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간호사 합법화' 간호법 통과, 의료현장·의료대란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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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넘게 이어지는 의료대란 속 의사 업무를 대신 맡아온 PA(진료지원) 간호사의 역할을 합법화하는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진료지원 간호사는 그간 의료현장에 투입돼 의사 일부 업무를 대신하고 있었으나 현행법엔 이들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
지금도 의료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진료지원 간호사들을 계속 불법의 영역에 남겨둘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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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지원 간호사' 의료행위 법으로 보호
"관리체계 잡혀 의료 질 올라갈 것" 기대
의사단체는 반발…"전공의 떠나라 부채질"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반년 넘게 이어지는 의료대란 속 의사 업무를 대신 맡아온 PA(진료지원) 간호사의 역할을 합법화하는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진료지원 간호사의 지위와 자격이 분명해짐에 따라 이들이 의료 공백 상황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간호법에 반대하며 단식에 나서는 등 의사들 측에선 반발이 커 의정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28일) 본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을 재석 290명 가운데 찬성 283표, 반대 2표, 기권 5표로 가결했다.
법안은 진료지원 간호사들의 의료 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진료지원 간호사는 그간 의료현장에 투입돼 의사 일부 업무를 대신하고 있었으나 현행법엔 이들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
의정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정부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 자리 일부를 진료지원 간호사로 채웠고, 이들을 법제화하는 작업을 적극 추진했다.
이번에 여야가 합의해 도출해낸 간호법은 진료지원 간호사 업무 범위를 임상경력 등을 고려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업무범위는 시행규칙으로 정해야 하는 과제가 남은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진료지원 간호사의 자격을 명확히 하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환자 입장에서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진료지원 인력의 자격 요건이라든지 교육, 훈련과 관련해 체계가 잡힐 것"이라며 "관리 기준 체계가 없는 지금보다 (서비스가)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간호계에선 진료지원 간호사를 포함한 간호사들의 전반적인 지위가 안정화되면서 숙련된 간호 인력이 현장을 떠나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간호사 1명당 담당하는 환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간호법 29조에선 병원급 의료기관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간호사들이 과중한 업무로 환자들 응대를 바로 못하는 게 우리나라 현실"이었다며 "(하위 법령을 통해) 간호사가 제대로 간호할 수 있도록 담당하는 환자 수부터 바뀔 것"이라고 했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간호법 제정은 불가피한 작업이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금도 의료 공백을 메워주고 있는 진료지원 간호사들을 계속 불법의 영역에 남겨둘 수 없다는 것이다.
송기민 한양대 보건학과 교수는 "의료 공백을 어떻게든 채워야 하지 않나. 지금도 진료지원 간호사가 보조 업무를 해오고 있는데 이젠 (합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다만 의사 직역에서 간호법 제정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의정갈등은 더 꼬일 수 밖에 없는 모양새다. 의협은 간호법 통과 직후 "의료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그 피해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대한의학회·대한의사협회는 이에 앞서 27일 공동으로 낸 성명서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PA 간호사 활성화는 전공의들에게 의료 현장에서 떠나라고 부채질하는 정책"이라면서, "불법적으로 간호사에게 의사의 업무를 시키는 일부 관행을 합법화 시키는 정책으로 엄습하는 의료파탄을 해결할 수 없고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이들 단체는 "전공의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PA 간호사로 채우면 앞으로 전공의 수련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면서 "전공의 수련제도 자체를 부정하고 간호사를 의사로 둔갑시키는 발상으로 밖에 달리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m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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