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아이돌' 빅오션 "꾸준히 나아가는게 중요…팬들 응원 감사"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세계 최초 청각장애인 아이돌 그룹 '빅오션(Big Ocean)'이 한류의 새 얼굴로 떠올랐다.
빅오션 멤버 전원은 청각 장애인으로 구성됐다. 지난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1세대 아이돌 그룹 'H.O.T.'의 히트곡 '빛'을 리메이크한 동명의 곡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찬연·박현진·김지석 멤버 세 명은 한국어 수어(KSL), 영어 수어(ASL), 국제 수화(ISL)로 노래해 감동을 안겼다.
K팝 최초로 수어로 노래하는 아이돌 그룹으로 주목받았다. 낮은 청력 등 한계는 보조장치 등으로 보완했다.
김지석은 선천적인 청각장애다. 박현진은 세 살, 이찬연은 열한 살때 고열로 청력에 손상을 입었다. 인공와우(인공달팽이관)와 보청기의 도움을 받고 입술 모양으로 대화 내용을 판독할 수 있기에 의사소통엔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다양한 사운드가 간섭하는 고난도 비트에, 칼군무로 세 멤버가 합을 맞춰야 하는 아이돌 무대는 다른 얘기다. 일곱 명으로 출발해 세 명이 남은 약 2년간 연습생 생활 역시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멤버들 간 믿음, 진동을 보내주는 비트 메트로놈·모니터를 통한 빛 메트로놈 등의 도움을 받아 차진 호흡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빅오션은 데뷔 후 국내외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데뷔 직후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본인 공식 SNS(소셜미디어)에 "장애에 대한 장벽과 사회적 편견을 넘어선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적고 빅오션을 응원했다. 미국 FOX 채널은 이들의 두 번째 디지털 싱글 '블로우(BLOW)'를 '이번 여름 놓치지 말아야 할 K-팝 10'으로 꼽았다.
그룹명엔 '세상을 크게 놀라게 한다'라는 뜻과 함께 바다 같은 잠재력을 가지고 바다처럼 전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포카리스웨트의 첫 디지털 광고 모델로 선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청력 건강을 강조하기 위한 컬래버레이션 영상 시리즈를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전파했다.
지난 11일 세 번째 디지털 싱글 '슬로우(SLOW)(Feat. Young K (DAY6))'를 발표해 호응을 얻었다. 영케이가 피처링한 이 곡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순간을 간직하며 천천히 나아간다면, 결국엔 높이 날아오르고 멀리 가게 될 것이라는 빅오션 멤버들의 가치관을 투영했다. 희망찬 메시지를 담은 뮤직비디오 전체가 수어로 만들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나운서 출신 차해리 대표가 이끄는 국내 첫 장애인 전문 연예기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의 제작 능력도 빅오션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파라스타엔터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 SKT와 함께 참가해 인공지능(AI) 보이스 등 IT 회사들과의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희망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빅오션은 최근 열린 '제6회 뉴시스 한류엑스포'에서 한류특별상을 수상했다.
다음은 빅오션(왼쪽부터 김지석·박현진·이찬연)과 일문일답
-한류 특별상 수상소감
"저희가 데뷔한 지 4개월이 지났습니다. 저희가 데뷔하기 이전에는 많은 분들께서 아이돌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최선을 다해 이를 악물고 도전했습니다. 저희의 진심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면서 응원을 해줄수 있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런 소중한 응원들이 모여서 뉴시스 한류특별상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첫 청각 장애아이돌 그룹인 빅오션을 보면서 많은 이들이 희망을 얻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팬들 반응은
"팬들께서 저희가 아무래도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박자를 잘 맞춰서 무대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는 게 너무 대단하다, 멋있다, 저희 그룹 이름처럼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신인 그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해외 팬들도 점차 늘고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해외 팬들 반응은
"해외 팬들도 저희가 되게 자랑스럽고 데뷔 전부터 지금껏 지켜봤는데, 그 과정들이 너무 멋있고 앞으로도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셨구요. 많은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최근 발매한 세 번째 디지털 싱글 '슬로우' 소개해달라. 영케이와 작업 소감
"'슬로우'라는 곡에는 천천히 꾸준히 나아감으로써 모든 걸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저희가 원래 영케이 선배님과 직접 만나뵙고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스케줄때문에 만나뵙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선배님께서 저희를 위해서 '슬로우'라는 곡을 피처링해주셨고, 덕분에 저희가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인사
"세상에는 불가능해보이는 일들이 참 많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배님들, 관계자 분들, 저희를 믿고 이끌어주신 저희 소속사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소속사분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빅오션은 할 수 있다! 감사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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