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인력 줄어 한계 달한 TLO…"다양한 기술사업화 전략 필요"

부산=류준영 기자 2024. 8.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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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출연연x연구소 TLO 연례 콘퍼런스' 개최
이지훈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사무총장 주제 발표
이지훈 서울과학기술대학산학협력단 기술화본부장(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사무총장)/사진=류준영 기자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기관 내 단위조직으로 기술사업화 전담조직을 설치·운영하면서 보유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해 사업화하는 소극적 방식을 취해왔다. 반면 해외 선진국의 주요 연구소 및 대학은 보유기술의 직접 사업화(창업, 투자)를 하고자 기관 밖으로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기술사업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지훈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사무총장(서울과학기술대 산학협력단 기술화본부장)은 28일 부산 해운대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2024 출연연x연구소 TLO(기술이전전담조직) 연례 콘퍼런스'에서 "출연연 TLO(기술이전전담조직) 대부분이 예산과 인력이 줄면서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내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고 진단하며 "이를 극복하려면 각 출연연이 체질에 맞는 직접 수익화 모델을 우선적으로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단상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지훈 본부장은 '출연연 직접 수익화 모델 추진 필요성과 방안'을 주제로 국내외 다양한 수익화 모델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먼저 74개 연구소로 이뤄진 유럽 최대 응용과학연구기관 프라운호퍼가 첫 번째 우수사례로 꼽혔다. 이 곳은 프라운호퍼벤처를 설립, 2019년부터 6000만유로(약 896억원) 규모의 스타트업 투자 전용 펀드( FTTF(Fraunhofer Technology-Transfer Fund))를 운용 중이다. 주로 프라운호퍼에서 스핀오프(분사)한 딥테크(첨단기술) 기반 기업에 투자한다.

이 본부장은 "프라운호퍼는 연구원 창업과 시제품 제작을 지원한 후 사업모델 고도화에 필요한 내부 기술을 집중적으로 이전하고, 데스밸리(Death Valley, 스타트업이 초기자금을 소진한 후부터 수익 창출까지 3~7년차 기간)를 극복할 펀드까지 지원하는 등 창업 전주기 지원을 한다"며 "이 과정에서 기술료를 기업 주식으로 받아 수익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대형 연구분야 19개 센터로 이뤄진 헬름홀츠협회는 독립연구소 각각의 특성에 맞춰 외부 자회사(HZDR Innovation GmbH)나 기술사업화 전문회사(Ascenion GmbH) 등 다양한 유형의 TLO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해외 연구소는 니즈에 따라 필요한 경우 기술사업화 및 창업을 위한 독립된 기술사업화 전문회사를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이를 통해 IP(지적재산권) 라이센싱 중심의 기술사업화에서 창업, 투자, 액셀러레이팅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에서 창업과 액셀러레이팅을 전담하는 자회사 예다(YEDA)와 영국 캠브릿지 엔터프라이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어 이 본부장은 "국내에도 모범사례가 제법 있다"며 연세대학교를 예로 들었다. 연세대는 2013년 3월 국내 대학 최초로 TLO와 기술지주회사가 하나로 합쳐진 '기술사업화 전문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 본부장은 "TLO와 기술지주회사가 따로 움직이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연세대는 기술을 이전할지, 창업을 할지를 TLO와 기술지주회사가 함께 고민해 이전할 기술은 이전 트랙, 창업할 기술은 창업 트랙에 올리는 형태의 모델로 발전시켜 왔다"며 "최근 직접 사업화에 무게가 실리면서 올해 300억원이 넘는 창업지원펀드를 결성했고, 액셀러레이터 등록과 함께 팁스(TIPS) 운영사로도 활동 중"이라고 소개했다.

가톨릭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의 경우 바이오 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곳 1호 자회사 바이젠셀은 2013년 설립된 면역세포 치료제 전문기업으로 상장까지 8년이 걸렸다. 가톨릭대학교는 기술료로 13억원 이상 받았고, 바이젠셀의 상장 이후 400억 원 가까이 회수했다. 이 본부장은 "딥테크 기업 특성상 평균 상장까지 12년 정도 걸리는 데 8년이면 굉장히 빠른 성장"이라며 "카톨릭대학교는 오직 바이오 분야에 특화된 자회사만 육성해 상장시키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예산 확보가 어려워 TLO 주도의 전략적인 기술사업화를 추진하기 곤란한 상황에 놓인 곳이 많다"며 "수익화 모델 다각화와 이를 통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출연연 TLO 운영의 선진화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출연연 성과확산 예산과 TLO 전담인력수는 각각 1066억원, 240명이었지만, 2021년엔 646억원, 193명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또 변리사, 박사학위 등 전문인력 보유 현황도 2016년엔 66명에서 2021년 45명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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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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