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구(區) 설치 어찌하리오”…인구 100만 화성시의 ‘딜레마’ [오상도의 경기유랑]
4개 구 설치 용역…올 하반기 행안부 승인 요청
주민설명회 거쳤지만…곳곳에서 볼멘 목소리↑
내부 장애물 제거해야 행안부 검토·승인 유리
내년 100만 특례시 출범을 앞둔 경기 화성시가 4개의 일반구(區) 신설을 추진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지역 특성과 정체성, 행정 편의 등을 고려했다는 시의 설명과 달리 일부 시민들이 행정기관 접근성 등이 떨어진다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인구 50만명 이상의 시(市)는 일반구를 설치할 수 있는데, 화성시에는 아직 행정단위인 구가 하나도 없다.
이런 기형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시는 지난달 24일 첫 시민설명회를 열고 이달 초까지 추가 설명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화성시안’을 반대하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시는 올 하반기까지 행정안전부에 일반구 설치 승인을 정식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28일 화성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29일까지 일반구 설치를 위한 시민 명칭 공모를 진행한다. 이메일과 네이버폼 등을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접수를 이어간다.
일각에선 시의 공모에 올려진 구획안이 행정 편의주의에 매몰됐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시민의 정당한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반발은 농·어촌이 몰린 서부권역에서 더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화성갑 당원협의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시의 행정이 ‘답정너’식이라고 반발했다. 한마디로 “생활반경에 맞지 않는 구획안을 시가 강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신·송산·마도·남양·비봉 등 일대 7개 읍면동의 상황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1·2권역을 나눈 게 대표적이라고 설명한다.
홍형선 국민의힘 화성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행정기관의 설치에 가장 중요한 건 시민의 행정기관 접근성인데, 화성시 구획설정 기준은 이를 간과하고 있다”며 “화성시 안은 전체 면적의 72.6%를 차지하는 서남부 1권역에 구청 하나를 두고, 나머지 27.7% 면적에 구청 3개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구획안은 생활권 중심의 주민 접근 편의와 행정 서비스 제공 효율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설정했다”며 “지역 특성과 발전방향, 유사성, 지역 정체성, 지리 및 교통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시는 시민설명회에서 면적에 따른 시민편의 요구 증가, 다양한 행정 수요 증대, 기존 행정체제로 인한 비효율성 등 일반구 설치 필요성과 일반구 구획(안), 추진 로드맵 등을 차례로 설명한 바 있다.
일반구 신설은 민선 7기 서철모 시장 때부터 추진됐다. 당시에는 3개 구로 기획됐다가 민선 8기 정명근 시장이 취임하면서 주민 요청에 따라 4개 구(안)로 변경됐다. 4개 구를 신설하는 용역은 2차까지 진행된 상태다.
앞으로 화성시장이 구 신설과 관련한 실태조사서를 경기도에 제출하면 도지사가 검토해 결과를 행안부 장관에게 제출한다. 이후 행안부가 검토 승인하게 된다. 화성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 실태조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칼자루는 화성시가 쥐고 있지만 반대 측에선 주민 의견 수렴을 내세워 타당성과 정당성을 걸고넘어지고 있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행안부 승인과정에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이다. 화성시는 2019년 3개 구 신설을 행안부에 요청했는데, 2년 뒤인 2021년 행안부에서 현행화 자료를 요구하며 사실상 반려했다. 이후 시는 시민 대상의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시간을 지체해야 했다.
화성=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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