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 "한미 동맹 초당적 지지…경제·산업 변동성은 배제 못해"
"웨스팅하우스 협의 진행 중, 지켜봐야…韓기업 이익 보호 노력"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조현동 주미한국대사는 28일(현지시간)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미 간 전략적 소통과 협의가 차질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조 대사는 이날 워싱턴DC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민주, 공화 양당 전당대회를 참관한 결과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초당적 지지와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달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 이어 이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전당대회를 각각 참관해 양당 주요 인사를 만났다.
조 대사는 최근 민주당 시카고 전당대회 중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비롯해 연방 상원의원 중에서는 잭 리드(로드아일랜드/군사위원장), 크리스 쿤스(델라웨어), 팀 케인(버지니아/전 부통령 후보) 등을, 하원으로는 스테니 호이어(메릴랜드/전 하원 민주당 대표), 데비 와서만 슐츠(플로리다/전 DNC 의장) 의원 등을 만나 교류했다고 소개한 바 있다.
그는 전당 대회 기간 중 한국 언론사 특파원단에 "민주당 인사들은 그간 바이든 행정부의 인태전략 하 한미 간의 안보, 경제 협력이 더욱 강화됐다고 평가했다"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이러한 기조가 지속 계승, 발전될 것임을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와 관련해서는 "한미일 간의 전례 없는 협력이 인태지역의 다양한 역내 도전에 대응해나가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민주당 인사들의 인식을 전했다.
이날 조 대사는 "한미 동맹의 폭과 깊이가 과거보다 심화하고 있으며, 미국 내 정계 인사들은 한미동맹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라고 했다.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윤 대통령이 밝힌 통일 독트린과 관련, 조 대사에는 "미 국무부도 통일 독트린 지지 의지를 밝힌 만큼 대북정책 지지가 확산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조 대사는 잭 리드 상원의원이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했으며, 다음 주에는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근인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당, 테네시주) 등 양당 상원의원들과 하원 의원단 6명도 곧 한국을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민주당이 전당대회에서 발표한 정강·정책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빠진 것과 관련해선 "왜 빠졌는지 설명하긴 어렵지만, (민주당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라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한의 비핵화 목표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모두 견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미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선 "7차 회의를 서울에서 진행 중이지만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대외적으로 설명이 어렵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라며 말을 아꼈다.
현대차 조지아 공장의 환경영평가 이슈에 대해서는 "현대차가 예상하고 있는 4분기 중 생산 개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완공을 목전에 두고, 환경 이슈가 좀 뒤늦게 불거진 것으로 본다. 심각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조 대사는 미 원자력 발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원전 사업 수주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 간에는 국제 원자력 산업에 있어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는 공감대가 있다"라면서도 "(웨스팅하우스 관련은) 기업 간, 또 당국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인 사항으로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특히 조 대사는 이날 한국과 미국 간 경제협력과 관련해서도 분위기를 비교적 상세히 전했다.
그는 "한미 관계는 군사 안보에서 긴밀한 공조뿐만 아니라 경제, 통상, 투자, 핵심 신흥기술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라며 "세계 최대 시장과 기술력을 갖고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 기업 간 핵심 신흥기술 투자 관련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높이 평가 받고 있다"라고 했다.
인디애나에 첨단 패키지 공정 공장을 짓고 있는 SK하이닉스와 텍사스 테일러시에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는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의 투자와 관련, 조 대사는 "우리 기업들이 대미 투자 규모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반도체, 배터리 등 한국 기업 투자 분야의 세제혜택 축소 등 투자 여건 악화 가능성에 대해선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전기차 보조금 축소 가능성이 있고,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변동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라면서도 "그러나 IRA와 관련해 이미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투자가 이뤄진 곳은 공화당 소속이 주지사인 곳이 많이 있다. 정치적 여건 감안하면서 우리 기업 이익을 보호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포기하면서 임기 내 한미일 정상회의가 추가로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외교에 시간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 기시다 총리의 사퇴 등 변수가 있다"라면서 "구체적인 그림이 나왔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G20과 APEC 등 여러 국제 다자 정상회담 일정이 있다"라면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방중에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미중 전략적 관계를 잘 그리겠다는 측면에서 진솔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핵 문제가 이번 설리번의 방중 회담 기간 중 어떻게 논의될 것인지도 중요 의제"라고 전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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