에서만 160여 건의 피해 정보가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돌풍에 날아온 물건으로 유리창이 깨졌다’는 등의 보고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번 태풍은 이동 속도가 느려 서일본을 중심으로 장시간 강한 바람과 폭풍우가 이어지는 등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피해 예방 조처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 소방청 집계에 따르면, 미야자키현과 가고시마현 등에서 전날까지 모두 198만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또 문부과학성은 미야자키현 등 6개 현에서 초·중·고교와 대학교 262곳이 휴교했다. 항공편과 열차 등 교통 운행에도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칸센 일부 구간이 29∼30일 사이 운행을 전명 중단했다. 태풍이 계속 북상할 경우, 도카이도 신칸센 등은 30일∼9월 1일까지 운행 중단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산산’은 정치, 경제 분야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당장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자민당 총재 선거에 일부 후보자들이 태풍 ‘산산’ 피해를 우려해 출마 발표를 연기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43)이 당초 30일 예정됐던 출마 선언을 다음달 6일로 연기했다”며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로부터 “태풍 산산이 오는데 정부가 위기관리 태세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출마 회견을 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번 주 출마 기자회견 시점을 조율하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상 등 정부 각료들도 출사표 발표를 다음주 이후로 연기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역시 공약 설명을 위한 기자회견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뒤 기자들에게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있을 때는 어떤 타이밍이 좋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도요타자동차가 태풍 피해를 우려해 28일부터 이튿날 오전까지 일단 일본 내 14개 공장, 25개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기업도 영향을 받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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