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이제 민주당도 성장 논할 때…먹고사는 문제가 우선” [野 최고위원 릴레이 인터뷰]
에너지· AI· 반도체 R&D 적극 투자 통한
또 한 번의 ‘산업화’와 민주주의 발전 필요
“정치는 이상과 현실의 조화가 중요”
이제 그는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키며 민주당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고자 한다. 이 의원은 28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민주당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강조할 때”라며 당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에쓰오일 최연소 임원을 맡기도 했던 그는 민주당의 경제성장 정책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또 한번의 산업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민주주의 융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한다는 이 의원이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전에도 민주당에 몸담았는데, 당시와 비교해서 지금의 민주당은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나.
▶ 처음 민주당에 몸담았을 때와 비교하면, 당 내부의 분위기와 권력 구조가 많이 변했다. 당시에는 의원의 영향력이 컸지만, 지금은 당원들의 힘이 훨씬 커졌다. 민주당이 더 역동적이고 개방적인 정당으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본다.
-최근 당원 주권 강화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
▶ 당원 주권 강화를 위해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다. 그중 하나는 당원들이 낸 당비를 포인트나 코인 형태로 전환해, 이를 당원들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당비를 낸 당원들은 코인으로 공유 사무실 이용, 당 행사 티켓, 굿즈 구매, 또는 당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원외 위원장들이 사무실 때문에 어려움 많이 겪는다. 그분들도 당원을 많이 모으면 모을수록 사무실 이용에 문제가 없게 될 것이다. 당비를 많이 낸 당원들에게 유인책으로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다.
-동진정책의 적임자로 지목받기도 했는데 어떤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보시나.
▶ 국면이 펼쳐져야 가능한 얘기다. 개별적으로 의원을 꾀어서 되는 그런 문제는 아니고 여당 안에서 어떤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이 과연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길을 끝까지 갈 것이냐’ 물으면 그렇지 않을 거라고 본다. 윤석열 대통령의 마지막을 함께할 국민의힘 의원이 얼마나 될지 이런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는 경우가 다르다. 박근혜 대통령은 보수에 뿌리가 있고 당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이 살려낸 당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과 정치적 운명을 같이 해왔지만 윤 대통령은 일종의 용병이다. 그 용병 때문에 보수 세력 전체가 몰락하려고 한다. 어느 순간 손익 분기점을 보다가 더 이상 이해관계를 같이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이 들면 새 판을 짜려들 것이다. 올해를 넘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올해 안에 국민의힘은 선택해야 할 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생각은.
▶ 한동훈 대표도 결정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선을 긋고 새 판을 짜는 쪽으로 결단을 내리거나 대통령하고 같이 운명을 같이 하던 지 둘 중의 하나를 골라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중립은 있을 수가 없다.
추석을 전후로 해서 선택해야 할 거다. 선택을 안 하고 계속 어중간한 입장을 계속 유지하면 결국 ‘기회주의자’로, 윤 대통령과 함께 가는 것으로 정리가 될 거다. 다른 길을 선택할 기회도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다.
▶ 내수 진작과 가계부채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 경제가 직면한 큰 과제 중 하나다.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이는 경제 활성화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지역화폐를 활용한 소비 촉진 방안이나,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이 필요하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 가계부채 문제는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오랜 기간 동안 누적된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부채 상환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금융 지원 프로그램 확대, 그리고 부채 상환을 위한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금융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을 강화해, 국민들이 부채 관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주택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무리한 대출을 통한 주택 구매나 전세 제도와 관련된 문제들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경제 정책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 내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성장이다. 경제 성장이 정체되면 민주주의도 퇴보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또 한번의 산업화를 통해 다시 한번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찾아내야 한다.
반도체, AI,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를 이끌어갈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대규모 연구개발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민주주의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 주목하고 있나.
▶ 미래 전략 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분야다. 특히, 반도체와 AI, 그리고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에너지 산업은 단순히 신재생 에너지에 국한되지 않고, 원전과 신재생 에너지를 균형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또 한번의 산업화를 통해 다시 한번 지속가능한 성장의 동력을 찾아내야 한다.
-민주당은 그간 성장보다는 분배와 민생에 더 목소리를 높여왔는데.
▶ 민주당이 과거에 어땠는지 모르지만 앞으로 우리는 경제 성장을 중시해야 한다. 경제 성장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성장 없이 민주주의만을 지키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제가 성장하면 사람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고, 사회가 안정화된다.
이는 곧 민주주의 발전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경제가 정체되면 사람들의 불만이 쌓이고, 이는 사회적 갈등과 민주주의의 퇴보로 이어질 수 있다. 민주당은 경제 성장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켜야 한다.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찾고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언주 의원의 정치 철학은 무엇인가.
▶ 나의 정치 철학은 ‘이상과 현실의 조화’다. 현실을 무시한 이상은 실현될 수 없다. 현재의 정치 환경은 매우 복잡하고 다변화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은 시대적 여건을 잘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상을 실현해 나가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엄청난 이념이나 이데올로기가 있어서 그것을 추구해 가는 정치의 시대는 지났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이후 새로운 리더십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이제 새로 등장한 지도자의 유형이 이재명 대표다. 그리고 나는 그보다도 더 실용적인 정치인이다.
완전히 시대가 달라졌다. 친명이다. 비명이다. 구별할 게 아니다. 이재명 대표 이후는 새로운 리더십의 시대다. 그런 의미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김두관 전 의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좀 옛날 정치인들이다. 이 시대의 정치인은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여건을 잘 이해하고, 국민들의 정서를 정무적으로 잘 읽어내면서도 자신의 이상과 조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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