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조만간 전화통화"…설리번-왕이 연이틀 회담

백악관 '설리번-왕이' 회담 결과 자료 발표…
"소통 채널 유지, 양국 정상 통화 계획도 논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BBNews=뉴스1

중국을 방문 중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외교안보보좌관이 왕이 중국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서 양국 현안을 비롯해 대만, 북한 문제 등 국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양국 정상 간 전화 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양측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몇 주일 내 전화 통화 회담을 추진하는 데 대해 논의했다. 백악관은 이날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 간 회담 결과 자료를 통해 양측이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마약 대응, 군 소통, AI 안전 및 위험 관리 등의 사안들을 추가로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이크 보좌관과 왕 부장 간 회담은 중국에서 27~28일 이틀간 진행됐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을 미국과 중국 간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양국) 관계를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며 "양측은 다양한 양자, 지역 및 국제 사안에 대해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은 앞으로 몇 주 내 정상급 통화 계획을 포함해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환영했다"며 "양측은 정기적으로 지속적인 군사 간 소통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가까운 시일 내 전투지구 지휘관 전화 통화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외교안보보좌관(왼쪽)이 27일 베이징 근교 휴양지인 옌치후에서 왕이 중국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설리번 보좌관과 왕 부장은 이번 회담에서 불법 합성 마약(펜타닐) 유입을 줄이는 다음 단계를 논의하고,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은 무역이나 투자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으면서 미국의 첨단 기술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약화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중국의 AI, 반도체 기술 개발 제한을 위한 규제는 계속해서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정책과 비시장적 경제 관행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고, 중국에서 부당하게 구금되거나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미국 시민들의 사례를 해결하는 것을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만과 관련해선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합법적인 해상 작전에 대한 중국의 불안정한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인도·태평양 동맹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공약도 확인했다.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지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유럽 및 대서양 횡단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강조했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왕 부장은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장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해야 한다"며 "대만은 중국에 속하며 '대만 독립'은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위협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수입 관세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를 겨냥한 수출 통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