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호 디렉터 "건강한 발로란트 위해 요원 밴 없다"

최은상 기자 2024. 8. 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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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입 필요하지만 유저 스스로 만들어가는 생태계가 건강한 게임
- 앤디 호 발로란트 총괄 디렉터

라이엇게임즈 '발로란트' 개발진은 밸런스 조정으로 인위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가기보다는 유저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방향을 지향했다. 

게임톡은 최근 라이엇 게임즈가 개최한 발로란트 PC방 어택 이벤트를 방문한 앤디 호 총괄 디렉터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호 디렉터는 8년 간 이끌어온 조 지글러에 이어 지난 2021년부터 전 세계 발로란트 서비스 지휘봉을 잡았다.

호 디렉터는 잔뼈가 굵은 개발자다. 미국 명문 워싱턴대학 졸업 후 증권 트레이더로 활동한 독특한 커리어를 갖고 있다. 라이엇게임즈는 개발자 소개에서 호 디렉터가 금융권에서 일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트레이더를 그만둔 그는 지난 2009년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해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그가 디자인한 대표적인 챔피언은 '갱플랭크'와 '문도 박사'다. 이외에도 초창기 룬 시스템을 만들었다. 2016년부터 발로란트 프로젝트 팀으로 이동해 개발에 전념했고, 입사 12년 만에 총괄 디렉터 자리에 올랐다. 

인터뷰에서 호 디렉터와 발로란트 개발진이 추구하는 밸런스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제트와 레이즈 등 '진입기'가 있는 타격대 요원의 강세가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호 디렉터는 '자연스러운 흐름(Free Flow)'을 강조했다.

호 디렉터는 "발로란트 자체가 특정 요원이나 스킬 능력치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구성을 해놓되 그 안에서 밸런스를 찾아가는 방향성을 지향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해당 문제는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트와 레이즈는 맵의 영향이 매우 크다. 고착화된 구도를 깨고 싶지만, 게임 자체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길 바란다. 개발진에서는 이를 '프리 플로우'라고 한다"라며 "그 안에서 유저들끼리 다양한 전략을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밸런스를 찾길 원한다"라고 밝혔다. 

- 제트와 레이트가 보여주는 진입 퍼포먼스는 다른 타격대 요원에 비해 압도적이다 (출처 : valorant KR 유튜브)

라이엇게임즈의 또 다른 대표 프랜차이즈인 롤을 예시로 들었다. 호 디렉터는 "롤은 정해진 메타가 있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고 만들어진다. 발로란트도 마찬가지다. 경쟁 장르에서 메타는 유저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제트가 처음 출시됐을 때를 되돌아보면 최악의 요원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활용법이 연구되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최고의 요원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물론 어느 정도의 개입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력가 요원 '바이퍼' 강세가 오랫동안 지속되자 연달아 하향 조정을 적용한 사례는 자연스러운 메타 흐름을 원하는 개발진의 방향과 상충되는 모습이 아닌가"라는 질문의 답변이다.

호 디렉터는 "그렇다고 해서 개발진의 개입이 아예 필요없는 건 아니다. 다만, 필요한 변화를 언제 가져가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시로 '킬조이'에 비해 '사이퍼'가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지 않자 버프로 유저들의 픽률을 올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밸런스라는 것이 '특정 요소와 요소가 갖는 힘의 균형'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밸런스는 많은 요소가 다양하게 결합돼 있다"라며 "개발진은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밸런스를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 바이퍼의 강세가 지속되자 연달아 너프를 한 전례가 있다 

유저들이 언제쯤 다른 방법을 찾아낼지, 이를 언제까지 시도하게 놔둘지, 혹은 새로운 요소를 도입할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단순히 요원별 파워의 수치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특정 요소를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호 디렉터는 "첨언하고 싶은 게 있다. 일반인 유저뿐만 아니라 프로씬에서도 언제 요원 밴이 나오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요원 밴은 장점도 있지만, 이것은 안전한 길만 선택하는 것이다.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관점에서는 좋지 않은 방향"이라고 우려했다.

요원 밴을 도입해도 결국은 나오는 요원만 나오게 된다는 지적이다. 개발진은 유저, 혹은 선수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요원을 선택해 퍼포먼스적으로 최고의 모습을 내게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더 건강한 생태계라는 입장이다. 

이어 신 맵 '어비스'가 "낙사 등의 특수 기믹으로 새로움과 재미는 챙겼지만, 실제 플레이 하는 입장에서는 피로도가 심하다는 피드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질문에 새로운 맵을 출시하는 이유를 얘기했다. 

- 요원 밸런스에 대해 설명 중인 호 디렉터 

새로운 맵의 출시 의도는 궁극적으로 "유저가 다양한 경험을 접하고, 새로운 재미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역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 디렉터는 "새로운 맵을 출시하면 항상 두 가지 반응이 존재한다. 언제 익숙해지냐고 불평하는 유저, 그리고 재밌게 즐기는 유저다"라며 "유저를 위해 새로운 맵을 내놓지만 항상 상반된 입장의 두 가지 피드백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익숙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유저들의 습득 속도를 높히기 위해 직선적인 맵을 낸다면 반응은 좋겠지만, 게임의 창의성을 고립시킨다. 이는 게임 생태계적으로 좋지 않은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복잡함만 추구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맵의 복잡함보다는 어떤 요원이 활약할 수 있을지, 은신이나 낚시 자리, 필드 기믹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다고 한다.

호 디렉터는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맵은 유저들의 즐거움을 위해서다. 어비스는 그런 취지에서 잘 작동하고 있지만, 지금의 구조가 큰 문제나 반발을 일으킨다고 하면 유저들의 피드백에 따라 개발 방향을 다르게 해 볼 마음이 있다"라는 말을 전했다. 

- 피곤하다 vs 신선하다, 극과 극의 반응이 엇갈린 신 맵 '어비스' 

anews9413@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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