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윤계상 "언제 돌이 날아올지 몰라요…모두가 개구리죠"

손정빈 기자 2024. 8. 2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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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준은 일반적인 사람이죠. 전 저와 상준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8월23일 공개)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을 한 명 꼽으라면 누구라도 상준을 고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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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로 돌아와
갑작스러운 불행 마주한 상준 맡아 열연해
"일반 사람에 관한 얘기 나도 다르지 않아"
"6㎏ 증량했다가 다시 14㎏ 빼 상준 표현"
"이 작품이 내 에너지를 다시 충전해줬다"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상준은 일반적인 사람이죠. 전 저와 상준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8월23일 공개)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을 한 명 꼽으라면 누구라도 상준을 고를 것이다. 그는 그저 친절했을 뿐인데 끝도 없는 불행 속에 떨어졌고, 그 불행에 끝내 갇히고 말았다. 아내 은경(류현경)은 상준 탓이라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살함으로써 고통에서 도피했다. 상준은 살인마를 불러들여 가족 모두를 지옥으로 밀어 넣었다는 죄책감에 더해 아내를 잃은 고통에 허우적대다 모든 기력을 소진하고 무너져버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상준은 특별히 잘못된 선택을 한 적이 없다. 그저 친절을 베풀었을 뿐이다.

"그게 이 작품의 묘미였어요. 보통의 작품들을 보면 등장 인물이 엄청난 결정을 내리잖아요. 하지만 상준은 별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린 대부분 그렇게 살아가죠.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단치 않은 선택을 한 것 뿐인데 이런 엄청난 일을 맞닥뜨리게 되는 거죠."

엄밀히 따지자면 상준은 연쇄살인마 지향철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적이 없다. 그가 지향철에게 당한 것도 그의 가족이 살해 당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런데 상준이 지향철 피해자가 아니냐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다. 지향철이 그의 모텔에서 사건을 벌임으로써 모텔은 망했고, 그 장면을 목격한 아내는 극심한 충격에 시달렸으며, 그 여파가 20년 내내 이어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상준을 이렇게 표현하면 될까. 피해자가 아닌 건 아닌 사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영어 제목은 개구리를 뜻하는 'The Frog'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를 얘기할 때 바로 그 개구리다. 지향철이 '무심코 돌을 던진 누군가'일 것이고, 상준은 '그 돌에 맞아 죽는 개구리'다. "상준은 2차 피해자, 3차 피해자 정도가 되겠죠. 그는 개구리입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개구리죠. 어디에서도 이런 개구리들을 다루지 않잖아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려고 하지 않는 그들을 보려 하는 이 작품의 시각에 매료됐습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언제든 그 개구리가 될 수도 있어요."


상준은 이 시리즈에서 감정의 굴곡이 가장 크고, 그 감정 변화를 가장 극적으로 드러낸다. 윤계상 역시 "이런 상준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상준을 표현하기 위해 외모에도 극적인 변화를 줬다. 젊은 시절 상준을 보여주기 위해 평소 몸무게보다 6㎏ 가량 증량했다가 늙은 상준으로 가기 위해 3주만에 14㎏을 감량했다. 평소에도 슬림한 체형을 유지했기에 그렇게 몸무게를 줄이고 나니 뼈 밖에 남지 않은 몸이 됐다고 했다. 그는 "욕심을 좀 냈다. 그만큼 이 작품이 좋았다"고 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몸무게를 줄였습니다. 의사와 상의를 하고 뺀 거예요. 그렇게 빼고 촬영장에 갔더니 감독님을 포함해서 스태프들이 더 젋어졌다는 거예요.(웃음) 아무튼 열심히 했습니다. 살을 빼니까 매우 예민한 상태가 돼서 연기가 잘 되더라고요. 그래도 앞으로는 이렇게까지 감량하진 않을래요. 다시 할 짓은 못 돼요.(웃음)"

캐릭터가 겪어야 하는 일로 보나 윤계상이 그 인물을 보여주기 위해 한 연기를 보면 모든 걸 다 소진하는 연기를 했을 것 같지만 오히려 채워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 사이에선 이미 너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대본이었다"며 "그런 작품을 할 수 있어 기쁠 뿐"이라고 했다. "간혹 어떤 작품은 하고 나면 제가 너무 소모됐다는 느낌을 줘요. 그런 느낌을 주는 작품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없느 숲속에서'는 그렇게 어려웠는데 제가 충전되는 것 같았어요. 좋은 배우들, 좋은 감독님, 좋은 글 모든 게 감사합니다. 너무 너무 감사해요."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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