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행보' 온두라스, 미국 대사에 발끈…"조약 끊겠다"
박찬범 기자 2024. 8. 29. 08:12
▲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
지난해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의 손을 잡은 중미 온두라스가 자국 주재 미국 대사의 발언을 문제 삼아 미국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미국의 간섭과 개입주의를 용납하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저는 우리 헌법과 국제조약에 근거해 외교장관에게 미국과의 범죄인 인도 조약 효력 중단을 지시했다"고 적었습니다.
온두라스 대통령은 "미국은 외국의 주권과 자결권 존중, 비간섭, 보편적 평화 증진 등의 국제법 원칙과 관행을 공격하고, 무시하며, 위반하고 있다"면서 "그만하면 충분하다"며 격앙된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습니다.
이런 반응은 로라 도구 온두라스 주재 미국 대사의 언급과 관련돼 있습니다.
앞서 호세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국방부 장관은 합참의장과 함께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과 면담했습니다.
이에 대해 도구 미국 대사는 "온두라스 고위 관료가 마약 밀매업자 옆에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적이었고 실망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도구 대사는 또 베네수엘라 국방부 장관이 미국 제재 대상 인물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온두라스 정부의 마약 억제 정책에 어긋나는 만남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셀라야 온두라스 국방부 장관은 자신의 엑스에 도구 대사 인터뷰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유하며 "우리는 미국이 자국 내에서 활동하는 마약 밀매업자에게 관대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대사의 공격은 위선적"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좌파 성향의 온두라스 정부는 지난해 3월 타이완과의 외교 관계를 정리하고 중국과 수교했습니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이후 3개월 만인 지난해 6월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환대를 받기도 했습니다.
온두라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다양한 형태의 원조를 받으며 중미 국가 중에서는 오랜 기간 미국과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습니다.
지난 2022년 온두라스 당국은 미국으로의 마약 밀반입에 관여한 혐의를 받던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전 대통령을 미국으로 신병을 인도한 바 있습니다.
에르난데스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 법원에서 45년형을 받고 수감 중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찬범 기자 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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