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적 악상에 빈틈없는 작법…‘완벽한 교향곡’ 칭송받아[이 남자의 클래식]

2024. 8. 2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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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더 대위법을 공부하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794년 베토벤의 스케치북.

하지만 허술한 연주 실력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의 첫 교향곡이 독창적인 악상과 빈틈없는 작법으로 완벽하게 작곡된 작품임에 이견을 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베토벤은 고전주의의 모범적인 형식을 흡수한 정통적인 교향곡을 탄생시킴과 동시에 한편으론 이전엔 없었던 몇몇의 실험적인 악상들을 심어 놓음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자신만의 독창적이고도 숭고한 교향곡의 세계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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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남자의 클래식 - 베토벤 ‘교향곡 제1번’
대위법 공부하며 기본기 닦아
1795년 착상해 1800년 완성
실험 가미한 고전주의 교향곡
당시 언론 “대단한 예술” 호평

“반년 더 대위법을 공부하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794년 베토벤의 스케치북.

베토벤은 단 한 번도 음악학교에서 정규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어린 시절 본 선제후의 아량으로 도시에서 내로라하는 궁정 음악가들에게 음악 수업을 받긴 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했다. 22세에 빈으로 이주한 베토벤은 마침내 당대 최고의 교향곡 작곡가 하이든의 곁에서 교향곡이라는 드넓은 밭을 일궈낼 최고의 작농법을 배울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러나 하이든은 이 미완의 천재에게 그저 고결한 취향을 지닌 멘토이자 음악계로 이끌어 줄 든든한 후견인을 자처할 뿐 음악 수업에 많은 시간을 내어주진 않았다. 성미 급한 베토벤은 하이든과 함께 공부를 시작한 지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음악적 갈증을 해소해줄 스승들을 찾아 나선다. 그러곤 곧장 빈 슈테판 성당의 음악감독이자 대위법의 대가 알브레히츠베르거(1736∼1809)를 찾았고, 역시 작곡가이자 빈의 유명한 음악 선생인 솅크(1753∼1836)를 찾아가 하이든 몰래 음악 이론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그리고 희곡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나 영화 ‘아마데우스’를 통해 ‘살리에리 증후군’으로 잘 알려진 빈의 궁정 작곡가 살리에리(1750∼1825)는 신인 음악가 베토벤의 열정을 가상히 여겨 수업료도 받지 않고 성악 작곡에 관한 레슨을 해줬다. 이로써 베토벤은 대위법 등의 음악 이론을 익혀나가며 훗날 인류의 유산이 될 교향곡을 작곡할 수 있는 기본기를 탄탄히 다져나갔다.

1800년 4월 2일 빈의 부르크테아터에서 마침내 베토벤의 첫 교향곡이 발표되던 날, 오매불망 새로운 교향곡의 등장을 기다려 오던 빈의 청중들은 한껏 들떠 있었다. 당시는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이 마지막 교향곡을 발표한 지 이미 5년이나 지난 뒤였고, 모차르트의 마지막 교향곡 발표로부터는 12년이나 흐른 후였기 때문이다.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빈의 음악계와 청중들은 베토벤의 교향곡에 환호를 보냈다. 당시 음악 신문인 알게마이네 무지칼리셰 차이퉁(Allegemeine musicalische Zeitung)은 “대단한 예술, 새로운 작품, 아이디어의 충만함”이란 호평으로 넉넉한 합격점을 줬다. 다만 초연의 지휘봉을 잡았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목관 파트의 연주 실력에 대한 비평은 있었다. 하지만 허술한 연주 실력에도 불구하고 베토벤의 첫 교향곡이 독창적인 악상과 빈틈없는 작법으로 완벽하게 작곡된 작품임에 이견을 다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베토벤의 첫 교향곡이 탄생되기까지는 최소 5년의 시간이 걸렸다. 베토벤은 1795년부터 악상들을 하나둘씩 착상시켜나갔고 본격적으로 1799년부터 작곡에 착수해 1800년까지 무려 5년이란 숙성의 시간을 두고 완성했다. 작품의 외형은 모차르트와 하이든 등의 고전주의의 모범적 교향곡의 형태를 취하는 듯하지만, 내재적 속성은 그렇지 않다.

베토벤은 고전주의의 모범적인 형식을 흡수한 정통적인 교향곡을 탄생시킴과 동시에 한편으론 이전엔 없었던 몇몇의 실험적인 악상들을 심어 놓음으로써 앞으로 다가올 자신만의 독창적이고도 숭고한 교향곡의 세계를 예고하고 있다.

■ 오늘의 추천곡
교향곡 제1번 Symphony no. 1 Op. 21

총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초연은 1800년 4월 2일 빈의 부르크테아터에서 이뤄졌다.

 황실 도서관장이자 제국 교육위원장을 지낸 고트프리트 판 스비텐(1734∼1803) 남작에게 헌정됐다. 악보의 초판은 파트 악보로 1801년 빈의 호프마이스터 운트 퀴넬을 통해 출판됐고, 총보는 1809년에 런던의 치안체티니 앤 스레라티에 의해 출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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