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실 철권 꼬마가 세계 최강 올랐다

문원빈 기자 2024. 8. 29. 06:4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철권8에 도래한 울산의 시대… 끝없는 노력이 EWC 2024에서 결실 맺어
- 광동 프릭스 소속 철권8 프로게이머 울산 임수훈 선수

"오락실에서 하루 종일 철권에 빠져 있던 꼬마가 이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낭만 드라마"

철권8 프로게이머 세계 1위 파키스탄 아슬란 애쉬 선수가 "수년 동안 아티프 이자즈와 다전제 매치를 펼쳤지만 압승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어려운 업적을 가장 크고 중요한 무대에서 광동 프릭스 소속 '울산' 임수훈 선수가 이뤄냈다.

울산은 지난 8월 22~2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철권8 2024 e스포츠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해당 경기는 SOOP(아프리카 TV)에서 한국어 해설로 중계됐다. 새벽 시간에도 수많은 시청자들이 보면서 열렬하게 응원한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EWC 2024는 철권8 대회 중 가장 큰 상금 규모를 자랑한다. 국제 격투 게임 대회인 EVO 재팬 우승 상금과 비교하면 40배나 많다. 상금 규모가 워낙 큰 만큼 선수들 사이에서는 철권 월드 투어, EVO보다 더 명예롭고 중요한 대회로 여겨지고 있다.

울산의 우승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한국에서 그는 단연 최고의 실력과 성적을 자랑하는 선수다. 유일하게 ATL 2회 우승, 팀 배틀 2회 우승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국제전 부진 징크스도 올해 완벽하게 털어냈다.

그러나 파키스탄 선수들의 기세가 압도적이었다. EWC 2024 이전 개최된 5개의 국제전 우승 트로피를 전부 파키스탄 선수들이 차지했다. EWC 2024 배팅 현황에서도 그 기세가 물씬 반영됐다. 결승전 아티프와의 대전은 물론 그룹 스테이지 아슬란 애쉬 선수와의 대전조차 울산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그는 보기 좋게 전 세계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아슬란 애쉬, 무릎 선수를 포함한 수많은 강자를 꺾고 결승전에 올라온 그가 세계 최강 중 한 명인 아티프를 5대0으로 압도했다. 이는 아슬란 애쉬 선수도 "자신의 프로게이머 인생 동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업적"이라며 엄지를 들어줬다.

울산의 우승 비결은 합숙 훈련에 있었다. 해당 훈련은 "파키스탄 선수들이 왜 강할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고민 끝에 선수들은 대회와 비슷한 환경의 연습이 성적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한국 선수들은 곧장 실행에 나섰다. EWC 2024 개최 전에 서로 모여 맹렬하게 연습했다. 서로 경쟁 관계이지만 파키스탄이라는 공공의 적을 물리치고 함께 위로 올라가자는 목표가 있기에 이뤄낼 수 있었던 훈련 방식이다.

덕분에 선수들은 양질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습득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철권8 실력이 전반적으로 상향됐고 그 상향 평준화가 울산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EWC 2024 챔피언 울산은 "아직 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도전자의 입장이다. 더 노력해서 위로 올라가겠다"며 겸손한 자세로 다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전 세계 철권8 e스포츠 팬들에게 '한국'이라는 두 글자를 명확하게 각인시킨 그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EWC 2024 우승 소감이 궁금하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그동안 아티프와의 오프라인 대결에서 매번 패배했다. 10대0, 10대1 수준이었다. 죽음의 조인 C조에서 우승해 더 감명 깊다. 꿈만 같다. 

지금까지의 노력에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제 인생에서 큰 업적 중의 하나다. 응원하기 위해 늦은 시간까지 잠을 참았던 팬들에게도 너무 감사하다.

 

Q. EWC의 가치가 궁금하다. EVO와 TWT를 가장 크다고 여기는 유저들이 많은데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상금과 명예 모두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 세계 선수들이 EWC를 가장 큰 대회이자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로 생각한다. 상금 규모가 곧 명예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올해 EWC는 철권 역대 최고 상금 규모라서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전력투구했다.

 

Q. 가장 위기의 순간을 회고하자면?

DAY1에서는 아슬란 애쉬 선수와의 대결이었다. 사실 제 패배가 확정된 순간이었는데 그의 치명적인 콤보 실수로 1세트 결과가 달라졌다. 특히 니나는 드라그노프로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캐릭터다. 그의 실수가 없었다면 패자조에서 팀 바이탈리티 전띵 전상현 선수를 만나고 우승은 힘들었을 것이다. 정말 다행이었다.

DAY2에서는 단연 DRX 무릎 선수와의 대결이다. 워낙 많이 만난 사이라서 그런지 제 스타일을 너무 잘 알고 있다. 1세트를 3대0으로 내준 바람에 개인적으로도 너무 긴장된 경기였다.

2세트를 시작할 때 "아슬란 애쉬 선수도 꺾고 올라왔는데 이렇게 질 수 없다"고 이를 악물었다. 드라그노프로 안정성을 챙기면서 게임에 임해보자고 다짐했는데 덕분에 잘 버텨냈다.

Q. 아슬란 애쉬 선수는 스틱 문제로 아쉬움을 남겼다. 세계 최고의 강자들도 긴장을 많이 했는가?

고장이 난 것 같진 않다. 다만 이슈가 있다고 인지했을 때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그게 저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그 이후 장비를 보다 세밀하게 점검했다. 

아무래도 상금이 워낙 크다 보니까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긴장을 많이 했다. 일본 최강자 노비 선수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얼마나 긴장했으면 대회장으로 이동하는 차량을 탑승할 때 장비를 숙소에 두고 와서 다시 올라갔다.

 

Q. 5선승 방식이 너무 힘들진 않았나?

처음 도입된 방식인데 정말 힘들었다. DRX 샤넬 강성호 선수와 야가미 선수 경기는 9라운드까지 진행됐는데 체력 소모가 상당했을 것이다. 다만 5선승이니까 순수하게 실력을 겨룰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Q. 대회에서 가장 잘한 점은?

파키스탄 선수들이 왜 강할까를 많이 고민했다. 대회처럼 오프라인 공간에서 다같이 모여 대전을 펼치고 게임 관련 이야기만 하는 그들의 연습 환경이 이유라고 판단했다.  

다른 선수들도 이를 공감해 EWC 전 8~9일 동안 합숙 훈련을 강행했다.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정말 밥 먹고 철권만 했다. 서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나눌 수 있으니까 너무 좋았다. 대회 일정에도 전띵 선수와 연습했는데 큰 도움이 됐다.

서로 경쟁 관계이지만 경기력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게 더 중요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실력을 상향 평준화로 이끈 합숙 훈련이 EWC 2024 연습의 핵심이었다.

Q. EWC에서의 플레이는 그동안의 스타일과 사뭇 달랐다. 

맞다. 합숙 훈련 도중 문득 그동안 아티프의 드라그노프 플레이를 너무 따라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광동 프릭스 체리베리망고 김재현 선수가 "결국 본인이 가장 잘 하는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아티프를 따라하지 말고 그 방법을 찾아내라. 못하는 걸 잘 하려고 하는 것보다 잘 하는 걸 더 잘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드라그노프의 경우 확실히 큰 기술들의 성능이 좋다. 아티프는 이를 적극 활용한다. 하지만 제가 어떤 플레이를 가장 잘했을까 고민한 끝에 철권7 주력 캐릭터였던 '카즈미'가 떠올랐다.

카즈미는 자잘한 기술을 활용한 견제가 핵심이다. 이를 드라그노프에 곧장 적용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이 역시 단순 연습량만 늘렸으면 알 수 없었던 전략이다. 합숙 훈련의 중요성이 다시금 확인된 대목이다.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자리였으니까 이곳에서 통하지 않으면 당연히 더 잘하는 파키스탄 선수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반대로 이곳에서 통하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에 이를 중점적으로 확인했다.

 

Q. CBM 선수는 아쉽게도 아티프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기 전에 드라그노프 선수로서 조언했을 것 같다. 어떤 말을 건넸는가?

EWC 2024는 코칭이 금지된 대회였다. 그래서 경기 시작 전 주요 기술들을 다시 상기시키는 시간을 가졌다. 아티프의 실력, 카자마 진과 드라그노프의 체급 차이가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 다행히 CBM이 연습했던 것들을 모두 보여줬고 그동안 철벽으로 느꼈던 아티프가 할 만한 선수였다는 자신감을 얻어 유의미한 패배였다고 했다.

Q. 플레이오프를 빠르게 확정져서 휴식 시간이 비교적 길었다. 그 시간 동안 뭘 했는가?

호텔이 정말 어마무시하다. 경기 끝나자마자 곧장 복귀하고 욕조에서 휴식을 취했다. 컨디션 관리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해 맛있는 것을 많이 챙겨 먹으며 휴식에만 집중했다. 대회 전후 간단하게 운동하며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헬스장까지 가기가 귀찮아서 방 안에서 버피테스트를 10분 정도 했다. 

 

Q. 음식은 잘 맞았는가?

정말 만족스러웠다. 모든 음식이 전부 최고급이었다. 아랍 디저트 중에 '쿠나프'라는 게 있다. 이 음식이 베스트 픽이다. 지난 대회에서는 40개 이상 먹을 정도로 좋아했는데 이번에도 비슷하게 먹었다. 진짜 너무 맛있다.

 

Q. 결승전 이후 아티프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가?

그동안의 드라그노프 플레이와는 전혀 다른 플레이를 펼친 만큼 그 역시 예상하지 못했다. 동일 캐릭터 대전이니까 그것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티프는 워낙 매너가 좋은 선수로 유명하다. 저의 플레이에 아낌 없이 칭찬하고 우승을 축하해줬다. 앞으로 어떤 대회를 나갈 것인지 물어봤다. 제가 출전하는 모든 대회를 따라오겠다며 자신이 강해져서 리벤지에 도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좋은 라이벌 관계가 형성된 것 같아 개인적으로도 너무 좋다.

- DAY3에서 과거의 패배를 설욕한 울산

Q. 야가미 선수의 레이나가 EWC 2024에서 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었다. 자신의 레이나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야가미 선수가 저를 레이나로 이끈 주역이다. 어린 선수인데 실력이 매우 뛰어나다. 폭풍같이 몰아치는 레이나의 강점을 정말 잘 활용한다. 경기를 봐도 느껴질 것이다.

과거 대회에서 레이나 미러전을 펼쳤는데 그에게 패배했다. 숙련도가 월등히 높았고 그를 보고 따라했기 때문에 극복하기 어려웠던 벽이었다. 개인적으로 당시 패배를 복수하고 싶었다. 그와 8강에서 만났는데 레이나로는 아니지만 리벤지에 성공해서 기뻤다. 

 

Q. 울산 선수의 시그니처 플레이는 '대시 가드'다. 팬들에게 노하우를 전한다면?

미디어 인터뷰에서 대시 가드를 설명할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EWC 2024 무릎 선수와의 대결에서 대시 가드의 장점이 제대로 드러났다. 브라이언은 플라잉 힐, 마하 펀치 위주로 카운터를 노린다. 그것을 대시 가드로 유도해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대시 가드를 할 때는 상대방이 무엇을 할 지 예상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대시 가드를 하면 상대방의 기술에 역으로 당할 수 있다. 그만큼 각 캐릭터들의 메커니즘을 잘 익혀야 한다.

 

Q. 드라그노프의 하향도 예상 범주다. 다음으로 염두에 두는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하향 패치를 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어떻게 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하향 패치가 적용된다면 좋은 캐릭터를 또 찾지 않을까 생각한다. 철권8에서 아수세나, 레이나, 드라그노프로 주력 캐릭터만 벌써 3번이나 바꿨다. 다 좋은 결과를 냈다.

철권7 당시 카즈미를 주력으로 사용한 게 도움됐다. 카즈미는 기본기 위주로 운용하는 캐릭터다. 덕분에 어떤 캐릭터를 하든 적응이 빠르다. 드라그노프가 워낙 저랑 잘 맞기 때문에 어지간한 하향 패치에도 바꾸지 않을 것 같지만 패치에 따라 그에 맞는 다른 캐릭터의 플레이도 늘 열려있다.

Q. 사우디아라비아 대회는 상금 이슈로 걱정하는 팬들이 많다. EWC는 괜찮은가?

사기업이 개최한 대회에서 해당 이슈가 발생했다고 들었다. EWC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대회이기에 무관하다.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시상식에 참여할 만큼 사우디아라비아가 중요하게 여긴다. 지난해 대회 상금도 1개월 뒤에 지급됐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Q. 상금으로 철권8 DLC와 시즌 패스를 모두 사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심은 없는가?

원래 소비가 크지 않고 모으는 걸 더 좋아한다. 상금은 늘 겸손하자는 마인드로 바라보고 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상금을 보면서 철권 프로게이머도 이렇게 큰 돈을 모을 수 있고 이것이 새로운 인재들을 유입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 중이다.

참고로 EWC 2024 모든 종목 통틀어 철권이 가장 많은 관객수를 자랑했다. 주최 측도 놀랐을 정도다. 대부분 선수들이 스폰서를 달고 출전했다. 그만큼 기업에서의 관심도 많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유입됐으면 좋겠다.

 

Q. 트로피를 장식할 때 무릎, 아슬란, 노비 선수를 선정한 이유는?

사실 3명을 고르라고 하길래 당황했다. 급작스럽게 각 나라의 상징적인 선수들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두 제가 성장하면서 우상처럼 바라봤던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과 나란히 하고 싶었다.

오락실에서 철권을 미친 듯이 즐겼던 꼬마가 이제 조금 따라왔다. EWC 2024에서 우승했어도 아직까지 이 선수들과 어깨를 견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더 노력해야 한다. 존경의 의미와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기 위해 그들을 선정했다.

Q. 최근 철권 대회 코칭 관련 토론이 뜨겁다. 다른 대회에서는 코칭을 오픈하는 반면 EWC에서는 코칭이 금지됐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방식은?

처음에는 게임의 속도감을 고려했을 때 코칭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문득 잊었던 것들을 상기시키고 그걸 의식하며 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EWC 2024에서 코칭 시간이 있었다면 분명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코칭이 없는 운영을 선호한다. 1대1이니까 그 시간 동안 자신의 플레이로 극복하고 이겨내는 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사우디아라비아 관광도 즐겼는지 궁금하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 투어를 즐겼다. 면적이 1554㎢일 만큼 굉장히 광활한 인공 도시였다. 보자마자 '우와'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사막 투어, 사파리 투어 등 다양한 여행 코스가 제공됐는데 그건 즐기지 않았다.

 

Q. 철권 외 즐기는 게임이 있다면?

과거에는 던전앤파이터, 귀혼, 건즈, 오버워치 등 온라인 게임을 많이 즐겼다. WoW를 즐겼을 땐 무릎 선수가 파티로 많이 놀아줬다. 우상인 선수와 함께 놀 수 있어 정말 감격스러웠다. 지금은 철권8에만 집중한다. RPG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니까 그 시간에 운동하거나 사람을 더 만나자는 마음이다.

Q. 영어 실력이 뛰어났다. 개별적으로 공부했나?

외국인들과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영어를 따로 공부하진 않았다. 철권 세계 대회를 거듭하니까 자연스럽게 익혀졌다. 철권으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다. EWC 2024가 끝난 올해도 프랑스, 그리스, 일본 등 아직 많은 국제전이 남아있다. 철권 프로게이머의 메리트 중 하나다.

처음에는 엄청 미숙했는데 지인들과 다른 선수들이 친절하게 단어를 알려줬다. 그걸 기억하며 써먹으려고 시도하니까 이제 프리 토킹은 가능하다. 다만 이번 인터뷰에서 아직 미숙하다고 느꼈다. 유창하게 말하지 못해 아쉬웠다.

 

Q. 큰 산을 넘었다. 다음 목표는?

먼 미래를 말한다면 무릎 선수의 뒤를 잇는 한국 최고의 철권 선수다. 가까운 미래는 아무래도 철권 월드 투어 챔피언 우승이다. 도쿄에서 처음 개최되는데 총상금을 30만 달러로 올릴 만큼 주최 측에서 힘을 쏟고 있다.

EVO를 우승하지 못해 트레블, 그랜드 슬램은 아니지만 더블을 달성할 수 있는 대회니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자신감은 넘친다. 다만 그때까지 드라그노프가 하향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목표라고 보긴 어렵지만 제가 무릎 선수의 뒤를 따라가듯 다른 신세대 선수들이 저를 바라보며 철권 e스포츠에 도전하길 바란다. 정말 도전해 볼만한 종목이다. 대우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최근 팀 배틀에서 유명 선수들을 꺾고 올라왔을 만큼 잘하는 2005년생 선수들이 있었다. 그들의 성장과 활약도 기대하고 있다.

 

Q.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현장 직관, 생방송 시청, 엘 후에고 관전 등으로 새벽 6시까지 응원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 대회가 끝나고 개인 방송에도 많이 놀러와 주셨다. 살면서 이런 영광을 또 다시 누릴 수 있을까 감격했다. 팬들이 있기에 철권 e스포츠가 성장하고 있다. 늘 감사하고 그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moon@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