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고지전 생각나네”…러시아·우크라, 막판 ‘영토점령’ 경쟁, 왜?
젤렌스키 “자국 탄도미사일 시험 성공
美지원 ‘F-16 전투기’도 실전에서 성과”
러시아도 우크라 동부 전선 공세 강화
이틀째 우크라 전역에 미사일·드론 발사
“오는 종전 협상서 우위 점하려는 전략”
전문가들은 11월 미국 대선을 전후로 종전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종전안을 미국에 조만간 전달할 방침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이 이날 병력 3만명을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방면에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이날 열린 ‘우크라이나 2024 독립 포럼’에서 연사로 나선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 쿠르스크주 수드자 지역을 포함한 여러 지역의 마을 100여 개를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하고 있는 면적은 1294㎢ 규모, 쿠르스크에 진격하는 과정에서 생포한 러시아 군인은 594명이다.
우크라이나는 무기와 장비들도 공개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4일 드론과 미사일을 결합한 형태의 신형 무기 ‘팔랴니치아’를 공개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행사에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가 최초의 자국 탄도미사일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조차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지원하기를 망설였던 F-16 전투기가 드디어 전쟁에 투입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공중 폭격과 공방도 치열하다. 러시아는 지난 26일 밤 우크라이나 전역의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해 200발 이상의 미사일·드론을 발사한 데 이어 27일에도 100발에 달하는 미사일과 드론을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전역에 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에서 장거리 전략 폭격기 여러 대가 이륙했다면서 전국에 공습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양국이 이처럼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이유는 다가오는 종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는 게 중론이다. 미국의 정치매체 폴리티코 유럽판 등 외신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점령한 여러 마을들을 향후 협상 카드로 활용할 방침이다. 전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 미국 등 서방이 종전 논의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국제법상 불법으로 편입했는데, 당시와 마찬가지로 전투는 멈추되 점령한 영토는 유지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나 유럽연합(EU)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협상도 진행될 수 있는데, 우크라이나에서 차지한 땅이 넓을수록 입김이 세진다.
다만 발등에 불이 떨어진 쪽은 우크라이나다.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그대로 넘겨줘야 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본인 당선시 전쟁을 즉시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끊고, 더 이상의 전투를 중지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는 방법에 대한 계획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그는 오는 9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을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가 마련한 종전안을 설명할 방침이다.
러시아를 향해서도 대화하자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오는 11월 ‘제2차 평화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데, 러시아를 초청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스위스에서 열린 1차 회의에는 러시아를 초청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직접 물밑작업에 나섰다. 그는 지난 23일 키이우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인도 언론들과 인터뷰하면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 가운데 한 군데서 평화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길 희망한다. 모디 총리에게 인도를 개최 국가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사우스는 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중진국’ 혹은 주요 개발도상국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개전 이후 미국 중심의 서방 동맹에 맞서기 위해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경제 블록인 브릭스(BRICS)에 올해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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