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리그테이블]②직원 허리띠 졸라매는데 총수는 고액 연봉
총수 일가 보수 모두 늘어…'비상경영' 체제 선포와 대조적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에 몸살을 앓고 있다. 원자재 가격하락 등 부수적 요인도 엎친 데 덮쳤다. 실적 한파가 이어지면서 업계는 비상경영 체제를 도입함과 동시에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에 비즈워치는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등 4개 주요 석유화학 기업을 선정해 △실적 △재고자산 △투자 △연봉 등에 기반, 각사 반기보고서를 심층 분석했다. [편집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보릿고개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 올 상반기 총수 일가의 보수는 모두 늘었다. 자산을 매각하고 직원을 감축하는 등 이른바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한 것과 다소 대조적인 행보다. (▶관련기사:[석화 리그테이블]①中 리스크에 '추풍낙엽'…생존경쟁 '골몰')
신동빈 회장 상반기 보수 20억…석화 연봉 킹
올해 상반기 석화 4사 가운데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이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파악됐다.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보수로 20억원을 수령했다. 전년 동기 19억1500만원에서 4.4%(8500만원) 늘어난 규모다.
이어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뒤를 이었다. 한화솔루션 미등기임원을 맡은 김 회장은 상반기 보수로 전년 대비 0.05%(100만원) 늘어난 18억100만원을 받았다. 그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전년과 동일한 15억4200만원을 챙겼다.
같은 기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11억 9000만원을 받았다. 전년 동기 대비 48.4%(3억8800만원) 늘어난 수준으로 증감율로 보면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이는 지난해 박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그해 상반기 4개월분 급여만 수령한 데 따른 것이다. 월별 지급액을 따져보면, 지난해 2억원에서 올해 1억9800만으로 200만원 소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장남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사장도 올해 5억 이상 보수를 받으면서 공시대상이 됐다. 박 사장은 올 상반기 5억5300만원을 받았다.
다만 총수 일가의 고액 보수가 각사 전문경영인과 최소 2배, 최대 4배 가량 차이 나는 수준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 신임 수장으로 부임한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은 보수가 5억원을 넘지 않아 수령액이 미공시됐고,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사장 역시 5억 미만 보수로 미공시됐다.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올해 5억9200만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선 총수 일가에만 치우친 보수 체계가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업황 침체에도 불구, 총수 일가의 고액보수는 논란을 부추길 것이란 주장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투자를 축소하고 직원을 줄이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비상경영을 외치면서도 총수의 연봉만 늘리는 행태는 다수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며 "업황악화로 기업 경영이 흔들릴 땐 총수들이 솔선수범 모범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신학철 부회장 보수 반토막…상여금 70% 급감
LG화학은 전년 대비 상여금이 대폭 줄면서 주요 경영진들의 보수가 감소했다.
지난해 업계서 가장 높은 보수를 받았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 13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전년 동기 대비 47.1% 줄어든 수치다. 상여금이 전년 동기 대비 72.7%(12억2700만원) 급감한 데 따른 결과다.
차동석 사장과 손지웅 사장의 상여금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4.2%(2억1900만원), 58.3%(6억3700만원) 줄었다. 이에 이들의 보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0%, 38.9% 감소했다.
실적 부진 여파가 주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지난해 말 1000억원대 적자를 낸 이후 올 1분기 3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다행히 올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영업이익이 320억원에 그친 바 있다.
LG화학은 임원보수 규정 중 성과 인센티브 규정에 따라 성과평가 등을 기준으로 이사회에서 상여금 지급 수준을 결정하고 있다. 전년도 재무성과 등 계량 지표 및 핵심과제 평가, 미래 준비를 위한 중장기 기대사항 이행정도 평가 등 비계량지표를 평가해 연봉의 0%~150% 수준 내에서 지급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1년간 국내 석유 4사 직원 수는 700여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사의 총 직원 수는 지난해 상반기 2만7263명에서 올해 상반기 2만6560명으로 703명 감소했다. 업계 전반이 감원을 통해 경비 감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호석유화학을 제외한 3개 회사에서 직원 수가 줄어들었다.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3.4%(504명) 줄었고,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207명), 1.2%(61명) 감소했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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