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23가구 성산시영 재건축, '마포·강남·서초' 시대 열까
10월 추진위 선거 앞둬…연내 구성 목표
전부 20평대…5억+ɑ 분담금 부담이지만
"면적 비슷해 오히려 빠른 진행 가능할 수도"
"오늘은 '마강초(마포·강남·서초)' 시대 개막을 가속하는 뜻깊은 날입니다. 강남·서초 아파트가 '로또 청약'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지만 성산시영이야말로 서울 최대 명품 주거단지가 될 거란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마포의 도약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지난 23일 마포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사업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한 말이다. 구청장은 이 단지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공공지원자 역할을 맡고 있다.
'마래푸'보다 큰 성산시영 재건축
성산시영은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1986년 준공된 최고 14층, 33개동, 3710가구의 단지다. 이 대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40층, 30개동, 4823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3885가구)를 넘어서 단일 단지 기준으로 마포구 최대 단지가 된다.
성산시영은 월드컵경기장역(6호선)이 가깝고 마포구청역(6호선), 디지털미디어시티역(6호선·경의중앙선·공항철도)도 걸어갈 수 있는 입지다. 성원초·신북초·중암중 등이 근처에 있고 마포구청도 가깝다. 마포구 끝자락에 위치해 DMC역 인근 은평구, 서대문구와 생활권을 공유하기도 한다.
2020년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성산시영은 지난해 12월 정비계획 결정 고시 이후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공지원제도로 선정된 정비업체가 지난달부터 추진위 구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달 23일 주민설명회 이후 현재 후보자 등록 공고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10월5일 추진위원장·감사 선거를 실시하고 12월께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 승인을 받는 게 목표다.
정비업체 관계자는 "추진위 구성 이후 조합 설립까지는 빠르면 6~8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사업장마다 의사결정 속도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획대로라면 연내 추진위 구성,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성산시영은 △전용 49㎡ 701가구 △59㎡ 1399가구 △74㎡ 265가구 △84㎡ 2178가구 △118㎡ 280가구 등 총 4823가구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토지등소유자가 3747명, 임대주택이 516가구임을 고려하면 일반분양 물량은 560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비계획안을 수정 가결한 서울시는 "불광천 변 성미다리를 중심으로 반원 형태의 열린 공원을 조성해 주변 문화시설과 연계된 수변 중심 공간이 형성되도록 했다"며 "공공보행통로와 자전거 통로를 조성해 인근 주민들이 월드컵경기장과 지하철역, 불광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소형 평수 분담금 폭탄…균질성은 장점?
성산시영은 1986년 당시 유원건설(후신 울트라건설 2017년 소멸), 선경건설(현 SK에코플랜트), 대우건설 등 3곳 건설사가 공동으로 지은 아파트다. 주민들은 편의상 1~15동을 유원(1260가구, 공급면적 기준 23평·77㎡), 16~23동을 선경(1120가구, 21평·71㎡), 24~33동을 대우(1330가구, 20평·66㎡)로 부르곤 한다.
3710가구 모두 전용 50~59㎡의 소형 주택이다. 그런 만큼 향후 추가 분담금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선 가구당 5억원 이상 부과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정비업체에 따르면 추진위 구성 이후 개략적인 추정분담금 검증, 내용통지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성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2022년말 주민설명회에서 발표했던 분담금은 대우(20→34평·110㎡안팎) 4억5000만원, 선경(21→34평) 4억2000만원, 유원(25→34평) 2억5000만원 수준이었다"며 "조합이 설립되고 나면 다시 안내할 텐데 아무래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소형 평수가 많고 높은 분담금이 예상되는 게 가장 큰 약점"이라면서도 "단지 전체가 거의 단일 면적이라 오히려 조합원들끼리 합심한다면 대형, 소형이 섞여 있는 곳보다 사업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 위원은 "서울 시내에 이만한 대단지가 몇 개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건축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을 거라 본다"며 "개발을 마치면 송파구만큼은 아니어도 강동구와는 비슷한 입지로 평가받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단지 규모에 비해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아 사업성이 애매하긴 하지만 입지는 좋다"며 "증산뉴타운, 가재울뉴타운과 비교 우위를 점하려면 월드컵경기장, DMC와 연계해 개발해야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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