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로 완주’ 목표 김황태, “기우제라도 드려야하나”
파리 패럴림픽이 29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메달 레이스에 돌입했다. 한국대표팀 중 메달이 아니라 꼴찌로 완주에 도전하는 철각이 있다. 바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에 출전하는 김황태(47·인천시장애인체육회)다.
김황태는 2000년 전선 가설 작업을 하다가 고압선 감전 사고로 양팔을 잃었다. 그 후 1년 만에 마라톤, 태권도, 스키 등에 다양한 운동에 도전했고 패럴림픽 출전을 위해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했다. 그는 이번이 첫 패럴림픽 출전이다. 김황태는 29일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꿈의 무대에 왔기에 사실 더 바라는 것은 없다”며 “다치지 않고 무사히 완주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김황태는 지난 6월 국제트라이애슬론연맹(ITU)이 발표한 세계랭킹에서 9위를 기록하며 파리행 마지막 티켓을 받았다. 김황태의 파리 패럴림픽 목표는 ‘완주’이자 꼴찌인 11위다. 김황태는 “원래는 목표가 10위였는데 11위로 바꿨다”며 “와일드카드가 1명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황태는 9월1일 출전한다. 센 강에서 수영(750m)부터 사이클(20㎞), 달리기(5㎞) 순으로 3개 종목에 나선다. 가장 부진한 종목은 수영이다. 김황태 장애 등급은 PTS3(중대한 근육 손상 및 절단)이다. 파리 패럴림픽 트라이애슬론에서 김황태처럼 어깨 바로 아래부터 두 팔을 모두 잃은 선수는 없다. 양 팔이 모두 없는 데다 센 강 유속이 빨라 더욱 불리하다. 김황태는 “유속이 빨라 상대를 따라잡기는 힘들다”며 “내 수영기록이 18, 19분인데 지난해 센강에서 27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만일 수질 오염, 빠른 유속 등으로 인해 수영이 취소돼 사이클, 달리기만 하는 듀애슬론으로 바뀌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그렇게 되면 김황태의 목표도 완주한 꼴찌가 아니라 당당한 메달리스트로 바뀔 수 있다. 김황태는 출국에 앞서 “비가 많이 오면 센 강 수질이 나빠져서 수영이 취소될 수도 있다”며 “매일 기우제를 드려야하나”라며 웃기도 했다.
파리공동취재단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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