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흑표 전차 '파워팩' 완전 국산화, 시동 걸렸다 [취재파일]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2024. 8. 2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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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수출을 확대하려면 1,500마력 변속기를 반드시 국산화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독일제 변속기가 채용된 K2는 중동 지역 수출에 애로가 많습니다.
독일이 변속기 중동 수출의 E/L(수출 허가)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변속기까지 국산으로 갖춰야 독일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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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2 흑표 전차
K2 흑표는 명실공히 우리 군 최신예 주력 전차입니다. 또 폴란드 수출 잭팟에 이어, 전차 핵심부품 튀르키예 수출 계약도 체결된 K-방산 국가대표입니다. 폴란드에서 실시된 훈련과 시험평가 중 독일, 미국, 영국, 프랑스의 전차를 사격 및 기동에서 따돌려 세계 명품의 반열을 넘볼 태세입니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전차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파워팩이 반쪽 국산입니다. K2용 1,500마력 엔진은 독자개발된 국산인데 1,500마력 변속기는 독일 RENK사 제품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독일제 변속기는 가격과 유지비용이 비싼 데다 전차 수출 과정에서 독일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그래서 변속기 독자개발, 즉 파워팩 완전 국산화는 우리 방산업계의 중요 과제입니다.
반가운 소식이 들립니다. 최근 방사청 주관의 내구도 검사에서 1,500마력 국산 변속기가 306시간, 9,200km 연속 가동을 기록했습니다. '수명 주기 연속 작전 수행 가능'이라는 우리 군 기준 대비 96% 수준에 도달한 것입니다. 2017년 K2 2차 양산을 위한 내구도 검사 중 74% 수준인 237시간, 7,110km에서 멈춰 고배를 마셨던 것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발전입니다.
폴란드 수출용과 우리 군 4차 양산용 K2 전차의 변속기로 국산을 채택하느냐, 독일제를 다느냐… 군 당국의 결정이 남았습니다. 군 내 여론은 국산 변속기에 호의적입니다. 방사청은 내구도 평가 결과와 후속 대책, 관련 기관 의견 등을 종합 검토해 사업분과위원회와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상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500마력 국산 변속기, 군 기준 96% 달성
▲ K2 전차용 1,500 마력 변속기
우리 군이 설정한 K2 전차 1,500마력 변속기의 성능 기준인 '수명 주기 연속 작전 수행'에서 수명 주기는 320시간, 9,600km입니다. 9,600km의 거리는 개발-양산-운용-폐기의 모든 기간을 포함합니다. 달리 말하면 폐기 때까지 쉼 없이 가동하는 것이 우리 군 기준입니다. 세계 최고라는 독일 1,500마력 변속기보다 높은 성능 기준으로 알려졌습니다. K1 계열 전차의 경우 수명 주기와 유사한 개념인 창정비 주기가 7,000km 이하입니다.
K2 전차용 1,500마력 변속기 내구도 검사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실시됐습니다. 306시간, 9,200km에서 검사가 중단됐습니다. 군의 한 당국자는 "제동장치 블레이드 관련 문제로 시험이 멈췄다"고 말했습니다. 수명 주기를 100% 충족했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기준 대비 4%인 14시간, 400km가 모자랐습니다.
성능 기준이 320시간, 9,600km이기 때문에 업체 측은 미충족분을 보충할 품질보증 대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고장 나면 바로 교체할 수 있도록 정비대충장비(M/F)용 변속기 5대 무상제공, 전문인력이 상주하는 정비지원센터 운용, 품질보증기간 1~2년 연장, 결함 부품 전 기간 무상보증 등입니다. 육군과 해병대 쪽에서는 "국산 변속기가 이미 달성한 306시간, 9,200km 내구도로도 현재 K2 운용 개념에 부합한다", "업체의 품질보증 대책은 14시간, 400km 미충족을 충분히 커버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국산 변속기 내구도 검사에 대한 평가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튀르키예는 벌써 921억 원 상당의 1,500마력 국산 변속기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재작년 여름 튀르키예 사막에서 펼쳐진 수천km 실주행 방식의 평가를 통과한 데 따른 성과입니다. 튀르키예 실주행 평가는 예정된 최소한의 일반 정비와 평가요원들의 휴식시간을 빼곤 계속 주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사청의 선택은?
K2 수출을 확대하려면 1,500마력 변속기를 반드시 국산화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은 독일제 변속기가 채용된 K2는 중동 지역 수출에 애로가 많습니다. 독일이 변속기 중동 수출의 E/L(수출 허가)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대독일 관계가 좋지 않은 유럽 국가들도 K2의 독일제 핵심부품을 꺼립니다. 변속기까지 국산으로 갖춰야 독일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가격 경쟁력입니다. 독일제 변속기의 단가는 최근 1년 사이에 2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반면, 국산무기의 가격 변동성은 물가상승률 범위 안에 있고, 국산 변속기의 단가 상승률도 3~4% 정도입니다. 획득과 운용유지, 정비를 포함한 총 수명주기 비용은 독일 변속기가 국산 변속기보다 2~3배 비싸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K2가 추가 확보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 요인은 변속기가 유일합니다.
남은 절차는 방사청의 결심입니다. 폴란드 수출용 K2 전차에, 또 K2 전차 4차 양산 사업에 어떤 변속기를 채용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306시간, 9,200km에 품질보증 대책을 내놓은 국산과 독일제 중에서 선택하는 것입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작년 5월 국산 변속기 적용을 우선 추진하되, 내구도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해 최종 적용 여부를 방추위에 보고하기로 의견이 모아진 바 있다", "이번 내구도 검사 결과와 관련 기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방추위 상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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