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팀 정체성 다시 보여주자"…오마이걸이 10년차에 데뷔초 콘셉트로 돌아온 이유(종합)

오마이걸 아린, 미미, 효정, 승희, 유아, 유빈(왼쪽부터). 사진 제공=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한 분야에서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몸담으면, 경력이 쌓여 능숙하고 노련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처음 발을 담갔던 순간만큼의 열정은 다소 식을 수 있다. 윤기가 반짝반짝 빛나던 의지가 장기적인 시간을 거치면서, 조금씩 희미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오마이걸은 10년 차에 다시 초심을 다졌다. 성숙해진 스킬은 자랑하면서, 초기의 열렬한 마음을 다시 불태우고 있다. 특히 데뷔 초 가장 잘하던 콘셉트로 돌아왔다는 점이 관심사다. 오마이걸을 오래 응원해 온 팬들에게는 반가움을, 최근 '입덕'한 팬들에게는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지난 26일 공개된 이번 미니 10집 '드리미 레조넌스'의 타이틀곡 '클래시파이드'는 몽환과 아련함, 순수함이 돋보이는 곡이다. 비교적 활동 초반기에 선보였던 노래 '비밀정원', '다섯 번째 계절', '한 발짝 두 발짝'과 비슷한 무드를 자랑하는 서정적인 곡인 셈이다. 최근 큰 사랑을 받은 노래 '던 던 댄스', '돌핀', '살짝 설��어' 등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더군다나 늦여름에 발매하는 곡이라, 최근 타율이 높았던 청량 콘셉트로 나올 법도 하지만, 몽환과 아련을 선택해 '의외'라는 평을 얻고 있다.

효정은 "팬들이 많이 기다린 앨범이라 고심을 많이 했다. 저희 이야기를 많이 담은 앨범이라, 기대도 설렘도 크다. '몽환, 아련'을 살짝 다시 한번 새롭게 보여드리고 싶었고, 오마이걸 정체성을 보여드리자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라며 "사실 몽환과 밝은 에너지 사이에서 많이 생각하고 고민했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는 접목시킬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보자는 생각이었다. 몽환이긴 하지만, 위로라는 메시지로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봤다. 10년의 활동이 다 담긴 것 같다"라고 했다.

승희는 "대중적으로 많이 사랑받은 곡이 그런 곡들이다. 이번에도 여름과 가을에 걸쳐 나오는데, 이런 청량한 곡들로 나와야 '오마이걸스럽나'라는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팬분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위로와 힐링을 드리고 싶다는 목표가 컸다. 그래서 몽환, 서정적으로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위로 메시지를 강조한 이유로는 유빈이 "10년 차 활동을 돌아봤을 때, 노래를 좋아해서, 그리고 무대를 좋아해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음악을 사랑해서 한 일이더라. 음악으로 위로를 많이 받았고, 기쁨도 많이 받아서 다시 돌려드리고 싶었다. 많은 팬분이 얘기해 주실 때, 저희 음악으로 힘들 때 위로를 많이 받았다는 메시지를 받았을 때가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준비를 해봤다"고 답했다.

오마이걸 아린, 미미, 효정, 승희, 유아, 유빈(왼쪽부터). 사진 제공=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지난 10년을 돌이키기도 했다. 2015년 4월 데뷔한 오마이걸은 밝고 청량한 콘셉트로 전 세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어느덧 10년 차라는 영광의 시간을 맞았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걸그룹 동기들이 결국 '마의 7년'을 넘지 못하고, 해체하거나 간헐적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가운데, 오마이걸만큼은 한 소속사에서 꾸준히 완전체 활동을 이어간 것이다.

10년 차에 낸 앨범도 데뷔 초 콘셉트로 돌아간 만큼, 10년을 되돌아봤을 때도 '데뷔 당시'가 제일 생각난다고. 미미는 첫 미니앨범 '오 마이 걸'의 타이틀곡 '큐피드'로 쇼케이스 선 당시를 회상하며 "데뷔 때가 아직도 기억난다. 쇼케이스 시작 전에 뒤에서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멤버들끼리 눈 마주치고 손잡고 있었다. 그때 서로 긴장 풀어주려고 눈 마주치는데 눈물이 나더라. 그 순간이 안 잊혀진다. 그 순간을 늘 회상하면서 지금도 살고 있는 것 같다"며 초심을 다졌다.

승희도 데뷔 초를 생각하며 "그때만 해도, 사실 3년 활동도 까마득하다고 생각했다. 벌써 '마의 7년'을 넘고 잘 버텨서 10년까지 왔다. 데뷔 초에 '10년 차에는 콘서트도 하고, 투어도 하고, 다른 선배님처럼 정규앨범도 몇 집까지 내고, 히트곡도 막 갖고 있는 가수가 돼야지'라고 했는데, 어느 정도 이룬 것 같아 행복하다. 너무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직까지 오마이걸로 목표치는 더 위에 두고 꿈을 쫓고 있다. 그래서 데뷔 때 생각했던 목표로 생각하면, 지금 이룬 정도는 딱 반 정도 왔다고 생각한다. 월드투어나 돔투어나, 세계적으로 글로벌하게 오마이걸 에너지를 많이 퍼뜨리고 싶다"고 바랐다.

오마이걸 아린, 미미, 효정, 승희, 유아, 유빈(왼쪽부터). 사진 제공=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도 짚었다. 효정은 "멤버들이 사회생활을 안 해보고 데뷔를 했다. 저도 22살에 데뷔했지만, 사회생활 조금 해보고 갓 데뷔한 상황이라, 저희끼리 사회생활 처음 해본 것이다. 밖에서 부딪히고 서로서로 알려주고, 서로에게 선생님이 돼준 것 같다. 우뚝 설 수 있는 강한 존재가 된 것을 요즘 느낀다. 옛날에는 혼자 어디를 나가면 걱정되기도 했다. 혹은 저 또한 '혼자 잘할 수 있을까' 했다. 그런데 이제는 멤버들이 혼자서 다 잘하니 너무 멋지고 자랑스럽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마이걸 아린, 미미, 효정, 승희, 유아, 유빈(왼쪽부터). 사진 제공=알비더블유, WM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살짝 설레는' 마음으로 걸음마를 '한 발짝 두 발짝' 떼던 오마이걸은 팬들을 향한 '리얼 러브'가 가득한 노래로 좀 더 '클로저'하게 다가가, 자신들의 '얘길 들려줬다'. 그러면서 열 번 동안의 '다섯 번째 계절'을 보낸 이들은 마침내 '던 던 댄스'를 추면서, 화려한 '불꽃놀이'로 축포를 터트리고 있다. 멤버 각자들에게도 오마이걸이라는 의미는 남다를 터,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오마이걸이 어떤 의미인지 질문이 던져졌다.

"본이다 본. 근본이라는 것이다. 시작을 함께 해왔고, 그동안 많은 일을 겪었고, 아프기도 했다. 그러면서 약을 발라 낫기도 하고, 흉터가 사라지기도 하고, 수많은 과정과 시간을 겪었다. 그걸 잊지 말고 간직해서 더 멋진 오마이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존재다."(미미)

"오마이걸은 집 같다. 제가 집을 너무 사랑하는데, 어려운 일, 기쁜 일, 힘든 일 등 어떤 일이 있어도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들이다. 많은 감정을 공유하고 싶고, 많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기도 하다. 저를 지켜주면서 집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존재다."(유빈)

"오마이걸이 그냥 저인 것 같다.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살지 않느냐. 저만큼 사랑하고, 저만큼 가꾸고 싶고, 저만큼 애정하고, 또 가끔은 또 미워하기도 하고. 그 마음을 오마이걸한테 느끼는 것 같다."(효정)

"20대의 기록인 것 같다. 첫 사회생활이 회사와 오마이걸이었다. 오마이걸 멤버들을 곁에서 보면서 지금의 제가 만들어진 것 같다. 굉장히 서툴기도 했고, 단체 생활이 익숙하지 않아 애먹기도 했다. 지금까지 우리 팀이 있어서 제가 지금까지 성장했고 지켜졌다. 20대분들이 20대 기간을 보내고, 그다음 번에 갔을 때 '이런 사람이 됐다'는 것을 이제서야 느끼는 것 같다. 완전한 기록들이다."(유아)

"10년으로 20대를 보냈기 때문에 청춘이라고 본다. 오마이걸이 없으면 제 청춘은 다 사라진다. 오마이걸에 청춘을 다 바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되돌아봤을 때 너무나 아름다운 청춘인 것 같다."(승희)

"다른 의미로 저라고 생각한다. 어딜 가나 저에게는 오마이걸이 붙는다. 저에게 떨어질 수 없고, 언제나 같이하는 존재라 생각한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기도 하고, 소중하기도 하다. 제가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그런 존재인 것 같다."(아린)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