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추진하는 계열사 '구조조정'... 뜻대로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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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연일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을 겨냥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계열사 구조조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두산그룹이 다음달 25일로 예정한 주주총회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두산은 신설법인의 수익가치 계산 시 미래 수익에 발생하는 효익에 기반한 방법과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를 모두 투자자들에게 안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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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연구기관 간담회'에서 "합병이나 공개매수 과정에서 지배주주만을 위한 의사결정으로 국내외 투자자들이 크게 실망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상법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발언은 최근 자회사 간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일반주주 권익 침해 논란을 야기한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지난달 24일과 이달 26일, 두 차례에 걸쳐 두산그룹에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두산그룹이 다음달 25일로 예정한 주주총회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로보틱스는 연이은 정정 지시로 한 달 내내 금감원 증권신고서 심사 단계를 밟고 있어 주주총회 개최가 불투명하다. 해당 신고서가 금감원에 접수되어야 지배구조개편안을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칠 수 있다.
금감원은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의 가치 평가 방식을 지적하고 이를 수정하라고 지시했다. 금감원이 지적한 신설법인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것으로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회사다.
비상장사는 주가가 없기 때문에 회사가 가진 자산(자산가치)과 미래에 벌어들일 수익(수익가치)을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책정한다. 신설법인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할수록 두산로보틱스에 유리한 비율이 나온다.
금감원은 두산이 신설법인의 수익가치를 책정하면서 별도의 현금흐름을 추정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았다. 지난해 두산밥캣이 두산에너빌리티에 지급한 배당금은 753억원에 달하는데 두산은 이를 미래 수익에 반영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의 지시에 따라 두산은 신설법인의 수익가치 계산 시 미래 수익에 발생하는 효익에 기반한 방법과 기준시가를 적용한 평가를 모두 투자자들에게 안내해야 한다.
주주들은 이번 사업 재편이 대주주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개편이 마무리되면 지주사의 합병법인 간접지분율이 13.8%에서 42%로 증가한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 두산밥캣 주주 모두가 이번 주식교환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산밥캣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적인 실적 및 꾸준한 배당 등에 이끌린 투자자들이 많은 반면 두산로보틱스의 투자자들은 높은 성장기대감에 주목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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