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새 3명 사망’ 석포제련소 대표 구속…중대재해법 두번째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은 박영민 영풍석포제련소 대표이사가 28일 오후 대구지법 안동지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9개월동안 노동자 3명이 사망한 영풍 석포제련소의 대표이사가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 처벌법) 위반 혐의로 29일 구속됐다.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이후 경영책임자가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두 번째 사례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박영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박영민(64)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와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판사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으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박 대표이사는 중대채해 처벌법 위반 혐의를, 배 소장은 산업안전보건법·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2022년 중대재해 처벌법 시행 뒤 업체 대표가 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건 이번이 두번째다. 전날 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이사가 중대재해 처벌법 위반 혐의로 처음 구속됐다.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지난해 12월6일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노동자 1명이 비소 중독으로 숨졌고, 3명이 상해를 입었다. 지난 3월에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숨졌고, 지난 8월2일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박 대표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해 “죄송합니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섰다. 안동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박 대표의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것은 영풍 석포제련소가 이윤만을 위한 경영을 하며 노동 환경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김규현 기자 gyuhy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