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 '김문수 주장' 법사학자 팩트체크...김창록 "한반도 통치권 넘어간 적 없어, 일본 국적 아냐"
이수진 기자 2024. 8. 29. 07:02
"김문수 주장대로라면? 3.1운동은 소요죄·내란죄, 임시정부는 반국가단체 돼"
"학자로서 본 시국? 나라 시스템 곳곳 무너져 내리는 위기 의식 느껴"
"뉴라이트, 학계서 주류 아냐...그런 사람들 핀셋으로 골라내듯 임명하는가"
"김문수 '일본 국적' 발언, 한일병합 유효하단 전제에서만 가능한 주장"
"1965년 한일기본조약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간 체결된 모든 조약·협정 무효 확인'"
"한-일 충돌 때 일본 정부 입장 취하는 사람, 대한민국 공무원 돼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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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오대영 라이브 / 진행 : 오대영 / 방송일 : 2024년 8월 2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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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러면 제 부모님, 후보자의 부모님, 일제 치하의 국적이 일본입니까?"
[김문수 /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일본이지 그걸 모르십니까?"
[박홍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김문수 /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일제시대 때 우리나라 국적이 전부 한국입니까? 무슨 말씀을.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시면 안 되죠. 아무리 인사청문회지만 일제시대 때 무슨 한국 국적이 있었습니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어요."
[강득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건 여야 진보 보수를 떠나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거잖아요!"
[김문수 /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왜 부정을 해요!" "대한민국을 왜 부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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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대영 라이브의 간판 코너 단도직입 시작하겠습니다. 김문수 후보자의 청문회 발언이 굉장히 논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센데, 적절성을 넘어서 이게 과연 사실에 기반한 주장인지 한번 따져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법사학을 전공하고 한일 관계 법 역사도 연구하고 있는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안녕하십니까?]
[앵커]
일단 팩트체크를 시작하기 전에 지금의 시국을 학자로서 어떻게 보고 계신지가 궁금합니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저로서는 솔직히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앵커]
위기의식이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거의 매일같이 매우 당혹스러운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어서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시스템 곳곳이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당연했던 일들을 전면적으로 지금 다시 돌아봐야 하는 그런 위기 상황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련의 인사 문제와 논란도 있었고 또 그로부터 파생된 문제도 있었는데, 이게 우연의 일치라고 보세요? 아니면 의도된 흐름이라고 보세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그리고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를 연구하는 공공기관이거든요. 거기에 수장들 그리고 최근에는 독립기념관의 관장까지 이른바 뉴라이트라고 불리는 생각을 하고 있고 발언을 하는 분이 임명이 됐습니다. 그런데 학계 전체를 놓고 보면 그분들이 주류가 아니에요. 극소수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사람들을 핀셋으로 골라내듯이 그렇게 골라내서 임명을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죠. 따라서 어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뉴라이트를 잘 모른다고 발언했으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위기의식뿐만 아니라 아예 적극적으로 이걸 밝혀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계시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팩트체크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한번 들어보죠. 총론해서 일제 시대 때 우리의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었다, 사실입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본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렇습니다.]
[앵커]
일본 입장에서 본다면?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한반도 입장에서 본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앵커]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1910년에 한일병합조약으로 주권을 잃었기 때문에 우리가 국가의 기본 구성 요건 중 하나인 주권이 상실된 상태 아니냐. 그래서 국가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한국 국적일 수가 없었다는 게 이제 김문수 후보자의 주장이거든요. 어떻게 반박하시겠습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 주장은 1910년의 이른바 병합조약이라고 하는 조약이 유효하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주장입니다. 그것이 무효라면 그런 주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앵커]
조약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그런 주장 자체가 아예 원천적으로 성립이 안 된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본의 입장은 그 조약이 유효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그 조약이 당초부터 무효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1910년 이후에도 한반도가 일제의 영토가 된 적이 없고 한반도의 인민이 일본의 국적을 취득한 적이 없는 겁니다.]
[앵커]
한국 정부,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것은 명문화된 입장이 있는 겁니까?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에서 이걸 바꾼다고 하면 입장이 바뀌는 겁니까? 아니면 바꿀 수 없는 그런 불변의 입장입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바꿀 수 없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법적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고요. 대한민국 헌법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일개 정부가 그걸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앵커]
그러면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이 있었잖아요. 그 조약에서 이것도 무효로 한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 무효가 아예 그 당시부터 원천적으로 무효였다, 아니면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무효였다, 어떤 식의 판단으로 이걸 봐야 됩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게 이제 한일기본조약 제2조인데요.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은 무효임을 확인한다"입니다.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입니다. 그런데 한국 측에서 저 초안을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한국 측에서 만든 초안은 이미 무효가 아니고 무효라고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무효라는 것은 법률 용어고요. 그것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일제의 35년 간의 한반도 지배는 불법이 되는 것이죠. 지배 근거가 없어지는 것이죠. 그러니까 일본 측이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실랑이를 벌이다가 마지막에 가서 '이미'라는 애매한 수식어를 붙이자, 그리고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해석을 하자. 이런 식으로 합의를 한 겁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는 우리 해석대로만 따르면 되는 거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해석을 따라야 합니다.]
[앵커]
그 해석에 따르면 '이미'라는 표현보다는 원천적으로 무효였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한국 정부 해석은 '무효'라는 것을 애초부터 효력이 없다는 것이고, '이미'라는 것은 그 무효를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한국 측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우리의 그동안의 해석과 입장에 따르면 '일본 국적'이라는 것은 성립될 수 없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렇습니다.]
[앵커]
이 말씀이네요. 한국은 불법 강점이라고 규정을 했고요, 일본은 합법 지배라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것이 바로 1910년 조약의 효력입니다. 1910년 조약이라는 것은 한국 정부의 통치권을 한국의 황제가 일본 황제에게 넘긴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유효라면 그 시점에 한반도의 통치권이 일본에 넘어간 것이죠. 그렇다면 그때부터 한반도는 일본 영토가 되는 것이고요, 한반도의 인민은 일본의 신민이 되는 겁니다.]
[앵커]
신민.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때는 신민이라고 했거든요.]
[앵커]
일본의 신민이다 이런 표현이죠.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신하인 인민입니다. 그게 유효라면 그렇게 되죠. 그런데 그게 무효라면 통치권, 한반도의 통치권이 일본에 넘어간 적이 없어요. 그렇다면 한반도 인민은 일본의 신민이 된 적이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전자는 일본의 입장, 후자는 한국의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죠. 그건 이제 불변의 우리의 입장인데 그 입장을 일본 입장으로 해석한다면 3·1운동이나 임시정부 수립, 이런 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본 입장에서 본다면 한반도의 인민들이 대일본제국의 신민들이 된 거죠. 신민들이 나서서 독립하겠다고 하는 것이니까 이건 소요이고 내란입니다.]
[앵커]
3·1운동은 그러면 소요사태가 되는 거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실제로 소요죄, 내란죄로 일제가 처벌할 수 있었던 것은, 처벌했던 것은 그 인민들이 대일본 정부의 신민이라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입장에 선다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제국을 타도하려고 하는 반국가단체가 됩니다. 그것 역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구성원들이 대일본제국의 신민인데 국가에 대든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반국가단체라는 것입니다. 일제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다시 얘기하면 우리가 지금까지도 독립의 영웅이라고 하는 우리 선조들이 반국가단체 소속의 테러리스트가 되는 거고, 소요와 내란죄를 저지른 내란범들이 되는 거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렇습니다.]
[앵커]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단이 있었잖아요. 판결이. 그 판결을 보더라도 같은 맥락의 해석과 우리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법원에서 2012년에 파기환송 판결이 있었고요. 2018년에 최종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었는데요. 판결을 보게 되면 일제의 한반도 지배는 규범적인 관점에서 불법 강점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 시기에 만들어진 법률 관계 중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과 합치하지 않는 것은 모두 다 효력이 없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그 판결이 조금 복잡합니다만, 그 판결에서 강제동원이라는 것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일본의 입장에서는 법적인 이유가 있어요.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법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은 그것은 법에 따른 합법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래서 강제라는 것을 규정해요. 그런데 한국 대법원 판결은 뭐냐 하면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법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에 반한다. 그러면서 이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니까 법적인 근거 없이 사람을 끌고 가서 일을 시켰다, 이거 불법행위라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죠.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전제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김문수 후보자의 발언을 다시 한 번 제가 읽어가면서 말씀을 드릴게요. "아무리 인사청문회지만 일제시대 때 무슨 한국 국적이 있었습니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어요.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지"라는 표현을 합니다. 이건 오로지 일본의 시각에서 이 사안을 보고 있다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렇습니다. 일본의 시각에서 서지 않으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 따르면 1910년 조약은 원천 무효예요. 한반도가 일본 영토가 된 적이 없고, 한반도의 인민이 일본 국민이 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일제강점기 때 한반도의 사람들은 전부 다 일본 국적자이다, 일본 국민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서 이야기한 겁니다.]
[앵커]
일본이 주장하는 바에 따른 철저한 일본 시각이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어떤 쟁점에 대해서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입장이 달라요. 정면으로 충돌해요. 그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됩니까? 한국 정부 쪽을 선택해야죠. 김문수 지사의 그 발언은 일본 정부의 논리를 전제로 할 때에만 가능한 얘기입니다.]
[앵커]
그리고 우리 어떤 정부든 간에 그동안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취해 왔던 우리가 정립했던 사실관계와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다라고 볼 수 있는 거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에 반하는 주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김문수 후보자의 이 주장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거든요. 어떻게 판단하고 계세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윤석열 정부에서 계속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가 됐죠. 최근에 뉴라이트 인사들을 그와 같은 기관에 임명한 것도 그렇습니다만, 3.1절 기념사가 나올 때마다, 광복절 기념사가 나올 때마다 윤석열 정부의 역사인식을 의심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강제동원 제3자 변제라는 것은 일본 기업이 져야 될 책임을 한국 정부가 나서서 대신 지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대법원 판결에서 나온 것을 한국의 행정부가 나서서 무시하겠다는 거예요. 부정하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윤석열 정부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의문이 제기됐고, 이번에도 광복절 기념식이 광복회가 따로 개최를 하면서 광복회에서 공개 질의를 했죠. 1910년 조약의 효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했더니 지난 8월 23일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회신이 왔습니다. 그 회신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 원래 있었던 입장, 그것을 계속 우리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만일 윤석열 정부가 그와 같은 입장이라면 그것에 부합하는 행동을 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1910년 조약이 원래부터 무효다. 한반도라는 것은 불법 강점된 것이다라는 것을 확신이 전제로 한 가운데 국가 정책, 외교 정책을 꾸려가야 한다는 점은 앞으로 지켜봐야 될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김문수 후보자 같은 주장이 처음 나온 건 아니고 아주 일각에서는 계속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주로 어떤 진영에서 이런 주장을 했고 왜 하고 있는 겁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런 주장은 아주 오래전부터 극히 산발적으로 나왔었죠. 그러다가 2005년에 뉴라이트 전국연합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2006년부터 이른바 건국절 논란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조직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2019년에 와서 마침내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이 나왔어요. 그러니까 일본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일본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반일이다. 그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민족주의자들도 아니고 종족주의자다. 미개한 종족이다라고 하는 의미를 담은 책입니다. 그 책이 한국에서도 많이 팔렸죠. 일본에서는 번역서로 수십만 권이 팔렸습니다. 그 책을, 그런 계기를 통해서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다음에 그분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할까. 저도 상당히 궁금해요. 그래서 앞으로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서 밝혀봐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반일종족주의'를 주도했던 이영훈 교수가 그전에 '해방 전후 사이 재의식'이라는 책을 내면서, 거기 서문에 쓴 글이 있는데 그 글을 보면 상당히 독특한 세계관, 인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계사는, 세계사의 핵심은 이기심과 자유다. 이게 핵심이다. 이때 자유라는 것은 경제적 자유입니다. 그러니까 이기심을 최대한 추구하고 그 이기심을 추구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 그것이 역사 발전이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제강점기 때 경제적 수치가 나아진 부분이 조금 있죠. 그런 것만 내세우면서 그것이 사회적이고 정치적, 세계사적 의미는 전부 다 묻어두고, 경제적으로 수치가 나아지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일제강점기, 그들이 말하는 일제 시대는 발전한 거다, 이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런 특이한 세계관과 인간관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제 한 30초 남았는데요.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주장이 이제 학계에서도 그동안 있었고 그게 학문적 자유냐 아니냐의 논쟁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건 학문 쪽에서의 문제였고, 이게 정치 참여와 또 다른 문제잖아요. 국정 참여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어떤 쟁점에 대해서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의 입장이 정반대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이 아니고 일본 정부의 입장을 취하겠다는 사람은 최소한 대한민국의 공무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법사학 전공자이고 한일관계 법 역사를 오래 연구한 전문가 김창록 교수였는데요. 대구에서 인터뷰를 위해 먼 길을 KTX를 타고 와서 JTBC 스튜디오까지 와주셨습니다. 먼 길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종종 자문을 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수고하십시오.]
[앵커]
지금까지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학자로서 본 시국? 나라 시스템 곳곳 무너져 내리는 위기 의식 느껴"
"뉴라이트, 학계서 주류 아냐...그런 사람들 핀셋으로 골라내듯 임명하는가"
"김문수 '일본 국적' 발언, 한일병합 유효하단 전제에서만 가능한 주장"
"1965년 한일기본조약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간 체결된 모든 조약·협정 무효 확인'"
"한-일 충돌 때 일본 정부 입장 취하는 사람, 대한민국 공무원 돼선 안 돼"
■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오대영 라이브 / 진행 : 오대영 / 방송일 : 2024년 8월 28일 (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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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러면 제 부모님, 후보자의 부모님, 일제 치하의 국적이 일본입니까?"
[김문수 /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일본이지 그걸 모르십니까?"
[박홍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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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일제시대 때 우리나라 국적이 전부 한국입니까? 무슨 말씀을.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시면 안 되죠. 아무리 인사청문회지만 일제시대 때 무슨 한국 국적이 있었습니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어요."
[강득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건 여야 진보 보수를 떠나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거잖아요!"
[김문수 /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왜 부정을 해요!" "대한민국을 왜 부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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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대영 라이브의 간판 코너 단도직입 시작하겠습니다. 김문수 후보자의 청문회 발언이 굉장히 논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거센데, 적절성을 넘어서 이게 과연 사실에 기반한 주장인지 한번 따져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법사학을 전공하고 한일 관계 법 역사도 연구하고 있는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안녕하십니까?]
[앵커]
일단 팩트체크를 시작하기 전에 지금의 시국을 학자로서 어떻게 보고 계신지가 궁금합니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저로서는 솔직히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앵커]
위기의식이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거의 매일같이 매우 당혹스러운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어서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시스템 곳곳이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당연했던 일들을 전면적으로 지금 다시 돌아봐야 하는 그런 위기 상황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련의 인사 문제와 논란도 있었고 또 그로부터 파생된 문제도 있었는데, 이게 우연의 일치라고 보세요? 아니면 의도된 흐름이라고 보세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그리고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를 연구하는 공공기관이거든요. 거기에 수장들 그리고 최근에는 독립기념관의 관장까지 이른바 뉴라이트라고 불리는 생각을 하고 있고 발언을 하는 분이 임명이 됐습니다. 그런데 학계 전체를 놓고 보면 그분들이 주류가 아니에요. 극소수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사람들을 핀셋으로 골라내듯이 그렇게 골라내서 임명을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죠. 따라서 어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뉴라이트를 잘 모른다고 발언했으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에 대해서 철저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위기의식뿐만 아니라 아예 적극적으로 이걸 밝혀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계시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팩트체크를 한번 해보겠습니다. 결론부터 한번 들어보죠. 총론해서 일제 시대 때 우리의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었다, 사실입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본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렇습니다.]
[앵커]
일본 입장에서 본다면?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한반도 입장에서 본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앵커]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1910년에 한일병합조약으로 주권을 잃었기 때문에 우리가 국가의 기본 구성 요건 중 하나인 주권이 상실된 상태 아니냐. 그래서 국가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한국 국적일 수가 없었다는 게 이제 김문수 후보자의 주장이거든요. 어떻게 반박하시겠습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 주장은 1910년의 이른바 병합조약이라고 하는 조약이 유효하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주장입니다. 그것이 무효라면 그런 주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앵커]
조약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에 그런 주장 자체가 아예 원천적으로 성립이 안 된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본의 입장은 그 조약이 유효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그 조약이 당초부터 무효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1910년 이후에도 한반도가 일제의 영토가 된 적이 없고 한반도의 인민이 일본의 국적을 취득한 적이 없는 겁니다.]
[앵커]
한국 정부,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것은 명문화된 입장이 있는 겁니까?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에서 이걸 바꾼다고 하면 입장이 바뀌는 겁니까? 아니면 바꿀 수 없는 그런 불변의 입장입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바꿀 수 없습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의 법적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고요. 대한민국 헌법의 정체성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일개 정부가 그걸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앵커]
그러면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이 있었잖아요. 그 조약에서 이것도 무효로 한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 무효가 아예 그 당시부터 원천적으로 무효였다, 아니면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니 무효였다, 어떤 식의 판단으로 이걸 봐야 됩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게 이제 한일기본조약 제2조인데요. "1910년 8월 22일 및 그 이전에 대한제국과 일본제국 간에 체결된 모든 조약 및 협정은 무효임을 확인한다"입니다.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입니다. 그런데 한국 측에서 저 초안을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한국 측에서 만든 초안은 이미 무효가 아니고 무효라고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본이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무효라는 것은 법률 용어고요. 그것은 처음부터 효력이 없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일제의 35년 간의 한반도 지배는 불법이 되는 것이죠. 지배 근거가 없어지는 것이죠. 그러니까 일본 측이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실랑이를 벌이다가 마지막에 가서 '이미'라는 애매한 수식어를 붙이자, 그리고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은 일본대로 해석을 하자. 이런 식으로 합의를 한 겁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는 우리 해석대로만 따르면 되는 거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렇습니다. 우리는 우리 해석을 따라야 합니다.]
[앵커]
그 해석에 따르면 '이미'라는 표현보다는 원천적으로 무효였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한국 정부 해석은 '무효'라는 것을 애초부터 효력이 없다는 것이고, '이미'라는 것은 그 무효를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한국 측은 해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우리의 그동안의 해석과 입장에 따르면 '일본 국적'이라는 것은 성립될 수 없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렇습니다.]
[앵커]
이 말씀이네요. 한국은 불법 강점이라고 규정을 했고요, 일본은 합법 지배라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주장을 하고 있는 겁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것이 바로 1910년 조약의 효력입니다. 1910년 조약이라는 것은 한국 정부의 통치권을 한국의 황제가 일본 황제에게 넘긴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유효라면 그 시점에 한반도의 통치권이 일본에 넘어간 것이죠. 그렇다면 그때부터 한반도는 일본 영토가 되는 것이고요, 한반도의 인민은 일본의 신민이 되는 겁니다.]
[앵커]
신민.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때는 신민이라고 했거든요.]
[앵커]
일본의 신민이다 이런 표현이죠.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신하인 인민입니다. 그게 유효라면 그렇게 되죠. 그런데 그게 무효라면 통치권, 한반도의 통치권이 일본에 넘어간 적이 없어요. 그렇다면 한반도 인민은 일본의 신민이 된 적이 없다는 의미가 됩니다. 전자는 일본의 입장, 후자는 한국의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죠. 그건 이제 불변의 우리의 입장인데 그 입장을 일본 입장으로 해석한다면 3·1운동이나 임시정부 수립, 이런 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본 입장에서 본다면 한반도의 인민들이 대일본제국의 신민들이 된 거죠. 신민들이 나서서 독립하겠다고 하는 것이니까 이건 소요이고 내란입니다.]
[앵커]
3·1운동은 그러면 소요사태가 되는 거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실제로 소요죄, 내란죄로 일제가 처벌할 수 있었던 것은, 처벌했던 것은 그 인민들이 대일본 정부의 신민이라는 것을 전제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입장에 선다면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본 제국을 타도하려고 하는 반국가단체가 됩니다. 그것 역시 대한민국 임시정부 구성원들이 대일본제국의 신민인데 국가에 대든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반국가단체라는 것입니다. 일제의 입장에서는 그런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다시 얘기하면 우리가 지금까지도 독립의 영웅이라고 하는 우리 선조들이 반국가단체 소속의 테러리스트가 되는 거고, 소요와 내란죄를 저지른 내란범들이 되는 거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렇습니다.]
[앵커]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단이 있었잖아요. 판결이. 그 판결을 보더라도 같은 맥락의 해석과 우리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법원에서 2012년에 파기환송 판결이 있었고요. 2018년에 최종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었는데요. 판결을 보게 되면 일제의 한반도 지배는 규범적인 관점에서 불법 강점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 시기에 만들어진 법률 관계 중에서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과 합치하지 않는 것은 모두 다 효력이 없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그 판결이 조금 복잡합니다만, 그 판결에서 강제동원이라는 것은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일본의 입장에서는 법적인 이유가 있어요.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법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일본은 그것은 법에 따른 합법적인 행위였다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래서 강제라는 것을 규정해요. 그런데 한국 대법원 판결은 뭐냐 하면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법이라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에 반한다. 그러면서 이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니까 법적인 근거 없이 사람을 끌고 가서 일을 시켰다, 이거 불법행위라는 것입니다.]
[앵커]
그렇죠.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전제가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김문수 후보자의 발언을 다시 한 번 제가 읽어가면서 말씀을 드릴게요. "아무리 인사청문회지만 일제시대 때 무슨 한국 국적이 있었습니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어요.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지"라는 표현을 합니다. 이건 오로지 일본의 시각에서 이 사안을 보고 있다는 것으로 봐도 되겠습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렇습니다. 일본의 시각에서 서지 않으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에 따르면 1910년 조약은 원천 무효예요. 한반도가 일본 영토가 된 적이 없고, 한반도의 인민이 일본 국민이 된 적이 없습니다. 따라서 일제강점기 때 한반도의 사람들은 전부 다 일본 국적자이다, 일본 국민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서 이야기한 겁니다.]
[앵커]
일본이 주장하는 바에 따른 철저한 일본 시각이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어떤 쟁점에 대해서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입장이 달라요. 정면으로 충돌해요. 그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 쪽을 선택해야 됩니까? 한국 정부 쪽을 선택해야죠. 김문수 지사의 그 발언은 일본 정부의 논리를 전제로 할 때에만 가능한 얘기입니다.]
[앵커]
그리고 우리 어떤 정부든 간에 그동안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취해 왔던 우리가 정립했던 사실관계와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다라고 볼 수 있는 거네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에 반하는 주장입니다.]
[앵커]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은 김문수 후보자의 이 주장이 윤석열 정부에서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거든요. 어떻게 판단하고 계세요?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윤석열 정부에서 계속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가 됐죠. 최근에 뉴라이트 인사들을 그와 같은 기관에 임명한 것도 그렇습니다만, 3.1절 기념사가 나올 때마다, 광복절 기념사가 나올 때마다 윤석열 정부의 역사인식을 의심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강제동원 제3자 변제라는 것은 일본 기업이 져야 될 책임을 한국 정부가 나서서 대신 지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은 대법원 판결에서 나온 것을 한국의 행정부가 나서서 무시하겠다는 거예요. 부정하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윤석열 정부의 역사 인식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의문이 제기됐고, 이번에도 광복절 기념식이 광복회가 따로 개최를 하면서 광복회에서 공개 질의를 했죠. 1910년 조약의 효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했더니 지난 8월 23일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회신이 왔습니다. 그 회신에서는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 원래 있었던 입장, 그것을 계속 우리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만일 윤석열 정부가 그와 같은 입장이라면 그것에 부합하는 행동을 해야 됩니다. 그러니까 1910년 조약이 원래부터 무효다. 한반도라는 것은 불법 강점된 것이다라는 것을 확신이 전제로 한 가운데 국가 정책, 외교 정책을 꾸려가야 한다는 점은 앞으로 지켜봐야 될 것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김문수 후보자 같은 주장이 처음 나온 건 아니고 아주 일각에서는 계속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주로 어떤 진영에서 이런 주장을 했고 왜 하고 있는 겁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런 주장은 아주 오래전부터 극히 산발적으로 나왔었죠. 그러다가 2005년에 뉴라이트 전국연합이라는 것이 만들어지고, 2006년부터 이른바 건국절 논란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조직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2019년에 와서 마침내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이 나왔어요. 그러니까 일본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일본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반일이다. 그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민족주의자들도 아니고 종족주의자다. 미개한 종족이다라고 하는 의미를 담은 책입니다. 그 책이 한국에서도 많이 팔렸죠. 일본에서는 번역서로 수십만 권이 팔렸습니다. 그 책을, 그런 계기를 통해서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다음에 그분들이 왜 그런 주장을 할까. 저도 상당히 궁금해요. 그래서 앞으로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서 밝혀봐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반일종족주의'를 주도했던 이영훈 교수가 그전에 '해방 전후 사이 재의식'이라는 책을 내면서, 거기 서문에 쓴 글이 있는데 그 글을 보면 상당히 독특한 세계관, 인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세계사는, 세계사의 핵심은 이기심과 자유다. 이게 핵심이다. 이때 자유라는 것은 경제적 자유입니다. 그러니까 이기심을 최대한 추구하고 그 이기심을 추구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 그것이 역사 발전이다라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일제강점기 때 경제적 수치가 나아진 부분이 조금 있죠. 그런 것만 내세우면서 그것이 사회적이고 정치적, 세계사적 의미는 전부 다 묻어두고, 경제적으로 수치가 나아지지 않았느냐. 그러니까 일제강점기, 그들이 말하는 일제 시대는 발전한 거다, 이와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런 특이한 세계관과 인간관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제 한 30초 남았는데요.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주장이 이제 학계에서도 그동안 있었고 그게 학문적 자유냐 아니냐의 논쟁도 있었지만, 어쨌든 그건 학문 쪽에서의 문제였고, 이게 정치 참여와 또 다른 문제잖아요. 국정 참여자가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어떤 쟁점에 대해서 일본 정부와 한국 정부의 입장이 정반대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입장이 아니고 일본 정부의 입장을 취하겠다는 사람은 최소한 대한민국의 공무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죠. 법사학 전공자이고 한일관계 법 역사를 오래 연구한 전문가 김창록 교수였는데요. 대구에서 인터뷰를 위해 먼 길을 KTX를 타고 와서 JTBC 스튜디오까지 와주셨습니다. 먼 길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종종 자문을 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창록 /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수고하십시오.]
[앵커]
지금까지 김창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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