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밴픽'… 젠지가 강팀인 이유[초점]

[종로=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그 누구도 상상하기 쉽지 않은 밴픽을 선택해 상대를 압살했다. 젠지가 왜 강팀인지를 알 수 있었던 경기였다. 

ⓒLCK

젠지는 28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플레이오프 2라운드 디플러스 기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젠지는 이날 경기 승리로 승자조로 향했다.

압도적이었다. '난적' 디플러스 기아였지만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유연한 밴픽이 가장 돋보였다.

1세트는 정석이었다. 젠지는 1세트에서 크산테-마오카이-트리스타나-직스-뽀삐를 선택했다. 단단하면서도 균형 잡힌 조합이었다. 젠지는 물샐틈없는 깔끔한 운영으로 가볍게 1세트를 가져왔다.

파격은 2세트였다. 젠지는 2세트 미드 가렌과 탑 코르키 카드를 선택했다. 디플러스 기아의 나서스와 올라프를 반격하기 위한 묘수였다.

이는 적중했다. 가렌은 나서스를 시종일관 압박하며 성장을 방해했다. 코르키는 초반 고전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한 모습을 연달아 선보였다. 

'쵸비' 정지훈. ⓒLCK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웠던 점은 바로 마오카이와 블리츠크랭크의 연계였다. 마오카이가 궁극기로 상대를 묶으면 블리츠크랭크가 스킬을 통해 적을 끌어와 처치하는 방식이었다. 디플러스 기아는 이 전략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백기를 들어야 했다.

젠지는 3세트에서도 나서스를 상대에게 주고 가렌을 선택했다. 또한 앞선 1,2세트에서 안정적인 대미지를 넣은 직스를 또다시 골랐다. 마지막으로 정글에서 상대의 조합을 맞받아치기 위해 스카너를 골랐다.

'캐니언' 김건부는 경기 초반 스카너로 협곡을 지배했다. 스카너의 갱킹에 디플러스 기아는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스카너는 렐, 가렌과 함께 단단하게 앞라인을 지켰고 젠지는 3세트 승리로 승자조행을 확정했다. POG(Player Of the Game)는 스카너를 한 캐니언이 차지했다.

젠지는 이미 예전부터 밴픽으로 막을 수 없다는 평가를 들었다. 다섯 명의 선수 모두 넓은 챔피언 폭을 갖고 있기 때문. 

김정수 젠지 감독. ⓒLCK

상대팀인 이재민 디플러스 기아 감독도 젠지의 밴픽에 혀를 내둘렀다. 이 감독은 이날 나온 미드 가렌에 대해 "(연습 경기에서) 만나지 못해 대처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젠지의 밴픽이 예상하기 어려웠다는 뜻이다.

무결점에 가까운 실력에 유연한 밴픽까지. 젠지가 강팀의 이유를 제대로 증명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