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인사로 번진 한미약품 갈등…박재현 대표 전무로 강등

구단비 기자 2024. 8. 29. 08: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갈등이 회사 내부 인사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장)가 1년 만에 전무로 강등되는 것이다.

한미약품 측은 "박 대표가 한미약품 독자 경영 차원에서 인사조직을 새로 만든 것은 맞다"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자체 인사팀을 박 대표가 상의 없이 구성했다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그래픽=이지혜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갈등이 회사 내부 인사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장)가 1년 만에 전무로 강등되는 것이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8일 박 대표를 지방 지사에 있는 제조본부 전무로 강등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박 대표 강등인사에 대해 "기습적으로 지주사 근간을 흔드는 항명성 인사명령을 먼저 발표해 이에 대해 조치한 것"이라며 "박 대표 인사발령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같은 날 오후 5시쯤 한미그룹 인트라넷에 본인 명의로 먼저 인사를 냈는데,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새롭게 꾸리는 내용이었다. 경영관리본부 안에 인사팀, 법무팀, 인사그룹 등 조직 신설을 알리고 관련 임원을 승진, 위촉했다. 또 국내사업본부 영업기획팀원을 인사그룹으로 발령 냈다.

한미약품 측은 "박 대표가 한미약품 독자 경영 차원에서 인사조직을 새로 만든 것은 맞다"며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경영인은 개인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손잡은 모녀 측이 주장하고 있는 새로운 한미그룹의 미래 경영방안이다.

그동안 한미약품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인사팀이 관할해 인사발령을 내왔다. 한미약품 자체 인사팀을 박 대표가 상의 없이 구성했다는 것이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대표의 명의로 박 대표를 강등하는 인사를 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사진=뉴스1

다만 박 대표가 당장 대표직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 한미약품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선임 또는 해임은 이사회를 통해 결의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이사회의 수장이 해임 대상인 박 대표인 만큼 해임 과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사장은 모녀인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대표적인 모녀 측 인물이다. 올해 초 임주현 부회장이 승진될 때 함께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또 임주현 사장이 개최한 기자간담회에도 동석했다. 당시 소액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형제 임종윤 이사, 임종훈 대표가 제시했던 투자 계획에 대해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기도 했다.

모녀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박 전 대표는 형제가 승리한 이후로도 불편한 동거를 함께 해왔다. 차남 임종훈 대표가 지난 5월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됐지만, 임종윤 이사가 아직 한미약품 이사회 진입하는 것에 그친 것도 박 전 대표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지난 6월 형제가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통해 이사회 진입엔 성공했지만, 대표 선임을 위한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다. 당초 임시 주총이 열리는 당일 이사회가 연이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박 전 대표의 요청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형제가 올해 초 주총에서 표 대결에서 승리했지만 6개월 넘게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대표로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초 주총에선 형제가 이겼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모녀와 신동국 회장이 다시 임시 주총 소집을 요청하는 등 여전히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